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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마미 수납 개조 - 수납으로 삶을 바꾼 여자들의 리얼 개조 스토리
까사마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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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깔끔하게 집안 정리를 하기란 어렵다.

날마다 치우고 정리하고를 반복해도 꼭 그만큼 정리해야할 것들이 새로 생겨나고 조금만 방심하면 다이어트 요요처럼 집은 엉망진창이 되어 정리하고픈 의욕조차 사라진다.

그렇지만 피할 수도 없는 일.. 깔끔한 집안 정리의 비결은 넓은 집, 비싼 인테리아가 아니라 수납개조에 있음을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파워블로그 까사마미로 유명한 심현주님은 이 책에서 여자에게 수납이란 단순한 집안 정리가 아니라 다시 살아보고 싶게 하는 치유같은 거라고 말한다.

다시 살아보고 싶게 하는 치유의 방법들이라.., 여자의 머릿속에 살림과 수납이 얼마나 크게 자리잡는지 느껴지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개조전과 개조 후를 실은 것이 아니라 나 아닌 다른 이의 삶과 살림, 그리고 달라진 이후의 수납과 정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는 수납이 단순한 수납 노하우나 비결이 아니라 무언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복잡하고 무겁게 가라앉은 삶을 가볍게 바꿔주는 힐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말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던 물건들이 제 자리를 찾고 제대로 수납 정리되어 한결 깔끔하고 편리하게 간소해진 모습을 보면서 남의 살림이라도 홀가분해진 마음이 들었다.

 

까사마미에게 컨설팅 받은 사례자들의 집을 보자면 비슷한 공식같은 것들이 있었다.

불필요한 물건들은 버리고 물건들은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찾아 주는 것, 그리고 동선을 고려하여 가구를 재배치하고 물건들을 조금 여유있게 수납해 정리해준다는 것이다.

사람사는 모습이 다 거기서 거기라 우리집과 비슷한 환경이나 많이 닮은 부분도 있었다.

얼마 전에 아이방에 침대를 들여 놓게 되었다.

우리집은 딱 우리 네 식구 살기에, 내가 청소하기에 편할 만큼 작다.

그래서 있을 것만 있고 되도록 큰 살림을 들이지 말자 하고 있다가 들여온 침대는 오는 순간부터 머리를 아프게 했다.

나름 제자리를 찾아 살림을 배치해 놓았다 생각했는데 침대가 들어오면서 그 질서는 깨지고 말았다.

침대가 주인임네 하고 자리를 크게 차지하고 있으니 공간은 공간대로 좁아지고 또 침대 자리에 있다 나간 책장때문에 거실은 꼭 그만치 좁아져 버렸다.

'아무리 비싸고 고급스러운 물건이라 해도 내 생활에 별로 효용이 없다면 잡동사니나 다름없다.'는 말이 어찌나 눈에 크게 들어오던지...

머리로는 공감하면서 실제에 맞딱뜨리면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게 되는 데 아깝다는 생각을 버리고 정리를 하려 들때 그것이 정리의 첫 수순이라 할 것이다.

 

까사마미가 컨설팅한 사례들을 보자면 개조후 일체의 흐트러짐이 없다.

누가 당장 옷장을 열어도 수납장이나 싱크대를 열더라도 마트에 진열된 물건들처럼 정리정돈이 제대로 되어 있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이 원하는 수납이나 살림이 이런 것일 것이다.

조목조목 현장 사진과 설명을 실어 그것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나도 한 번 따라해보고 싶다 하게 만드는 까사마미..
누군가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까사마미는 작은 바구니를 이용해 수납하고 물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든지 또 옷들을 세로로 정리하는 등,, 실제의 생활에서 손쉽게 활용될 노하우로 변화된 모습을 요술처럼 보여준다.


조금만 신경쓰지 않아도 안한 티가 너무 나는 살림이지만 까사마미는 하루 30분 규칙과 순서를 따라하다보면 스스로 정리가 된다고 한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른다면 단계별 스스로 수납 노하우를 찾으면 좋겠다.

빨래 개는 방법에서부터 집안 구석구석 노는 공간 없게 만드는 수납도구들에 대한 소개까지 수납과 정리를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까사마미식 수납 개조 노하우를 따라 좁아진 집을 한결 여유롭게 편하게 쓰도록 노력해봐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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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았습니다.
 
