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살면 강원도 여행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주말 가족으로 살다 보니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지난 주말 원주 와 살면서 처음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강원도인데도 속초는 원주에서 2시간 반이나 걸렸다. 미시령길이 생기는 바람에 예전보다 많이 빨라진 거라는데...
몇 년 만에 간 물놀이 시설(설악 워터피아)에서 아이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야간까지 신나게 놀았다. 이젠 아이들이 수영을 잘 하니 수영 못 하는 엄마를 끌어주는 상황이 되고... 아이들은 유수풀이랑 파도타기를 하고 나랑 남편은 뜨끈한 온천에 주로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설악 워터피아는 야외 온천이 있어서 좋았다.
근처에 있는 콘도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커텐을 걷었더니 울산바위가 떡 하니 보였다.
결혼 전 설악산 등반을 네 번이나 했으면서도 권금성 올라가는 케이블카 한번 못 타봤다는 나의 말에 간단하게 아침을 해먹고 설악동으로 갔다. 겨울인데도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올라온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저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회사가 박정희 집안 사람이라고 해서 놀랐다.
700미터를 케이블카를 타고 순식간에 올라갔다.
바다 근처에서 몇 년을 산 덕에 난 늘 바다가 그립다. 속초에 오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질 줄 알았는데 바다가 안 보였다. 바다가 보고 싶은 나를 위해 속초에서 점심을 먹고 그곳에서 제일 가까운 고성으로 올라갔다. 남편이 군생활할 때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에 가본 기억이 있다며...
청간정은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과 정선이 그림으로 남겨놓아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청간정에서 바라본 바다. 철조망이 보인다. 북한이 가깝다는 증거. 바다쪽으로는 접근 금지.
산 위에서 부는 바람보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더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