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명은어느 순간 한계에 이른다. 더는 과거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시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 또한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 그리고 세대를 넘어 진화를 이어갈 이들에게 있다. 이는 태초부터 인간이 지닌 생물학적 능력이자 잠재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만이 가지고있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뇌구조와 그 기능 방식에 답이 있다. 인간의 뇌에는 인간으로서, 인간의 존엄에 대한 관념을 일깨울 수 있는, 더 나아가 일깨울 수밖에 없게 만드는 특수한조건이 있다. 바로 인간 뇌의 거대한 개방성 그리고 그것을통해 평생에 걸쳐 이어지는 뇌의 가소성이다.
실패보다 더 효과적이고, 한 개인이 형성한 이상과 세계관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다. 그 만남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는 다른 낯선 신념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세상과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해야만 하는 실패의고통, 그리고 타자와의 만남에서 낯선 신념을 마주함으로써자신의 사고방식과 이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 이는 인류역사를 관통해온 인간의 근본적인 물음이었다. 그리고 지난세기, 타인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하나의 신념을 밀어붙이려는 전체주의적 통치는 힘을 잃었다. 전쟁과 억압을 통해 전체주의적 세계관과 자아상을 주입시키려는 끔찍한 시도들도결국에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수많은 이를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행위를영원히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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