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 모두에 공통된 특성은 이 비유들에서는 시작과 결말이 대조된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굉장한 대조다. 보잘것없는 시작에 장대한 결말. 하지만 이러한대조가 실상의 전부는 아니다. 결실은 씨앗의 산물이고, 결말은 시작에 함축되어 있다. 무한히 커다란 것이 이미 극히 작은 것 안에서 작용하고 있다. 그 사건은 현재, 그리고 실로 비밀스레 이미 진행 중인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은밀성은 이 나라에 대해서 전혀아무것도 모르는 이 세계에서 신앙의 문제와 관련된다. 이 나라의 신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신앙을 부여받은 이들은 이미 그 숨겨져 있고 보잘것없는 시작에서 다가오는 하느님의 영광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분의 시작에는 그 마지막이 이미 함축되어 있다. 예수 자신의 사명과 관련한 회의라든가 조소, 믿음의 결여, 성급함 등 그 어느 것도, 하느님은 모든 실패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당신의 시작을 완성으로 이끌고 계시다는 그의 확신을 흔들어 놓지 못한다. 필요한 것은하느님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일체의 외면적인 현상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늘 염두에 두는 일이다. (요아킴 예레미아스, 《비유의 재발견》, 황종렬 옮김, 분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