오늘은 5월 18일 보림 창작 그림책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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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은지 꼭 33주년이 되었다.

33주년에 읽는 그림책 [오늘은 5월 18일]

이 책은 그날을 시작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의 기간동안 아이가 쓴 일기를 통해 광주 민중항쟁의 이야기를 담담히 보여준다.

초등 3학년인 큰아이는 처음 읽을 적엔 무심코 책장을 넘겨 보더니 그제는  책 제목이 날짜랑 같다며 신기해했다.

그날을 어떻게 이야기해줄까?

무어라 설명하고 아이가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이지만 스무 살 대학생때 다녀온 금남로와 망월동 518 국립묘지를  이야기하며 그림책의 책장을 함께 넘겼다.

책을 다 읽고나서 아이는 처음 읽을 적엔 몰랐는데 다시 보니 슬픈 내용이라 한다.

아이가 좀 더 크게 되면 슬픔 너머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이고 기억해야하는 날이라 여기게 될까? 

 

1980년 5월 18일부터 28일까지 쓰여진 일기에는 5.18 민주화 항쟁의 기간동안 한 가족이 겪었던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관한 이야기지만 작가는 민주화 항쟁에 관한 어떤 사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잊고 있던 그때의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하고 그것이 과거에 '겪었던'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어져 '겪고 있는 아픔'임을 느끼게 한다.  

역사란, 지난 시간을 거슬러 우리 민족의 시간을 알아보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서 당시 광주에 살며 고3이었던 작가는 처음으로 죽음과 가족들의 슬픔을 목격하고 이 이야기 또한 동네 친구의 이야기라 전하며 친구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적고 있다.

33년 전 나 또한 책 속 아이와 같은 초등 1학년이었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이라도 남다르지 않음은 그것이 나의 역사이자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1980년 5월 18일.. 친구 준택이의 장난감 총을 부러워하는 나에게 누나가 나무젓가락으로 총을 만들어 주었다.

무엇이든 잘 만드는 요술쟁이 같은 우리 누나.

나는 누나가 참 좋다.

누나의 뺨에 뽀뽀를 하며 행복해하는 나와 가족.. 앞으로 가족에게 들이닥칠 불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5월 19일. 수업이 끝나지 않았는데 선생님은  곧장 집으로 가라 하시고 다음날도 학교에 오지 말라 하신다.

교실 옆으로 장갑차와 비행기가 지나가는 상황인데 아이들은 수업이 빨리 끝나는 것이 마냥 신난다.

성당에서 총 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그곳에서 동네에 온 군인들과 진짜 총을 보게 된다.

굳게 다문 군인들의 표정 뒤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이 대비되었다.

준택이 할머니는 인민군들이 총을 쏜다고 걱정을 하지만 아빠는 인민군이 아니라 우리 군인들이 총을 쏘는 거라며 창문을 이불로 가린다.

밤에 들려오는 총소리와 대포소리.. 아빠는 군인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쏜다고 하셨다.

위험하니 집밖으로 절대 나가지 말라는 부모님 말씀을 어기고 누나는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나가야 한다고 했다.

 

5월 21일 수요일. 아침이 되자 총소리는 멈추었지만 누나는 사라지고 없다.

누나가 말한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누나 대신 누나의 교복과 하얀 봉투가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5월 23일. 누나를 찾으러 나간 아빠의 바지엔 피가 묻어 있었고 아빠는 군인들이 우리가 사는 도시를 철망으로 막아서 아무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도청광장으로 아빠는 다시 누나를 찾으러 나가셨다.

 

5월 24일.  누나가 트럭을 타고 마을에 왔다.

형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외쳤고 엄마 아빠가 울면서 누나 손을 잡고 집에 가자고 했지만 누나는  다시 트럭을 탄 채 떠났다. 

 

5월 25일. 누나를 찾아 아빠를 따라 간 곳에서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의 관을 보았다.

아저씨, 아줌마, 대학생과 고등학생 형들.. 무서운 관만 가득하고 누나는 어디에도 없다.

 

5월 26일. 엄마는 잠도 자지 않고 누나를 기다리며 울고 또 운다.

새벽이 되어 엄마와 아빠는 누나를 찾으러 나가셨다.

