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인, 혹은 현실적인 미래학자들이 30년 후 ‘커피가 없는 미래‘를 그리는 바로 지금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기후변화로 농지가 줄어드는 한편, 차를 마시는 문화권에서도 커피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계속 커피를 마시고 싶다. 면 우리는 커피와의 관계를 바꾸어야만 한다. 커피의 원산지와 재배 환경,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 건너로 가고 싶다고 그대로 들어가지는 않잖아. 뭔가 던져서 물살이 얼마나 빠른지 봐야겠지. 그다음엔 상류로 가서 흐름을 본 뒤에 건너는 거야. 안전하게. 그러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아. 자, 시작해볼까? 농장에 어떤 나무들이 있나? 어떤 나무들이 땅에 좋은 영향을 끼칠까? 특별히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나무는 어떤 거야? 즉, 그 외의 나무는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거야. 잘 봐! 커피 이야기는 그다음이야. 어디서 커피나무가 자라기 쉬운지잘 봐야 해. 여기서는 잘 자라고, 저기서는 잘 자라지 않지. 왜 그럴까?"
존은 저한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되물었습니다. 저는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자 존은아름다운 게 어떤 거냐고 물었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처럼? 일꾼을 열두 명쯤 붙여주면 그렇게 해주지. 아니면대자연이 지닌 아름다움인가? 좀 더 관찰해봐. 나무 밑에서잡초가 자라기 어렵다는 건 알지 않나. 그렇다면 나무를 더심어야겠지. 나무들의 뿌리가 땅을 풍요롭게 한다네. 잡초가생기기 어렵게 하는 환경을 만들고 그 자리에 양을 두어 마리 풀어놓으면 알아서 잡초를 뜯어먹을 거야. 그러면 김을맬 필요도 없어. 강을 건널 때 잘 살펴보고, 흐름을 거스르지않는 것과 같은 이치야. 존의 말을 들은 그날 우리는 농장을바꾸기로 했습니다."
산업형 농업과 달리 지속 가능한 커피농장에서는 열대우림을 훼손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무를 더 심어서 커피가 필요로 하는 나무 그늘을 늘린다. 나무의 뿌리는 땅속 깊은 곳으로부터 수분을 빨아올려서 인공적으로 수분을 공급할 필요가 거의 없다. 또한 나무는 해충을 잡아먹는 새와 벌레의 집 역할을 한다. 만약 사람이 쓸 새 건물을 지을 부지에커피나무들이 있다면 건물을 다른 곳에 짓는다. 사람의 필요는 뒤로 미루고 자연을 우선으로 둔다. 커피나무는 줄을 맞춰 자라는 일이 거의 없고, 넓은 땅 곳곳에 흩어져 자란다. 기계로는 빽빽한 삼림과 경사가 가파른 곳에서 자라는 커피나무에 닿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농장은 대부분 수작
토양이 비옥하지 않은 북유럽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커피는 기후변화와 지역적인 문제, 녹병 같은 병해의영향을 많이 받는다. 분명 머지않은 미래에 이것들은 커피의운명을 좌우할 치명적인 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그 외의 문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는 커피를 더는 마실 수 없게 되거나 소비 습관을 극적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미 전 세계가 받아들이고 있다.
소매점의 근시안적인 가격 경쟁은 우리들 소비자에게 식품이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래서 소비자는 꾸준히 질좋은 제품을 요구하면서도 비용을 더 지불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커피도 와인도 시장에서는 저렴하지만, 그 소비자가격에는 생산자가 공정한 또는 최저한의 대가로 받을 몫이 없다. 즉, 우리가 저렴한 커피와 와인을 마시는 동안 노동자와자연에 대한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타개할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계속될 것이다.
태양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의 근원이기때문입니다. 언제든 태양이 어디 있는지 자연의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마르쿠스가 설명한다. "사계절 태양이 비추는 나라에서는 특히 볕이 토양에직접 내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너무 건조하면 작물이죽고, 그 반대라면 잡초가 자랍니다. 조금이라도 생명이 있는 곳에는 잡초도 있습니다. 뭔가 기르고 싶다면 잡초를 뽑아야 하지만, 라운드업 같은 제초제는 쓰면 안 됩니다. 상황은 복잡합니다. 나무 그늘을 얻으려면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심을 나무는 토양만이 아니라 작물과도 맞아야 합니다. 모두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같은 일이죠. 같은 곡을 같은 톤으로 연주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나죠. 서로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겁니다."
"뿌리! 땅속에 묻혀 있던, 땅 위에 있는 가지보다도굵고 여기저기 뻗어 있는 뿌리입니다. 뿌리는 나무에 따라다릅니다. 뿌리는 땅에 따라서도 달라요. 뿌리는 영양분이있는 곳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물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나무에 물을 주면 뿌리는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며약해집니다. 좋은 땅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나무의 뿌리는 생명력이 있고 강합니다."
"거대한 나무는 땅속 깊은 곳에 있는 지하수를 향해뿌리를 뻗음과 동시에 땅 위로 끌어올리는 존재입니다. 휘발유를 한 탱크에서 다른 탱크로 옮겨본 적 있나요? 똑같습니다.
종합적 품질 실현의 전제 조건은 소비자가 지금보다쉽게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다. 만약 모두에게 충분한 정보가있다면 인증제도는 필요 없을 것이다. 생산자는 자신이 재배한 작물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무엇이 지속 가능한농업인지 알 수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력을 인식하고 단순히 경제적인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점점 더 많은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행동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유럽에서는 로컬 푸드, 탄소 발자국, 지속 가능성, 식품 이력 추적, 윤리성, 생태적 삶, 품질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지속해온 소비 방식이 어떻게 지구를 고갈시켰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간결한 것이 아름답다. 즉, ‘적을수록풍요롭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는데, 이는 더욱 널리 퍼져야 한다. 생활수준이 상승하고 보다 좋은 것을 소비하게 되었을 때, 품질과 윤리적인 면이 확보되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양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할것이다
문화가 시장을 만든다. 소비 성향과 습관은 문화에종속되며 시장은 소비 성향을 토대로 형성된다. 시장은 소비자인 우리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한다. 즉, 최종책임은 우리 소비자에게 있다. 기업은 다만 중개자이며 메시지의 전달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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