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취재 현장! - 기자 일과 사람 18
신옥희 지음, 차재옥 그림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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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일과 사람' 시리즈는 우리 이웃의 직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또 그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직업에 관련한 정보책으로 치우치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의 일상으로 접근해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진솔한 휴먼다큐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 일과 사람시리즈를 통해 중국집 요리사 아저씨부터 우체부, 의류디자이너, 선생님, 어부, 의사선생님과 한의사 선생님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일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 이들을 보면 그 사람의 가치 또한 숭고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출간된 일과 사람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주인공은 신문기자이다.
신문사 사회부에서 일하는 이기찬 기자의 하루를 통해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신문이 발행 제작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흔히 신문기자라면 사건 사고등 각종 사회적 이슈를 취재하고 그것을 기사화해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책에서는 그러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밤잠을 제대로 못자고 24시간 언제든 전화를 받아야 하는 신문기자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신문사 말고 경찰서로 먼저 출근해 전날의 사건 사고를 살피거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편집국에 아침 보고를 한다.
편집국 회의실에서 정해진 기사거리를 위해 현장에 나가 직접 취재를 하고 기삿글을 쓴 후에는 다시 신문사로 돌아와 다른 기사를 준비하고 기획회의를 한다.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사건을 취재하느라 동분서주하고 낯선 사람들과의 인터뷰나 밤샘 취재도 다반사란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쉽게 세상 소식을 알게 되는데 그런 이면에 취재기자들의 이런 노력과 고충이 있다니 새삼스러웠다.
 
텔레비젼이나 신문, 라디오, 인터넷 등에서 날마다 새로운 소식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어떨까?
우리는 사실 공중파로 나오는 여러 소식들을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책에서는 사람들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실도 많다고 한다.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쓰여진 글이 여러 대중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정확한 사실과 올바른 진실을 알리는 기자정신이 꼭 필요하단다.
기자라는 직업은 하나의 직업이기 이전에 진실성과 어떤 사명감같은 것이 먼저 필수 요건인거 같다.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는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창문과 같다'는 말처럼 신문기자나 언론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명정대하고 굳건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이기찬 기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사이사이 신문의 구성형식과 여러 다른 분야의 동료 취재기자들, 기사를 쓸 때의 필수조건이나 기사가 신문에 나오기까지의 교열 편집 인쇄 과정도 들려준다.
신문 기자가 취재하는 장면이나 취재중 일어나는 에피소드, 사회적 이슈인 핵문제, 신문 기사처럼 꾸며진 페이지 또 우리나라 첫 한글 신문인 독립신문에 대한 소개 등 구성이 흥미롭고 유익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해.
그래야 자기 의견을 똑바로 가질 수 있어.    (P.41)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 말고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시민의식이나 사회적 가치관을 깨우치게 하는 글같다.
신문기자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이 책을 읽을 아이들도 더 좋은 세상 바른 세상을 위해 필요한 우리들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함께 느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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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 토토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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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우리기차에서 내려!], [지각대장 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깃털없는 기러기 보르카], [알도], [내 친구 커트니]

책 제목만 들어도 떠오르는 이름, 바로 존 버닝햄이다.

존 버닝햄은 외국작가지만 그림책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개성있는 작가로 손꼽힌다.

이 책에는 함께 어울려 즐기는 소풍날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이전에 그의 다른 작품들보다 좀 더 밝고 명랑한 느낌이다.

 

노란 해가 반짝!

따스한 파스텔톤의 표지그림과 커다란 제목글에 따사롭고 맑은 봄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본문의 페이지마다 밝은 노랑이나 초록색을 쓰고 있어 저절로 봄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화창한 봄이면 집에 가만 있지 못하고 어디든 도시락 싸들고 소풍가고 싶은 날이 있다.

언덕 꼭대기집에 사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게도 그런 날이었나 보다.

갑자기 도시락을 만들어 소풍에 나선 아이들은 도중에 양이랑 돼지랑 오리를 만나 함께 가자 한다.

 

신나는 발걸음으로 소풍가는 이들 뒤로 갑자기 커다란 황소 한 마리가 쫓아온다.

황소를 따돌리기 위해 일행 모두는 숲으로 달려가 숨고..

그런데 겨우 황소를 피하고 나니 다시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

바람결에 양의 모자가 날아가는가 하면 돼지의 축구공이 굴러 내려가고 오리는 목도리를 잃어 버린다.

그때마다 반복되는 물음표..

'어디에 있나요?'

자연스레 책을 보던 아이들도 책 속의 아이들, 오리, 양, 돼지와 함께 그림을 살피며 찾기놀이에 빠지게 된다.

 

자리를 찾아 맛있게 점심을 먹고 공놀이를 하면서 이들은 소풍을 즐긴다.

책을 보며 초등학교때 소풍을 무척 설레며 기다리고 또 소풍날 재잘거렸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 가방을 매고 학교를 가는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웠던가?

소풍가선 친구들과 노는 게,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마냥 좋았더랬다.

