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고요했고, 정오의 강렬한 햇살에 잠겨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없었다. 누렇게 바랜 성벽이(정면은 북쪽을 향해 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적나라하게 노출된 채 요새를 둘러싸고 있었다. 굴뚝에서는 엷은연기가 피어올랐다. 중앙의 건물과 성벽 그리고 보루의 성곽을 따라가다보니 어깨에 소총을 멘 십여 명의 경비병들이 보였다. 그들은 각자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질서정연하게 위아래로 순찰중이었다. 흡사 추의 움직임과 비슷한 그들의 걸음은 거대한 고독의 마법을 깨는 일 없이 시간의 단계적인 흐름을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