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선택
권인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열심히 용감하게 살아준 그 여자가 고맙습니다. 부천 성고문 피해자로 세상을 정말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주인공, 권인숙. 그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겨웠을 법도 한데 늘 새로운 선택에 주저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여자. 같은 80년대에 학교를 다니고, 그 시대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며 살았던 사람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여성학임을 깨닫고 유학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그녀. 본인 스스로는 약간은 하찮게 얘기하는 영화 보기, 소설책 읽기,텔레비전 보기.사실 그런 것들을 광적으로 즐기는 그녀의 일상이 모두 여성학 공부를 위한 텍스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늘 아이들과 밀착된 생활을 해야만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제게 딸아이를 키우면서 늘 거리 두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저의 육아를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평범한 여자로, 아니 훌륭한 여성학자로 우리 곁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세상의 약자,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곽재구의 포구기행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해뜨는 마을 해지는 마을의 여행자
곽재구 글.사진 / 열림원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가 그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엎드려 훌쩍였습니다. 옆에서 여섯 살 아이가 묻습니다.'엄마, 왜 그래?' '응, 책 내용이 슬퍼서.' 갯펄에서 정말 힘들게 반지락 잡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친정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친정 동네도 이런 포구 가까이에 있지요.하지만 바다가 보일 정도의 거리는 아닙니다. 그래서 포구에 떠 있는 배를 본 적도, 바닷물에 드리운 아름다운 노을을 본 적도, 갯내음을 물씬 맡아본 적도 없지요. 그러니 어촌에서 자랐다고 생각해본 적 또한 없습니다. 그런데 내 부모님께선 그 갯펄에서 반지락 잡아 우리 삼남매 교육 시키고, 결혼 시키고, 지금도 늘 뭔가를 해주시고 싶어합니다.

반지락 잡는 그 갯펄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막연하게 힘드시겠구나 생각은 했지요. 허리 한번 못 펴고 엎드려 있는 주름진 아낙들의 얼굴이 바로 내 엄마로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솟구쳤던가 봅니다. 시인의 여정을 따라가며 '나 홀로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던 자신이 정말 부끄러워졌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전화를 드려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