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3D The Collection Ⅱ
마리옹 바타유 지음 / 보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리옹 바타유'..

먼저 본 [10]과 이 책을 만나면서 알게된 작가지만 그의 이름이 익숙해질만큼 그의 작품들은 기발하고 세련된다.

우선 두 권 모두 정열적인 느낌을 주는 빨강색의 표지를 썼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 책도 [10]과 같은 스타일의 팝업북이다.

숫자 대신 알파벳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앞의 10보다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빨강, 검정, 흰색이 조합된  책 제목이 돋보이는데 책표지 속에 알파벳들이 본문의 그림이란 걸 나중에 알았다.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서대로 각각의 글자들은 팝업형식을 만나 다른 조형적인 이미지를 선보인다.

평면의 종이가 오리거나 붙인 장치를 이용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흥미롭다.  

무턱대고 한 번 해보고 싶단 생각이 불끈 들 정도로 말이다.

 

글자들은 팝업으로 올라오거나 장치를 통해 움직이며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표지를 열면 가장 먼저 'A'가 도드라져 나오는데 검정색 지면에서 하얗게 돋아 올라오는 글자가 마치 건축물 모형처럼 보였다. 

'B'는 양쪽 면을 완전히 펼 때 오른쪽 페이지로 슬며시 밀려 나오고  'C'와 'D', 'E'와 'F'는 한 페이지에서 각각 번갈아 모습을 나타내는가 하면 페이지 한 장을 경계로 장치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작가의 치밀함이 느껴졌다.

이 외에도 서로 글자 형태가 비슷한 경우 가령, 'i'와 'j', 'O'와 'Q' 'P'와 'R'은 한 페이지에서 동시에 실려 있기도 하다. 

'V'와 'W'는 비치는 종이를 덧대어 거울효과를 이용해 만들었고 'M','N','Z'는 세로로 우뚝 세워진다.

회전하는 두 동그라미가 있는 'S'와 가느다랗게 오려 모양을 꾸민 'U'는 알파벳들 중에 가장 으뜸!!

어떻게 만들었을까 요리조리 살펴 보느라 오랫동안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비슷한 구성이 겹치기도 하지만 일단은 다른 책들과는 확연한 다름을 가진 책이다.

색과 모양에서 느껴지는 생동감도 즐겁다.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이해의 폭은 다 다르겠지만 이 책은 읽는 책이기도 하면서 보는 책이라 하고 싶다.

우리가 알파벳이란걸 인지하면서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가지만 우리의 시선은 알파벳이 가진 조형적인 형태에 시선이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구조나 장치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이냐 예술작품이냐 별다른 경계는 없다. 그냥 보는 이의 눈높이대로 보고 즐기면 되는 것.

마리옹 바타유의 치밀함과 기발함에 여느 부자가 부럽지 않을 만큼 그림책을 보는 기쁨과 소장한 기쁨을 누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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