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다른 아이들 1
앤드류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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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현시대 부모들의 문제점에 대해 논하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평범한 부모와 아이들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평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또한 편견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이지만 그럼에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렇게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편견 속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왔는지 알게 해주었다. 장애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예전에는 특히나 심했지만 그 처우나 행동에 대해서는 지금도 크게 발전한 바가 없다. 

  1911년에는 시카고에서 질병에 걸렸거나 장애가 있거나 불구인 사람은, 또는 대중적으로 그 밖에도 도시의 공공장소에서 어떤 식으로든 눈에 거슬리거나 혐오감을 유발할 정도로 불쾌한 외모를 가진 사람은 대중에게 자신을 노출시킬 수 없다. 는 법령이 통과되었다. - 62p

 더불어 히틀러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열성 유전자의 수치로 여기고 많은 사람들을 학살했다. 지금은 이렇게 극단적인 경우는 없지만 정신적인 면으로는 크게 성장했다고 할 수 없어 아직도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여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은 그저 일반사람들이 다양하게 다른 것처럼 자신들도 일반사람의 다양성에 존재하는 또 다른 사람일뿐 다른 일반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런 평범함을 원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반 사람들과의 평범한 일상과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현실을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은 두께가 무척이나 두꺼운 데에 반해 술술 잘 읽혀지는 가독성이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마다 어떤 장애를 가졌는지 구분하여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다 깊이 들어보는 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장애를 가진 자녀들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자녀들은 스스로를 수치스러워하거나 상처를 받게 되고 절망하게 하게 되기도 한다. 수평적 관계란 부모나 자녀를 낳았을때 자신을 빼닮은 2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저버리고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것처럼 부모와는 다른 존재의 자녀가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에 대한 이질감을 느끼게 되고 떳떳하게 자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에 일반 사람보다 더 많은 혼란을 겪고 이는 환경의 영향을 지극히 더더 많이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까지 불우한 장애인들은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더 힘든 생활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이 방대한 내용을 읽기 쉽도록 잘 정리한 작가는 놀랍게도 자신이 게이인 것을 밝힌다. 게다가 난독증이었던 그는 자신의 경험과 일화, 성장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그의 불가피한 생활이 사회적 통념에서 아웃사이더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마다 그들마다의 견해가 어떻게 다른지, 그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로이 알 수 있었는데 각 장애마다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와 더불어 그들의 삶이 어쩌면 자신이 가진 장애는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인데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 때문에 더 고달프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끼리도 서로 견해가 다르기 마련이고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과 게이들은 서로 같은 범주에 넣길 원하지 않듯, 자폐증을 가진 사람은 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과 다른 부류라고 그들 스스로 선을 긋는다.

 그런 내용들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내용이었는데 아마도 그들마다도 각각 선을 그어 어쩌면 자신이 그래도 다른 장애를 가진 부류보다 그나마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해주었고 어쩌면 무심하고 무관심한 문제를 보다 솔직하고 진실되게 드러내어 세상에 내놓은 이전엔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관점의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몸이 불편함으로써 해서 외면당하고 소외되고 또한 각종 범죄로부터 취약해 많은 끔찍한 일들을 당한 일화들을 보면서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고 해서 도움만을 주지는 않으며 오히려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씁쓸했다.

 또한 일반적인 부모라고 했을때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두었을때의 마음가짐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었는데 쉽지 않은 문제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할 것이며 사회적인 관심이 더욱더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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