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술이라서 - 8인 8색 여자들의 술 에세이
김지선 외 지음 / 새벽감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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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어려서 술심부름으로 막걸리를 받아오면서 한 모금 마셔보았던 것으로 술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 술을 마셔오면서 좋았던 기억도 있지만 차마 이야기도 꺼내기 어려운 부끄러운 일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술과 엮인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읽어보게 된 책입니다. ‘우리 딱 한잔만 할래요?’라고 표지에 적힌 글에 끌렸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술이라서>라는 제목의 이 책은 “‘하면 어떤 술이 떠오르는 순간, ‘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 순간, ‘하면 어떤 장소가 떠오르는 순간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글쓰기에 참여한 여덟 여성들의 이야기를 묶었습니다. 두 꼭지의 글을 쓴 한 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곱 분이 세 꼭지의 글을 써낸 것이라든지, 몇 분은 처음 책을 내셨다고 적은 것 등을 보면 글쓰기 모임에서 기획한 출판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는 글은 여덟 분 모두의 이름으로, 닫는 글을 여덟 분이 각자의 이름으로 적었는데,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옆집 언니의 잔잔한 일상을 엿보듯, 술 마실 때 언니들의 공감되는 다양한 경험을 경청하듯 우리의 언어로 풀어낸 이 글들로 당신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 딱 한 잔만 할래요?’”라고 적은 여는 글의 마무리가 그 이유일까요?


여덟 분의 작가들은 나이도 다양하고, 하시는 일도 다양한 듯합니다. 공통점이라고는 술을 좋아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없어 보입니다. ‘술에 대한 글을 쓰며 나는 너무나 행복했고, 더 행복해질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이들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신 분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자 분들과 술을 마실 때 지켜야 할 무엇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앞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남에게 밝히는 것이 꺼려질만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써내려간 것을 읽으면서 저도 용기를 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인 가운데 평생 마셔야 하는 주량을 채웠다는 이유로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는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주량을 다 채우지 못했는지 술을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술이라서>라는 이 책의 제목대로 술에 얽힌 이야기만 풀어내도 여러 권의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글을 쓴 이들이 많은 까닭인지 글의 형식도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수필의 다양한 형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만 책의 형식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스물세 개나 되는 이야기를 누가 썼는지 쉽게 알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 붙여놓은 작가의 말에 각주처럼 각자 쓴 글의 제목을 달아놓았을 뿐이고, 그마저도 작가 순으로 편집되어 있지 않고 뒤섞여 있습니다. 글에는 각자 살아온 삶의 결이 지문처럼 새겨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작가의 말을 말미가 아니라 서두에 두었더라면, 그리고 뽑기를 해서라도 정한 순서에 따라 작가별로 쓴 글을 모아두었더라면 책을 읽는 재미가 더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분들이 다양한 경험을 글로 풀어냈다고 하는 여는 글의 기획의도를 잘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일부의 글에는 함께 하신 분들의 생각을 붙여놓은 것을 보면, 각자 써낸 글을 서로 읽어볼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여러 사람이 쓴 글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묶는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때는 책이 나온 뒤에서야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궁금한 것은 우리 딱 한 잔만 할래요?”라는 닫는 글귀의 의미입니다. 이 책을 만든 여덟 분들이 술친구를 청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한 잔만 마셔보라는 말씀인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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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 아프지 않고 100세까지 사는 하루 1시간 걷기의 힘
나가오 가즈히로 지음, 이선정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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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주제로 한 글을 써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서 걷기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는 치유의 도구로서 걷기가 얼마나 유용한지 가늠해보기 위해 읽어보았습니다. 저자는 건강을 주제로 강연과 저술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유명인사라고 합니다.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는 출간되자마자 10만부가 판매되면서 건강분야 서적 판매지수 1위에 올랐고, 일본 전역에서 걷기 열풍을 불러왔다고 합니다.


