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뭔가 간절히 바라는 일이 있을때!
 위험에 빠졌을때 꼭 도와달라고 빌때!
 또한 우리는 살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하느님아버지를 찾으며 도와달라며 빈다.
 특이하게도 종교가 없는 사람도 때때로 불가항력의 운명에 맞섰을때는 꼭 하느님 아버지 부처님을 찾으며 도와달라고 마음속으로 빌곤한다.
 
 하느님이 꼭 같이 자기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시되...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한 인간의 마음도 어쩌면 계속해서 인간을 닮은 존재를 창조하며 반복하는 세상의 모습이 하느님의 습성과 닮았기 때문일까. 지금은 로봇을 최대한 인간과 닮게 만들려고 고군분투하는 세상을 보면 또다시 증명된다. 하느님의 습성이.
 
 사실 천국주식회사의 모습은 내가 한번쯤 생각해본 모습이기도 했다. 다만 미생 같은 회사처럼, 기업안에서 인간의 세상을 다룬다는 설정까진 가진 않았지만 동그란 공모양의 지구를 가진 거대한 신들 각자가 지구를 운영한다~ 뭐 이런 상상을 해보았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했던 건 아니었나보다. 천국주식회사는 말 그대로 주식을 나눠가진 최대주주가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사실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는 딴판의 모습으로 자신을 칭송하는 인간을 좋아하고 때때로는 인간세상에 무심하기 짝이 없으며 게으르고 나태하며 골프를 치러 다니는 작은 인간지구를 운영하는 큰 인간과 다름없다.

 자칫 종교인들에게 이 책은 하느님을 가볍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핍박당할지도 모르니 조심하시라.

 유머를 이해할 줄 알고 그 안에 들어있는 휴머니즘을 알아볼 수 있다면 이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과도 너무 닮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왕국, 즉 천국주식회사에 취업하여 머리에 비듬이 잔뜩 끼어 제대로 위생을 돌보지도 못할만큼 열심히 일하는 사원이 있는가하면, 빈둥빈둥 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떼우는 상사, 오래 일하다보니 대충대충 일하게 되는 수많은 직원들과 패기 넘치는 신입생.

 수많은 인류의 위기와 기적은 이들의 손에 맡겨져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불러온다는 이론처럼 세심한 거미실타래같은 연계성 있는 구성구성을 불러내지만 결국 중요한 사건은 인간 그 자신의 행동에 따라 세상이 바뀐다는 점. 이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이들의 큰 구성 안에서 인간의 삶에 영향을 살짝 끼칠수는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적인 결단은 인간 그들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는 것이 이 책의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의 러브스토리는 특히 이 점을 중심적으로 보여주며 하느님을 설득하는 일개 사원 두명의 기적이 시작된다. 기적의 스위치를 누르는 건 인간들의 손에 맡겨진 채. 과연 그럴듯한 설득력을 가진 이 소설은 인간들에게 정말로 세상을 사는 법은 스스로 제대로 된 선택을 할 때 기적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는 오늘 하루 천국주식회사에서 보내는 기적의 신호를 얼마나 잘 캐치하고 잘 선택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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