 

  

5월 27일. 친구들이 총놀이를 하자고 불렀지만 나는 이제 총놀이를 하고 싶지 않다.

총들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5월 28일. 누나가 보고 싶다.

누나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33년이 지난 현재. 누나는 돌아왔을까?

장난감 총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무서운 총과 그에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여져 과거 5.18민주 항쟁의 아픈 상처를 사실처럼 보여준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며 책을 읽어주는 걸 보더니 아이 아빠는 이런 내용을 다루는 그림책도 있다며 새삼스럽고 다행이란다.

무슨 까닭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누나가 왜 집을 떠나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읽은 책이었다.

현재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의지는 감사못할 망정 잘못된 역사교육으로 5.18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른다.

거기다 얼마 전엔 '민주화'란 표현이 잘못 쓰여져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 날에 대해 바로 알고 일년에 한 번 5월 18일 만큼은 그 분들을 기리고 우리 사회를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현대사 속에 5월은 참 슬픈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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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하늘도 푸르고 집 아래로 보이는 나무들의 색도 완전 연두빛으로 가득 채워진 5월입니다.

오늘 5월 5일, 어린이 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전 장난감 선물보다는 먹을것이 낫다는 박남매의 선택으로 부담이 덜한 어린이날이었어요.

대신 저도 잔소리 몇 번 더 참았고 이쁘다 잘한다 궁둥이는 더 두들겨주고

평범하지만 서로 목소리 높이지 않고 찡그리지 않는 날로 보냈습니다.

한 해 한 해 이렇게 조금씩 자라는 가 봐요.

주목 신간도서도 이제 유아 부분보다는 어린이 부분에서 더 기웃거리게 되네요.

 

1. 로베르토 인토첸티의 빨간모자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 30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수상작가 로베르토 인노첸티가 바라본 성폭력의 현실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빨간 모자’ 이야기를 통해서 ‘아동 성폭력’이라는 현실에 밀착한 주제를 다루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아동 성폭력 사건.

이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부들부들 떨리고 제 목소리는 커집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가까운 놀이터에 조차 혼자 내보내지 못하고.. 사람을 무조건 믿는 것이 옳지 않다는 식으로 가르치게 됩니다.

숨길 수 없는 이 불편한 세상,,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생각하면 두렵기만 합니다.

표지그림을 보니 빨간 모자 아이가 있는 곳이 숲이 아닌 도시네요.

 어떤 내용으로 그려졌는지 무척 궁금하고 아이와 같이 꼭 보고 싶습니다. 

 

2. 도둑 맞은 이름

 

 푸른숲 새싹 도서관 시리즈 10권. 학교에서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한 소년의 모습을 그려 낸 그림책으로, 학교 폭력을 당하는 아이가 얼마나 큰 고통과 혼란을 겪게 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폭력에 대한 걱정이 커져갑니다.

학교 폭력을 당할까봐 혹은 다른 아이를 괴롭히게 될까봐..

일부러 그러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쉽게 휩쓸려 같이 행동하고 또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정당화시키고요..

아이의 얼굴이 아닌 붉은 사과.. 삽화도 독특하네요.

 

3. 오소리와 도둑

 

 미세기 우리 그림책 시리즈. 조선의 문인이자 실학자인 이덕무의 「청장관전서」에 나오는 짧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우화 그림책이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오소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조상의 지혜와 해학을 담아내고 있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연어]와 동시집인 [냠냠]을 쓰신 안도현 시인과 [엄마까투리], [만년샤쓰]를 그리신 김세현 작가님이 만든 책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우화 그림책에서 주목하게 되네요.

오소리와 벼룩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4. 말놀이동요집 2

 

 대중음악 최고의 작곡가 방시혁의 곡과 우리나라 대표 시인 최승호의 동시로 만나는 두 번째 말놀이 동요집이다. 랩과 세계 여러 나라 전통음악을 동시와 접목시킨 신나고 흥겨운 곡들을 담아내어, 1번보다 좀 더 새롭고 과감해졌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책표지만 봐도 '말썽꾸러기 원숭이 귀를 잡아당기자~♪' 하는 노랫말이 떠오릅니다.^^

말놀이 동시집에 이어 말놀이동요집 1권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글친구 노래친구가 되어 주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2집도 기대만땅~!