도쿄의과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오사카 대학병원에서 내과를 전공하고 효고현 아마가사키 시에서 개원하여 외래와 재택진료를 해왔다고 합니다. 진료활동을 통하여 생활습관병, 관절염, 감기 등, 병의 종류를 막론하고 걷기가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라는 점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환자들에게 의학적 치료에 병행하여 많이 걸으라고 권고하면서 좋은 치료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이 책은 제1장 대부분의 병은 걷기만 해도 낫는다, 2장 의료상식에 속지마라, 3장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걷는다, 4장 걸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등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오랜 진료 경험에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걷기의 효용성을 주장하는 것이라서 의학적인 논리가 뒷받침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동의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은 식습관과 걷기만으로 완치된다는 주장은 공감이 되면서도 치료제을 사용하지 않고 걷기에만 매달리는 환자가 나올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우울증 환자도 걷기만으로 나을 수 있다고 믿고 항우울증 약을 멀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뼈가 부러져도 절대 수술하지 말하는 주장은 위험하다는 생각입니다.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의 경우는 석고붕대로 감싸 움직이지 않도록 하면 부러진 부분이 붙게 됩니다만, 다양한 이유로 부러진 부분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수술하지 마라는 권고는 잘못된 것입니다.


특히 치매환자에게 항치매제부터 끊으라는 권고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치매가 당뇨와 같은 생활습관병과 연관이 있다고는 합니다만, 당뇨 이외에도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항치매제를 복용하지 않고 걷기만으로 치매를 다룰 수 있다는 주장은 위험하다는 생각입니다. 항치매제를 복용하면서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도 있다고 했는데, 이 또한 치매의 증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병증의 하나인지 항치매제의 부작용인지 가려야 할 것입니다.


치매를 연구하는 분들은 다양한 치매예방법을 내놓고 있어서, ‘효과적인 치매 예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라는 저자의 주장도 의문입니다. 걷기와 실로스타졸 성분의 프레탈이 치매예방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걷는다는 치유에 도움이 되는 걷기의 방식을 소개하는 것인데 저자가 추천하는 방식을 따라야 치료효과가 더한 것인지 다른 방식과 비교할만한 자료가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각자 좋아하는 방식대로 걸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요한 점은 신발은 잘 골라야 걷기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으로 보아서는 착용감이 좋고 밑바닥의 탄력이 좋은 그런 신발이면 충분히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걷기의 치료효과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걷기로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반하여 아내의 경우는 걷기로 체중조절 효과가 분명치 않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고혈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식사조절과 걷기로 혈압을 낮추어보려 시도하다가 결국 혈압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걷는 양을 많이 늘리고부터는 혈압약을 줄일 수는 있었습니다. 아직은 용량이 적은 혈압약을 복용하고는 있습니다만 체중을 더 줄이면 혈압약을 중단해도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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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기행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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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의 동유럽 국가들을 여행한 적이 있어 고른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동유럽 기행><백년동안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동유럽 기행문입니다. 당시 마르케스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 있는 <엘 에스펙타도르> 신문사의 편집기자였는데 19557월에 제네바에서 열린 서유럽 4대 강국 회의를 취재하기 위하여 파견되었다가 신문이 폐간되면서 그냥 유럽에 눌러앉은 상황이었습니다.


