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もう一つの陸軍兵器史―知られざる鹵獲兵器と同盟軍の実態
저자: 藤田 昌雄
출판사: 光人社
출판년도: 2004
평점: ★★★★☆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밀리터리 잡지 <MC 액시즈>에 있는 코너 <추축의 인연(枢軸の絆)>이라는 코너에서였다. 대부분의 밀리터리 잡지가 그렇듯 <MC 액시즈>도 출처표기를 열심히 안 하는 잡지였지만 그 코너는 밀리터리 잡지 코너로는 드물게도 출처표기를 잘 지키는 코너였다. <추축의 인연>이란 독일, 일본, 이탈리아 이외의 추축국 혹은 그들의 추종세력을 설명하는 코너로 루마니아, 불가리아, 핀란드, 태국, 몽강연합자치정부 등 그 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온 추축국들이나 인도 국민군 같은 추축국에 동조한 외인부대들을 설명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 있는 코너라서 다른 코너에 비해서 유심히 보았다. 그런데 그 코너에서 인용서적으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이 책이다. 도대체 어떤 책인가 너무 궁금하였기 때문에, 알라딘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도서이지만 일본 직구를 통해 힘들게 입수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각국의 노획병기"와 "대륙의 동맹군",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과 동맹군"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국의 노획병기"에서는 일본 육군이 그들의 적 군대로부터 노획해 사용한 병기들을 열거하고 있다. 미군편, 영국군편, 중국군편,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 편, 소련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독일군이 독소전쟁 당시 소련군 병기들을 적지 않게 노획해 재사용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지만 일본군이 상대편의 병기를 노획해 사용한 이야기는 잘 안 알려진 이야기이다. (물론 전쟁에서는 매우 흔히 있는 일이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중국군편에 있는 내용이다. 2차대전 개전 직전까지 독일은 중국에게 적지 않은 군사적 지원을 해왔기 때문에 중국군은 독일제 병기가 많았는데 일본군들에게서 제일 인기를 끈 노획병기가 바로 독일제 병기라는 점이다. 특히 M 35 헬멧(2차대전 때 독일군 헬멧)은 일본군이 제일 좋아하는 노획품 중 하나로 책 중에 첨부된 사진을 보니 중국군으로부터 노획한 M 35 헬멧을 쓰고 전투에 임하는 일본군의 모습이 여러 장 있었다. (적의 무기도 아니라 적의 군장을 착용하고 전투에 임하는건 왠지 위험할 것 같지만..)
"대륙의 동맹군" 은 만주국, 남경정부, 몽강연합자치정부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다. 각 나라의 군사편제부터 군사전략, 사용한 병기까지 소개하고 있다. 특히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내용, 예를 들어 만주국 해군, 백계 러시아인 의용대, 황협신중화구국민군(중국인 포로들을 이용해서 구성한 부대로 치안유지 임무를 맡음) 등등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일본 괴뢰국 안에 이렇게 부대가 많은 줄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대동아전쟁과 동맹군"은 일본의 점령지 정책을 소개하는데부터 시작해서 자바방위의용군, 수마트라 의용군, 보르네오 의용군, 말라이 의용군, 월남청년선봉대, 필리핀 애국동지회, 버마방위군, 인도국민군, 태국군 등등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책에서는 내용 소개는커녕 이름조차 듣기 어려운 군부대도 몇몇 있어 태평양전쟁에 대한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이 책도 아쉬운 점이 몇 개 존재한다. 챕터 이름이 "태평양전쟁과 동맹군"이 아니라 "대동아전쟁과 동맹군"인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는 태평양 전쟁을 일본의 자위(自衛)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전쟁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내용 서술 곳곳에 존재한다.
구미열강과 자웅을 겨루는, 메이지 시대 이래 최대규모의 대외결전인 <대동아전쟁>은 대일본제국의 자위(自衛)와 자존(自存)을 위해 행해졌던 자원확보를 위한 전쟁이며.... -p.225
또한 이 책에는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옛스러운 표현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M1 개런드 소총"을 "M1식 7.62 소총"으로, "M1919 브라우닝 기관총"을 "1919년식 브로우닝 기관총"으로 표기하였다. 심지어 현재 일본에서는 "이탈리아"를 "イタリア"로 표기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이 책은 "イタリー"로 표기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2004년에 쓰인 책이 아니라 1944년에 쓰인 책을 읽는 느낌이 들어 읽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군사 서적에서 등한시 해 온 "일본군의 노획병기"나 "일본의 동맹국 군대"에 대해서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일본의 2차 대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만족할만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