 

 

5. 학원 없이 살기

 

 구체적인 학습법, 독서교육, 영어, 수학, 그리고 생활 및 심리 학교생활까지 아이의 학업과 성장에서 부딪치는 모든 문제의 해법을 밝히고 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아도 학습법부터 학교생활까지 책 한 권으로 원스톱 상담이 가능하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이웃 '철수'와 '영희'는 정말 이것저것 많이도 배웁니다.

다 소화나 시킬까? 배우는 게 즐거울까? 궁금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쁩니다.
철수맘과 영희맘을 보자면 저는 숨이 턱 막히고 걱정이 됩니다.

소신이 있어 안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형편이 안따라줘서 못가르치는 제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들을 앞으로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게 됩니다.

이 책을 보고 반가운 마음, 작은 희망도 갖게 되네요.

학원에 가지 않고도 똑똑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들이라면 저같은 마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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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0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소원을 그리는 아이 - 민화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5
김평 글, 홍선주 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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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여러 장르중에 우리 전통문화를 다루는 이야기들에 관심과 애착이 더 간다.

우리 옛문화를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는 온고지신 시리즈도 그중 하나인데 이번에 출간된 온고지신 시리즈 열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우리 민속 그림, 민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민화라 하면 풍속도나 산수화, 화조도 등을 떠올렸지 그것을 그린 옛 선조들의 마음이나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소원을 그리는 아이]는 우리 전통 미술 민화가 무엇이고 사람들이 왜 그것을 즐겨 그렸는지 또 그림이 상징하는 의미들도 잘 보여준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실실이는 이름처럼 정말 잘 웃는 아이인데 요즘은 훌쩍훌쩍 울며 지낸다.

가난때문에 엄마 아빠는 늘상 싸우고 형은 자기를 걷어차고 동생은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징징대니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것이다.

참다못해 집을 나온 실실이는 산중 외딴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되고..

모란 병풍 만드는 일을 거들게 된 실실이는 아예 그곳에서 삼 년을 살며 처자로부터 그림 그리기를 배운다.

예쁜 꽃 그림, 멋진 책 그림, 재미난 동물 그림, 수수께끼 같은 글씨 그림..

실실이는 장거리에 나가 그림을 팔며 또 처자와 장돌뱅이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배우며 실력이 더 늘어가고 사람들은 실실이 그림을 보며 행복해 한다.

가족들이 보고 싶어 집으로 돌아온 실실이는 예전과 다름없는 가족들을 보며 마당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부모님 사이가 좋아지기를 바래 모란꽃과 원앙을 그리고 형과 동생이 더 의젓해졌으면 하고 용맹한 장수가 창을 들고 호령하는 그림과 호랑이와 영리한 까치 그림을 그린다.

밖으로 나와 실실이의 그림을 본 가족은 실실이 소원이 담긴 그림을 보고 행복해 한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옛말이나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야기처럼 그림이 어려운 처지를 바꾸고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 하나로 뚝딱 사람들의 처지와 마음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만큼 그림 속에 간절함과 희망을 담았을 것이다.

또 그러하기에 더 애착이 가고 아름답게 보여졌겠지.

이 책의 삽화그림은 실제 민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그림과 우리 옛 전통 느낌이 나는 그림들로 이야기를 실감나게 이끌어준다.

책표지에 그려진 책가도만 해도 무척 섬세하고 전통적인 색채감 또한 화려하면서도 아름답다.

반달눈을 하고 웃는 실실이와 실실이의 그림을 보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절로 입이 벙긋거려진다.

민화를 그렸던 옛 선조들처럼 이 책 또한 민화같은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실실이의 부모가 싸우는 장면이나 실실이 형의 돌려차기 하는 과장된 장면은 아이들이 재밌어 했다.

실실이가 만난 산중 처자에 대해 알기 전까지는 스산하고 범상치 않은 분위기에 긴장도 되었고 말이다.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실실이가 다시 등장해 우리나라 민화에 대한 여러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민화의 정의에서부터 실실이 가족을 통해 보여진 민화 그림 말고도 책가도, 문자도, 화조도, 산수도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옛것이지만 새삼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았다.

앞으로 그림을 보자면 눈으로 보여지는 것 말고도 그것이 담고 있는 속뜻도 좀 읽게 되려나..

