알았어, 나중에 할게!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4
박혜숙 지음, 심윤정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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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를 높게 쳐들고 꿈속을 헤매는 남자아이 모습이 꼭 아침잠 많은 우리딸을 보는 것 같다.

날씨가 추워지니 그렇잖아도 늦잠꾸러기인 딸아이 기상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5분만 더, 1분만 더"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느라 등교시간에 쫓기고 결국은 내 잔소리도 늘어진다.

빨리 밥먹고, 빨리 양치하고, 빨리 옷입고, 빨리빨리~~

 

아이들과 책을 보다보면 우리집 이야기인거 같아 공감가고 친근해지는 책들이 있다.

이 책에서도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생활 그리고 심리가 그대로 잘 드러난다.

아마 아이들 키우는 집이라면 하루에도 여러 번 이 말이 들릴 법 한데..

"알았어 나중에 할게", "조금만 이따가"

책 속 주인공 오미루의 말에 아니나 다를까, 미루 엄마 입에서도 "빨리빨리" 폭풍잔소리가 쏟아지고 있어 웃음이 났다.

거기다 주인공 오미루는 얼마나 미루기를 잘하면 이름도 '미루'냐고.. 딸아이 말에 한 번 더 웃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미루는 그야말로 미루기 대장이다.

늘 꾸물거리고 무슨 일이든 미루다 결국은 대충해버리고 마는 게 다반사다. 

정리정돈은 커녕 학교 숙제나 준비물도 안챙기기 일쑤이고 그러니 자연 말썽이 생긴다 .

미루네 엄마는 미루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이런 습관이 점점 심해지고 행여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미움을 살까 걱정이다.

엄마의 제안으로 게으름을 고치는 학원에 다니게된 미루는 첫날부터 버스를 놓치고 반대로 게으름뱅이로 만들어주는 학원에 가게 된다.

학원에서 최고의 게으름뱅이가 되는 방법들을 배우고 그곳에서 우등생까지 되지만 미루는 자신의 게으름때문에 집과 학교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그것이 좋지 않은 것임을 스스로 느끼게된다.      

 

미루를 보자면 아이들의 깨달음은 엄마의 잔소리가 아니라 커가면서 스스로 겪는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의 성장이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경험하고 깨달아가는 과정임을 말해준다.

친구들에게 게으름뱅이라 놀림을 받고 최고의 게으름뱅이가 되기위해 애쓰던 미루도 결국은 그것이 자신을 망치는 병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고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아홉 살, 또래 아이의 생활과 생활습관을 잘 표현하고 미루의 관점에서 쓰여진 글이라 편하게 읽혀졌다.

그림이 많은데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표정그림들이 익살스러울 만큼 재밌게 표현되어 그림책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론 미루보다 미루엄마의 마음을 공감하며 보았던 책.

그래서 이 책에서 웃음 뿐만 아니라 게으름보다 좋은 부지런함도 찾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엄마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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