마르케스의 동유럽기행은 상당히 충동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마르케스와 밀라노 잡지사의 자유기고 통신원인 프랑코는 진보주의 성향에 사회주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다가 1956년에 소련이 헝가리를 침공하는 등 격변이 일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을 가보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프랑코가 자동차를 새로 산 것이 계기가 되어 인도차이나 출신으로 파리의 잡지가 편집설계사인 자클린과 함께 세 명이 차를 몰고 동독을 경유해서 베를린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동독을 차를 몰고 통과하는 행위는 위험천만하다고들 인식하고 있을 때라서 무모하기까지 했던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동독 군인들을 비롯하여 세관원의 꼼꼼한 검토를 지루하게 기다려야 했던 것을 말고는 큰 사고 없이 동독을 지나 서베를린에 도착할 수 있었고, 전쟁으로 인하여 파괴된 터전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마르케스의 여행은 체코의 프라하를 거쳐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이어졌습니다. 년 전에 동유럽을 여행할 때 본 체코와 폴란드는 개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전후에 소련의 주도로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을 때도 그리 강압적이거나 폐쇄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고, 오히려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행은 동독에서 체코로, 이어서 폴란드로 갔다가 다시 체코로 돌아와서는 소련으로 넘어가 요즈음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합니다.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초청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모스크바에서 체류한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소련 여행기가 분량이 제법 많습니다. 소련에서의 일정을 마치고는 헝가리의 초청을 받아 부다페스트를 방문하게 되는데, 당시 헝가리는 외국과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어서 어렵게 성사된 방문길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측에서는 초청 인사들을 미리 준비한 일정 외의 일탈을 엄격하게 감시하는 바람에 보여주는 것 말고는 헝가리의 일반 시민들과 접촉할 기회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마르케스는 당시만 해도 무명작가라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아 행동이 자율웠던 것 같습니다. 마르케스는 당시의 여행기를 철의 장막에서 보낸 90이라는 제목으로 콜롬비아의 시사 주간지 <크로모스>와 베네주웰라의 시사주간지 <순간>에 연재하였습니다. 이 글은 1978년에 <사회주의 국가 여행: 철의 장막에서 보낸 90>이라는 제목을 달아 책으로 묶어냈습니다. 원본에는 체코 여행기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번역본에서는 체코 여행기가 빠진 것인지는 분명치가 않습니다.


철의 장막은 장막도 아니고 철로 돼 있지도 않다. 그것은 빨간색과 흰색으로 칠한 나무 방책인데, 꼭 이발소 간판 같다. 그 장막 안에 석 달 동안 머무르고서, 나는 철의 장막이 정말로 철의 장막이기를 바라는 건 일반 상식이 모자란 결과라는 걸 깨달았다.”로 시작되는 여행기의 첫 부분은 당시 국제사회의 인식과는 차별화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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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전후 동유럽 각국 사람들의 기질이나 형편을 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체코의 프라하는 생동감 있고 밝으며 명랑한 도시였고, 프라하 사람들은 모든 자본주의국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반응한다고 했습니다. 바르샤바에서의 인상은 오랫동안 궁핍하게 생활하고 전쟁으로 괴멸되고 복구를 강요받고 정부 관리들의 실수로 숨통이 끊겼지만, 계속해서 고결하고 숭고하게 살아남으로 노력하는 것으로 비쳤다고 합니다. 모스크바 사람들은 순박하고 친절하며 솔직했다고 합니다. 부다페스트 사람들에 관해서는 형편없는 옷을 입고 슬픈 표정을 지으며 모여 있는 군중은 생필품을 사려고 끝도 없는 줄을 선다고 하였습니다.


벌써 65년 전의 이야기라서 요즈음을 동유럽 국가들의 사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만, 사람들의 기질은 여전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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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어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9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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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어라>는 학생 때 헤밍웨이 전집을 독파하면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들렀던 몽트뢰가 이 작품에 등장한다고 해서 다시 읽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는 맞서 싸웠습니다. 전투는 두 나라 국경선의 동쪽과 중서부에서 벌어졌습니다. 헤밍웨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 적십자의 구급차 운전사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출신 프레데릭 헨리 중위는 이탈리아 군에 소속되어 동부전선에서 의무중대의 후송담당 업무를 맡았습니다. 전투가 소강상태인 시작부에서는 술을 즐기고 위안소를 방문하는 등 이런 부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풀어진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헨리 중위는 같은 방을 쓰는 외과 군의관 리날디의 소개로 영국 출신 간호사 캐서린 버클리를 만나게 됩니다. 헨리 중위는 가볍게, 버클리는 신중하게 관계를 이어가던 중에 전선에 투입되었던 헨리 중위가 포격을 받아 부상을 입게 됩니다. 헨리 중위가 밀라노에 신설된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을 때 버클리 역시 같은 병원으로 지원을 나와 재회를 하게 됩니다.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받는 동안 두 사람은 깊은 관계에 빠지고 버클리가 임신을 하게 됩니다.