지금의 나가 아니라 그 시절의 나, 우리 아이들에게 소풍은 이런 신남일 것이다.

소풍에 지쳐 돌아와서도 아이들은 헤어지기가 아쉬웠는지 양과 오리와 돼지에게 자고 가라 한다.

우리집 아이들이라면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놀자할 것인데

놀이에 지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오리, 돼지, 양은 포근한 잠에 빠진다.

 

처음 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접한 건, 육 년 전쯤, [검피아저씨의 뱃놀이]를 통해서였다.

그때는 설렁설렁 서툴게 그린 것같은 그림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아 책을 잘못 샀나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어 오면서 그것이 그만의 독특한 그림체라는 걸 알았고

또 아이들은 그가 가진 상상과 재치를 즐겁게 알아내는 재주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 책에서도 존 버닝햄 그만의 스타일이 느껴진다.

정교함보다는 펜으로 슬쩍 그린 듯한 그림체와 이야기의 반복이 그렇고 아이들과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어울리는 것도 그렇다.

아이들과 동물 친구들은 즉흥적인 만남에도 망설임없이 다가가 서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구 하나 짜증을 내거나 원망하는 법도 없고 여유롭고 즐겁게 위기를 헤쳐나간다.

볼수록 더 깊은 의미를 찾게 하는 것도 존 버닝햄 그림책의 재미이자 매력인데 

퍽퍽한 요즘에 너무 얽매이지말고 조금 더 여유롭고 즐겁게 상황을 풀어가라는 삶의 지혜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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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리 글.그림 / 보림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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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판형을 가득 채우는 굵직한 얼굴의 표지그림이 독특하면서도 끌림을 준다.

거기다 숨은그림처럼 눈에 비친 아이의 모습이 놀라고 당황된 표정이어서 어떤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표지를 열었다.

검은 면지를 넘기니 휘영청 달 밝은 밤... 사자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밤중에 나타난 사자를 보고 아이는 놀라지만 그것도 잠깐, 둘은 신나게 놀자며 아이들을 부른다.

 

신나게 놀자

머리를 흔들고 두 발을 구르고

펄쩍펄쩍 뛰어 보자,

뒹굴뒹굴 굴러 보자!

어깨춤을 추면서 신명 나게 놀아보자!

하늘까지 달려 보자

웃고 떠들고 소리치며

달빛 속을 달려 보자,

하늘 끝까지 달려 보자!

 

 

하나 둘 모여든 아이들이 이제는 사자와 어울려 춤추고 논다.

사자와 하나가 된 듯한 주인공 그리고 커다란 사자의 입과 갈기 사이에서 그야말로 펄쩍 뛰고 뒹굴 구르며 신명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없이 순수하고 통쾌해 보이기까지 한다.

펜을 기본으로한 그림에 터치만으로 속도감과 생동감을 살린 움직임이 아주 실감나고 재미있다.

 

이 책에 나오는 사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자의 모습이 아니라 탈춤에 등장하는 북청사자놀이의 사자다.

탈춤은 현실 속 갈등과 불만을 마음껏 발산케 해주는 우리나라 전통 놀이다.

이 책의 사자는 아이들에게 상상의 친구이자 자아가 되어 아이들이 가진 억압과 고충, 어려운 감정을 달래주는 매개체가 된다.

 

 

어쩌면 단순히 아이들의 한바탕 신명 나는 상상놀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온몸으로 놀고 싶은 아이들의 열망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대의 아이들은 시간에 쫓기어 가장 바쁘게 살아간다.

이 책에서도 모두가 잠든 깊은 밤에 아이들만 잠을 자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가 모인다.

마음껏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신나게 놀아야 할 시기에 아이들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놀이터 대신 게임기와 미디어에 자기 에너지를 소비한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과 행복해 보이는 아이를 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음은.. 부모에게 전하는 작가의 숨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이들은 자기 치유 능력이 있다고 한다.

놀이에 목마른 주인공 아이는 상상을 통해 사자와 또 함께 어울려 노는 여러 친구들을 그려낸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 역시 주인공처럼 자기 갈등을 해소하고 상상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글이 없어도 그림만으로 그림책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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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 좋아요 3D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유애로 글.그림 / 보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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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거나라 시리즈 [갯벌이 좋아요]가 3D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해저탐험]에 이어 두 번째인데 기존  [갯벌이 좋아요]와 비교해보니 책 표지그림과 책제목 글자체가 살짝 바뀌고 본문의 그림이 3D로 재구성되었다.

솔거나라시리즈중에서도 이 책은 인기가 많은데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바다 생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와 화려한 색감의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인기의 비결이지 싶다.

그래서 3D가 아니더라도 이 책의 매력은 충분하다 보지만 이 책의 주 독자층인 아이들에게는 3D그림이 바닷 속과 다양한 갯벌 생물들을 더 실감나게 표현하고 바다라는 곳이 갖고 있는 신비감을 높일 수 있겠다.

책에 딸린 3D안경을 꺼내 쓰고 책을 보던 작은 아이는 자꾸 손을 책에 뻗으며 손으로 만져질 것 같고 색이 너무 신기하단다.

