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포구기행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해뜨는 마을 해지는 마을의 여행자
곽재구 글.사진 / 열림원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가 그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엎드려 훌쩍였습니다. 옆에서 여섯 살 아이가 묻습니다.'엄마, 왜 그래?' '응, 책 내용이 슬퍼서.' 갯펄에서 정말 힘들게 반지락 잡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친정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친정 동네도 이런 포구 가까이에 있지요.하지만 바다가 보일 정도의 거리는 아닙니다. 그래서 포구에 떠 있는 배를 본 적도, 바닷물에 드리운 아름다운 노을을 본 적도, 갯내음을 물씬 맡아본 적도 없지요. 그러니 어촌에서 자랐다고 생각해본 적 또한 없습니다. 그런데 내 부모님께선 그 갯펄에서 반지락 잡아 우리 삼남매 교육 시키고, 결혼 시키고, 지금도 늘 뭔가를 해주시고 싶어합니다.

반지락 잡는 그 갯펄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막연하게 힘드시겠구나 생각은 했지요. 허리 한번 못 펴고 엎드려 있는 주름진 아낙들의 얼굴이 바로 내 엄마로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솟구쳤던가 봅니다. 시인의 여정을 따라가며 '나 홀로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던 자신이 정말 부끄러워졌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전화를 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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