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박연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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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는 자신의 일상을 고백하기도 하고 세상에 슬퍼하기도 하고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 목소리들은 다채롭고 소란(騷亂)스럽지만, 마치 소란(巢卵)처럼 우리의 내면을 보듬어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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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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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불완전하며 불완전하기에 콤플렉스를 가지게 된다.
그게 말더듬이나 추한 외모, 가난한 환경 같이 외형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성격 같은 내면적인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콤플렉스 때문에 열등감을 갖게 되고 우리가 생각하는 미(美)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미(美)는 우리가 다가갈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좌절과 질투를 하게 된다.
불타오르는 금각사의 모습은 마치 우리 내면의 미에 대한 동경과 질투, 열등감까지 태워버리는거 같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말더듬이가 첫마디를 소리 내기 위해서 몹시 안달하는 동안은 마치 내부 세계의 농밀한 끈끈이로부터 몸을 떼어내려고 버둥거리는 새와 흡사하다. 겨우 몸을 떼어냈을 때에는 이미 늦은 것이다. 물론 외부 세계의 현실은 내가 버둥거리는 동안 휴식을 취하며 기다려줄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다려주는 현실은 이미 신선한 현실이 아니다. 애써 간신히 외부 세계에 도달해봐도 언제나 그것에는 변색되어 어긋나버린... 더구나 그것만이 나에게 어울릴 듯이 여겨지는 신선하지 못한 현실, 거지반 썩은 냄새를 풍기는 현실이 가로놓여 있을 뿐이었다.

남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유일한 긍지였기 때문에 무엇인가 남들을 이해시키겠다는 표현의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 남들 눈에 띄는 것들이 나에게는 숙명적으로 부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독은 자꾸만 살쪄갔다. 마치 돼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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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WORLD WAR II HELMETS & HEADGEAR (Hardcover)
JAN MELAND / Casemate UK Ltd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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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독일군 헬멧을 다룬 서적은 종종 출판되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의 특이한 점은 평범한 독일군 헬멧이 아니라 노르웨이에 주둔한 독일군의 헬멧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노르웨이에 주둔한 독일군은 프랑스나 러시아에 있던 독일군과 다른 헬멧을 지급받은걸까?
아니다. 그들도 똑같이 M-35, 40, 42 헬멧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헬멧은 단순히 군인들의 머리를 보호하는 방호구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군인들과 가까이 있는 존재였다.
군인들은 헬멧 라이너(Liner)에 자기 이름을 쓰기도 하였고, 쉘에 낙서를 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자신의 헬멧을 자기 편의에 맞게 개조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이 책에는 헬멧 라이너를 영국군 토미 헬멧 라이너로 교체한 헬멧이 등장한다.)
아무런 낙서가 없었어도 헬멧은 우리에게 자신의 주인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헬멧의 수많은 스크래치들은 주인이 얼마나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고생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헬멧 사진과 헬멧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원래 주인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헬멧의 주인은 나치즘 이념에 충실했던 게슈타포나 나치 친위대원부터 평범하게 노르웨이에서 군생활을 한 육군 병사, 적십자사 간호사까지 매우 다양하다. 나치에 저항한 노르웨이 레지스탕스도 독일군 헬멧을 노획해서 썼다고하니 어쩌면 주인이 더 다양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저자가 얼마나 자신의 수집품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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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 좀 빌립시다 문학동네 시인선 55
이현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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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고아가 된 것처럼 느껴질 때,
삶이라는게 목에 가래가 낀 것처럼 답답하게 느껴질 때, 라이터와 이 시집을 빌리고 싶다

죽은 친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순간 느낀다.
생(生)에 너무 많은 주석들이 붙었다고.
-36쪽-

삶보다 가까운 데서 차오르는 슬픔에 배가 부를 때, 생이 가장 쉽다. 사(死)는 건 그 다음이다.
-47쪽-

혼자 남아..... 지나온 시간 어디에다 비유해도 좋을
친구들이 남기고 간 술을, 훌짝이고 있을 때
약속이나 했다는 듯이 누군가 앞자리에 털썩 주저 앉으며

"살아보라고, 살아보라고.... 그래서 살아보려고, 살아보려고... 형씨에겐 살아서 봐야 할 게 있습니까?"

우리는 신(神)이 이 세상에 흘려 쓴 낙서라는 걸, 서로 한 눈에 알아보았고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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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꿈 이야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남진희 옮김 / 민음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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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러 사람의 꿈이 담겨있습니다. 그 꿈들 속에서 전 그 사람의 사랑을 보고 우정을 보고, 그리고 인생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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