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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빚으로 지은 집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제목에서 책 전체에서 주장하는 바를 다 나타내고 있다. 빚으로 지은 집.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진 거품경제가 왜 나타났고 그 원인을 따지면서 지금까지 생각해낸 가장 적합한 방법을 모색한다. 경제분야 서적이라 딱딱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길 수 있지만 막상 읽어나가다보면 생각보다 이 책의 개요는 간단하게 정리된다.
지금의 경제적 부채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상황은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문제점이기에 한국의 상황에도 잘 대입해볼 수 있는 문제가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었다.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능력, 즉 데이터를 이해하고 처리하고 거기에서 가치를 뽑아내고 시각화하고 상호 작용하는 능력이 앞으로 몇십년 동안 엄청나게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 -72p
몇몇 학자들이 이에 대해 예론한바가 있듯이 아마도 미래에는 통계관련 직업이 큰 주목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도 현재 통계활용분야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세계 곳곳에서도 이 같은 행로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 같다.
<자료를 보기 전에 이론부터 세우는 것은 중대한 실수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사실에 부합하는 이론을 만드는 대신 부지불식간에 이론에 부합하도록 사실을 비틀기 때문이다.> 명탐정 셜록 홈즈의 소설 [보헤미아의 스캔들] -17p
이 책의 저자들은 셜록 홈즈의 대사처럼 이론부터 세우기 전에 다양한 통계를 통해 분석하여 이론을 도출하고 있는데 그래서 설득력과 신뢰감이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실업이 늘어난 이유는 숙련도 불일치, 즉
- 목수가 한순간에 간호사가 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모기지 브로커가 쉽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컴퓨터 전문가가 될 수 없다. - 103p
시대가 바뀌면서 사라지는 직업과 새로 생겨나는 직업이 수없이 많은 현시대에 노인들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고 반면 젊은 층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인구 형태의 변화 또한 실업에 대한 설명을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제는 어떤 이유로 레버드 로스의 함정에 빠져들게 되는가? 다시 말해 무슨 연유로 빚은 그토록 크게, 그리고 결국에는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쌓이게 되는가?
빚은 단순히 파국의 악영향을 증폭시키는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 빚은 거품을 키우며 이는 불가피하게 파국으로 이어진다. 레버드 로스로 인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빚은 거품이 터질때뿐만 아니라 경기가 호황일 때도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107p
거품이 일어나는 이유
- 은행이 대출받으려는 사람의 소득 수준과 전혀 관계없이 갑자기 대출 규모도 늘려주고 대출 이자율도 낮춰 준다고 해보자. 즉 동일한 소득 수준에서 신용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 어떤 경우는 원래 사려던 집보다 더 큰 집을 사려고 할 수도 있다. 만약에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신용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주택 수요가 확대되고 집값은 올라가게 된다. 대출받는 사람들의 신용도는 그대로이지만 은행들이 신용 공급을 늘리게 되면, 이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 157p
킨들버거는 자산 가격의 거품은 신용의 증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들을 모아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실험을 했는데 빚을 내서 자산을 살 수 있게 하자 거품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결국 이는 도박에 빠질때의 심리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안고 사지만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자 내 시중에 돈이 없다면 빌려서라도 나중에 한번에 다 메꿀 수 있다는 한방심리가 생기기 때문에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하는 제도는 재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비관론자보다 낙관론자가 더 위험하다는 말은 이런 심리 때문에 나온 것이다.
전체적인 통계와 이론과 결론을 통해 저자들은 현시대에 가장 적합해보이는 정책을 건의한다.
-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은 채무자와 채권자 간 보다 공평한 손실 분담을 강조한다. 보다 공평한 손실 분담이 무고한 사람으로부터 돈을 걷어서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략.. 가계 부채를 보다 적극적으로 재조정한다면 주택 소유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형편 이상의 집을 보다 쉽게 팔도록 할 수 있다. - 219p
책임 분담 모기지.
자본 이득 공유 조항으로 집값이 오를 경우 채무자는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득의 5퍼센트를 채권자에게 지불한다는 내용이다.
이 제도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또한 부작용이 얼마나 생길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그럴 듯한 건의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완벽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현재 한국 경제 또한 부동산을 살리자는 명목으로 거품경제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는 것은 한국사람들에게 아주 익숙한 풍경이다. 지나간 부동산경제의 영광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지나친 가격의 부동산을 떠안고 허덕이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쉽게 대출을 해주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더 문제인 것은 비리의 온상으로 무분별하게 기업 살리기대출이나 여러 연계된 조직단체에게 거액의 대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한 스톱장치가 없다는 것 또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한 부채를 떠안게 된 저축은행 파산은 수많은 서민들의 부채로 떠안게 된 가슴 아픈 기억을 떠올려보면 은행과 정부의 꼼꼼한 제도 재정비가 몹시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