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모든 것을 누리는 사람은 대부분 ‘가난한’ 문명인인 데 반해, 이런 것을 누리지는 못해도 원주민은 대부분 ‘풍요로운’ 원주민인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만약 문명이라는 말이 개선된 상태의 인간 삶을 칭하는 것이라면(나는 그 말이 맞다고 보지만, 오직 현명한 사람만이 문명의 이점을 이용할 수 있다.), 문명은 비용을 더 들이지 않고도 인간에게 더욱 나은 주거 여건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이란, 내가 삶이라 칭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무언가를 얻는 대가로 지금 당장이든 장기적으로든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삶을 지불해야 한다.
보유하고 있어 봐야 얻게 되는 이득이란, 개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기껏해야 자신의 장례비용 정도 치르는 용도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인간은 자신의 장례를 자기가 직접 치를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미래를 대비하는 성향은 바로 문명화된 인간과 원주민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가 문명화된 삶을 제도화해서 개개인의 삶 또한 대부분 그 제도에 흡수시킨 이유는 의심의 여지없이 인류의 삶을 보존하고 완성시켜 모두에게 이득이 되도록 하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나는 현재 그 이익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면서 얻어지고 있는가를 밝히려 한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어떠한 불이익으로 고통받는 일 없이도 그 모든 이득을 얻으며 살아갈 방법이 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