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듯 너를 본다 J.H Classic 2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어제 보고 오늘 보아도
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

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금방 듣고 또 들어도
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

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을까...
이 목소리 들었던거...
서툰 것만이 사랑이다
낯선 것만이 사랑이다

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
다시 한번 태어나고
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
다시 한번 죽는다

첫눈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증오하는 인간의 탄생 - 인종주의는 역사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나인호 지음 / 역사비평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종주의는 계몽주의의 사생아로서 탄생하였다.
이전에도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였으나 주로 종교, 문화에 근거한 차별이었다. 계몽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성과 과학이 중요시되기 시작하였고, 근대적 인종 개념이 탄생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인종” 개념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흔히 인종주의하면 그저 자기민족의 우월성만을 주장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인종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인종주의가 존재하였다.

18세기에 활동했던 독일의 마이너스, 19세기 초에 활동했던 프랑스의 고비노 등으로 대표되는 초창기 인종주의자들은 인종 개념을 통해 역사를 해석하는데 관심을 두었다. 특히 고비노는 계급과 인종을 동일시하였는데, 그는 역사를 분석한 결과 귀족은 ‘정복민 혈통’을, 제3신분은 ‘피정복민 혈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정복민 혈통’을 가진 귀족들이 ‘피정복민 혈통’을 가진 제3신분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여 귀족에 의한 엘리트 통치를 지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종주의를 활용하였다.
하지만 19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골턴의 ‘우생학’ 개념이 탄생하고, 과학을 이용해 인종주의를 주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특히 두개골 등을 측정하여 인종의 우월성을 증명할려는 움직임이 자주 나타났는데, 프랑스의 인종주의자 바세르 드 라푸즈는 두개지수를 이용해 장두인(아리아 인종)과 단두인(비 아리아 인종)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하지만 역사를 분석해 인종주의를 주장하려는 움직임도 계속 되었는데 굼플로비치, 볼트만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19세기 말에 접어들어서는 민족종교를 내세워 인종주의를 주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런 인종주의는 나치 정권의 몰락과 함께 유럽에서는 주류세력에서 퇴출된다. 하지만 아직도 네오나치, 스킨헤드 등 인종주의를 주장하는 세력들이 있는걸 보면 인종주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이 책은 나치 정권의 등장 이전의 인종주의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는데, 한국어 서적 중에 이렇게 인종주의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 책은 보기 드문 것 같아 일독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자본주의공화국 - 맥주 덕후 기자와 북한 전문 특파원,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을 가다!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 전병근 옮김 / 비아북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기근 이후로 북한 정부는 기본적으로 파산 상태에 빠졌으며 공공배급체계도 유명무실해졌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장마당 같은 암시장이 공공연하게 성행하여 생필품, 외국산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정부 기관과 공무원들은 온갖 수익사업을 벌여 부를 축적해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북한의 변화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북한이 아직 폐쇄적인 국가의 면모가 남아있긴 하지만 점차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며 변화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받아들여진 자본주의는 지배층의 입맛에 맞게 변질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이 쓰여진 시점은 2017년이라 이미 우리가 뉴스를 통해 널리 알고 있는 정보도 많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북한 사회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서 유익하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저녁, 당신은 평온한가요?

오늘따라 유난히
당신이 보고 싶었습니다
환할 땐 그나마 덜했는데
저녁이 되어 어둠이 내리니
물감 번지듯 번져오는 당신 생각에
나는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베란다에 나가 보았습니다만
하나 둘씩 켜지는 불빛들을 바라보다
기어이 나는 현관을 나섭니다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만
어디를 걷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당최 알 수 없는 그 길을
그저 걷고 또 걸었는데

당신이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내가 걷는만큼 보고 싶었다는 것만
걷다보니 점점 깊어지는 어둠처럼
온전히 당신에게 둘러싸이고 싶었다는 것만
외로움이 나를 흔들고
쓸쓸함이 나를 세울 때

어느덧 당신과 자주 함께 했던
카페 문 앞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신도 어쩌면 나처럼 어딘가를 서성이고 있을까요
서성이다 서성이다 저절로
여기까지 오게 될 것은 아닐까요
이 저녁에 나는 간절히 바랐습니다,
당신도 나처럼 흔들리기를
당신도 나처럼 평온하지 않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스만 제국 시대의 무슬림-기독교인 관계 서울대 인문 강의 시리즈 9
이은정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스만 제국 시대 무슬림-기독교도 관계는 어떠하였을까? 흔히들 오스만 제국이 순니파를 대표하는 이슬람 패권국가였으니 기독교도가 탄압받았으리라고 생각한다. 또는 데브시르메 제도를 통해 기독교도들이 예니체리나 고위관료가 되는 사례가 있었으니 매우 우호적이었으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양 극단의 주장 모두 지나치게 사실을 단순화시켜 이해했다고 말한다. 오스만 제국 내에서 무슬림과 기독교도는 서로 우호적이지 않고 심하게 배타적이지도 않은, 서로 공존하고 있던 관계였다. 오스만 제국 내에 비무슬림 인구가 40%에 육박했기 때문에,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패권국임에도 기독교도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존관계는 19세기 오스만 제국이 몰락하고 서구 열강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깨지기 시작된다. 서구 열강의 침략에 오스만 제국 내의 무슬림들은 위기 의식을 느꼈고 기독교도들에 대한 의심도 커져갔다. 이러한 갈등은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일으킨 원인들 중 하나가 되었고, 또 오스만 제국 해체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주석을 제외하면 180쪽 가량의 짧은 책이지만, 오스만 제국 내 기독교 역사를 입문하기 위한 서적으로는 모자람이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