재활치료가 끝나고 헨리는 전선으로 복귀하게 되는데, 전선이 뚫리면서 부대가 갑작스럽게 후퇴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헨리는 그만 탈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후퇴하는 장교를 즉결처분하는 헌병대에 체포가 된 것입니다. 강물에 뛰어들어 위기상황을 벗어났지만 헨리의 마음 속에는 이미 전쟁에 참가할 명분을 잃고 말았습니다. 버클리를 찾아 밀라노로 향한 헨리는 스트레사로 갔다는 그녀의 뒤를 쫓는데, 스트레사에서도 헌병대의 추적을 받게 됩니다.


헌병대의 추적을 피해 버클리와 함께 마조레 호수에 배를 띄우고 스위스로 향합니다. 밤을 도와 30를 항해한 끝에 스위스에 무사히 도착해서 세관원에게 체포되어 로카르노로 이송됩니다. 이탈리아 전선에 투입되었다는 사실을 숨긴 두사람은 임시사증을 받아 스위스 체류가 가능해졌습니다. 두 사람은 몽트뢰로 가서 겨울을 보내지만, 버클리의 분만이 가까워지면서 로잔으로 옮겨갑니다. 로잔의 큰 병원에서 분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사산을 하고 버클리 역시 산후출혈로 죽음을 맞는 비극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사병들이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점으로 반전소설로 분류하는 경향도 있지만, 전쟁 속에 피어나 스러진 슬픈 사랑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발칸을 여행하고 밀라노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느라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난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의 국경 지대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여행 때 들렀던 밀라노, 학회가 열린 스트레사를 비롯하여 스위스 여행에서 들렀던 몽트뢰등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 배경이 되고 있는 작품이라서 다시 읽을 때는 소설 속 장면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도 출산이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만, 당시에는 출산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버클리의 경우는 골반이 작아서 태아의 체중을 줄이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분만 당시 진통이 오기 전부터 제왕절개수술을 고려했어야 하지 싶습니다. 자연분만을 오랫동안 시도하는 과정에서 탯줄이 목에 감긴 태아도 죽고, 피로 상태에 빠진 자궁은 분만 후에 수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산후출혈이 이어지면서 과다출혈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인데, 요즘 같으면 의료사고로 간주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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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작은 습관
진희정 지음 / 토네이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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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적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나쁜 버릇이 들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면 왜 세 살일까요? 태어나서 세 살 쯤 되어야 연속된 기억을 가지게 되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라는 주체감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야말로 버릇이라 할 습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단계라는 것입니다. ‘여든은 죽을 때까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버릇, 즉 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송작가와 기자로 활동해온 진희정 작가의 <운명을 바꾸는 작은 습관>은 버릇, 즉 습관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읽은 책입니다. 작가는 사소해보이기까지 하는 습관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방식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은 정말 힘들다(7)”고 하였습니다. 또한 자신의 현재와 미래는 스스로의 생각, 느낌,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지극히 평범하며 남들보다 다소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습관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 있다.(12)”라고도 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하여 습관이 형성되는 기전을 알아보고, 어렵기는 하지만 습관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성공한 사람들이 어떤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이전의 작업을 통하여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서 들은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어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니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누군가의 연구결과와 누군가와의 대담에서 들은 이야기, 혹은 책을 통하여 읽은 이야기들을 요약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자신의 경험이나 사유의 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보다 누군가의 생각을 요약해놓은 책을 읽을 때는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자신이 어떤 나쁜 습관이 있었는데 어떤 노력을 통하여 나쁜 그 습관을 버릴 수 있었고, 대신에 어떤 노력을 통하여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더라면 좋은 책읽기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1. 먼저 자신의 뇌에게 강렬하게 말하라!, 2. 소망을 움직일 구체적 자극을 찾아라!, 3. 자극을 행동에 옮겨라!, 4. 반복하고 반복하라!, 5. 성격으로 바뀐 습관을 마음껏 만끽하라! 라고 정의한 내 운명을 바꾸는 사소한 습관전략 5단계의 경우입니다. 이런 전략으로 어떤 습관을 얻을 수 있었고,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일종의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가진 이 책에서도 습관을 계발하여 성공을 이끌어내자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책의 4부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공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대로 하면 그 사람이 이룬 것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세상사람 누구나 성공을 다툰다면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게 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처럼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꿈꾸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강박적으로 따라하지 않아도 어떻습니까? 다만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한 좋은 습관을 가지는 정도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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