분명 종이에 그려진 그림인데 어떻게 입체적으로 변신하는지 더 어린 아이들이 보자면 생생한 그림에 더 신나 할 것 같다.

 

친구들의 비웃음을 뒤로 하고 꽃발게는 바다 끝에 있는 흰 구름을 잡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물새를 피해 갯벌 굴속에 숨은 꽃발게는 그 안에서 갯지렁이와 조개를 만나고 콩게와 다른 종류의 게들을 만나면서 다른 갯벌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함께 어울려 사는 다른 친구들을 통해 자신도 큰 물고기로부터 어린 물고기를 구하며 공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흰구름을 잡지 못했지만 꽃발게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갯벌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 깨달아 돌아온다.

꽃발게의 여정을 따라 갯벌과 바닷 속의 생태를 자연스럽게 일러주는 [갯벌이 좋아요]는 다시 보아도 정감있고 즐겁다.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색감의 그림, 귀여운 표정의 생물들 그리고 플랩북 형태로 넓게 펼쳐지는 페이지에서는 바닷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갯벌과 바다가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우리 아이들이 책과 실제에서 이 신기한 모습을 그리고 갯벌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직접 여행이나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책에서처럼 바닷물이 빠진 갯벌과 바닷물이 차오른 바닷속 모두를 실제로 접하기란 쉽지가 않다.

개발이란 명목으로 갯벌이 사라지고 그곳에서 살아가던 다양한 생물군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고향에 있는 새만금방조제가 떠올랐다.

불과 이십 여 년 전만 해도 광활한 갯벌과 바다, 옥구염전과 어업을 생업으로 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메꿔져 지형과 주 생활업종이 바뀌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라는 수식어는 남았지만 우리가 잃은 것들이 또 앞으로 잃을 것들이 많단 생각을 하게 된다.

"흰 구름은 잡지 못했지만 멀리까지 와 보길 잘 했어.

갯벌은 정말 멋진 곳이야. 난 흰 구름보다 갯벌이 좋아."  

마지막 꽃발게의 이 말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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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중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보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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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아이들보다 내가 갖고 싶어 구입한 책들이 몇 권 있었는데 이 책은 절판이라 만나지 못했었다.

그러다 이번에 보림에서 재출간되었단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과 기쁨은 여느 것에 비할 수가 없었다.

은은한 빛깔의 책표지에 노오란 벙거지 모자를 쓰고 멀뚱하게 바라보고 이 꼬마를 본다면

혹은 책을 보게 된다면 채 몇 장을  넘기기 전에 이 책이 가진 잔잔하면서도 애련한 감동에 마음이 뭉클할 것이다. 

 

추워서 코가 새빨개진 아가가 정류장으로 걸어 나온다.

혼자 저벅저벅 동네를 걸어나오는 모습이 다부져 보였는데 전차 안전지대에 '낑'하고 올라서는 걸 보니 어리고 작은 아가다.

어른의 허리춤에도 안닿는 키를 보니 아주 더 조그맣게 느껴진다.

 

"우리 엄마 안 오?"

전차가 설 때마다 아가는 낯선 차장에게 다가가 묻는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무심한 대답을 남기고 떠나는 전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가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땅바닥에 낙서를 하고 푯대를 잡고 있거나 전차를 기다리며 쭈그려 앉은 아가의 행동은 앙증맞고 귀엽다.

아가는 '엄마 올때까지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는 친절한 차장 아저씨 말대로 

바람이 불어도 눈이 쏟아져도 꼼짝 않고 가만히 서서 마냥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 혼자 남은 아이는 몇 번을 더 전차의 뒷모습만 바라보았을까?

귀마개가 달린 모자를 쓰긴 했지만 장갑도 목도리도 하지 않은 아이의 차림새가 마음에 쓰인다.

거기다 언제올지 모르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심정은 또 얼마나 시리고 추웠을까?

아가의 엄마는 도대체 어디를 가신걸까?

 

은은한 색채와 소박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네 정서와 애련함이 담긴 그림책 [엄마 마중]은 두고두고 오래 보고픈 책이다.

글이 많지 않지만 짧은 글에서 아이의 콩닥거리는 마음이 또 애틋하고 안쓰러운 아가의 모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떠올려지는 느낌은 아름다움과 따뜻함이다.

멋스럽고 세련된 그림과 포근한 색감은 이 동화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마지막 장에서 한 손에 사탕을 쥐고 엄마손을 잡고 걷는 아가를 찾고는 마음이 놓였다.

펑펑 쏟아지는 눈과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걷는 이 두 모자의 모습이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재잘재잘 얼마나 하고픈 이야기들이 많을까?

사탕을 빨아 먹는 아가의 입속도 또 아가의 마음도 달콤하리라.

엄마, 엄마는 참 좋은 이름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보이지 않는 기운을 주는 존재이다.

엄마가 곁에 있는 지금, 눈 내리는 차가운 겨울밤조차 아가에겐 따뜻한 봄 같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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