아이들 또한 실실이를 만나 옛이야기의 재치와 웃음, 우리 문화 등에 대해서도 맛보는 시간이 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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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루떼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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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관심갖게 되는 작가들이 있다. 

이 책을 쓴 박연철 작가는 그의 작품 <어처구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고 <망태할아버지가 온다>를 읽으면서 더 한층 좋아하게 되었다.

글로 무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먼저 그림책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소재를 다룸이 신선했고 알까말까 싶은 우리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술술 풀어내주는 작가의 재치있는 글과 독특한 그림에 혹~ 끌렸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이 작가의 책을 보게 된다면 다음에 그의 작품은 쉽게 찾을 수 있을거 같다.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도 아이들 눈썰미로 알아냈으니 말이다.

톡톡 튀는 남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과 독특한 삽화 그림은 단번에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한다.

 

 

직접 인형을 만들어 사진으로 편집한 그림은 많이 보았지만 꼭두 인형극을 소재로 한 책이라니 캐릭터도 삽화 구성도 어떨까 궁금했다.

게다가 작가가 직접 바느질도 하고 천연염색을 하고 또 꼭두인형의 색과 표정을 살리기 위해 붉은 소나무를 깎아 반입체 인형을 만들었다하니 더 기대되었다.

극의 흥을 돋고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산받이가 먼저 무대에 등장해 자기를 소개한다.

자기가 부끄럼이 아주아주 많다고 하더니 산받이 손가락이 살짝 꼬여 있는 게 눈에 띈다.

그런데 산받이 얼굴이 하하씨를 닮아서..^^ 그의 캐릭터처럼 능청스럽게 할말은 다 한다.

(산받이니까 당연히 그래야하지만..^^)

산받이가 무대 밖으로 사라지고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무대에 올라 산받이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박첨지는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 안다는 말로 허풍을 떨고 오종종하게 생긴 박첨지의 손자는 자기가 여든 두 살이란다. 박첨지딸 피조리는 제대로 잘 알지 못하면서도 아는 체를 톡톡히 하고 박첨지 부인 꼭두각시는 엄청나게 못생겼는데 자칭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다 말한다.

용강 사는 이시미는 청노새와 박첨지 가족을 차례로 다 삼키다 박첨지까지 삼키고 박첨지의 조카 딘둥이는 자기 삼촌을 거침없이 욕하고 몰아세우다가 동네 장사답게 박치기로 이시미를 이긴다. 

딘둥이 덕분에 겨우 목숨을 구한 박첨지는 끝까지 잘난 척 자기 체면에 허풍을 떨고 딘둥이가 이시미 껍질을 벗기고 야광구슬을 빼서 제물포에 팔아 잘 산다는 말에 시샘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구하나 바르고 겸손한 인물들이 없고 어딘가 비틀고 꼬집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꼭두각시 놀음이 보여주는 비판과 풍자이지 싶다.

 

어쩌면 말장난같기도 한 이들의 대화는 한바탕 시끌벅적하게 이어지다 그렇게 끝이 난다.

이 책의 제목 '떼루떼루'는 다른 나라 말 같기도 하고 구슬처럼 작은 것이 굴러가는 모양말같기도 한데 사실 '떼루'는 전통 인형극에서 자주 쓰는 여흥구로 '얼씨구', '절씨구' 처럼 신난다거나 재미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정기 정가 정저꿍', '우여어' 하고 인물들이 등장할 때나 퇴장할 때  실려 있는 말이 그것이다.

평소 책에서 보지 못했던 대갈통, 똥구멍 이런 말도 아이들의 웃음을 자극하고 박치기로 뚝딱 이시미를 물리치는 장면이나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표현된 인물들의 모습이 그림 보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삽화 속 인물을 상징하는 아이콘도 이야기 속에 사연이 있어 살짝 미소 지어진다.

      

우리가 흔히 아는 '꼭두각시 놀이'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전승되오고 있는 전통인형극이라 한다.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를 그림책에서 펼쳐내고 이를 통해 옛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음이 좋다.

본래 꼭두각시 놀음은 장대인형을 배우가 아래에서 조종하는 인형극이라 하니 책에 딸린 종이인형으로 인형극 놀이를 해봐도 좋겠다.

'정기 정가 정저꿍', '우여어~', '떼루떼루' 시끌벅적 하겠지.. 

우리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며 알아가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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