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야 아이들이 개학을 했다. 오가는 친구도 없어, 학원도 안 가... 그러다 보니 맨날 보는 얼굴이라고는 눈마주칠 때마다 잔소리 늘어놓는 엄마밖에 없었던 우리 남매.  

방학하자마자 외할머니댁에 가서 4일, 제주도 친할머니댁에 가서 9일을 보낸 다음 방학을 너~무나 심심하게 보낸 우리 아이들은 개학을 무지하게 기다렸다. 어젯밤 아들은 방문 앞에 오늘 입을 옷에 양말까지 챙겨 꺼내놓아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침에는 개학날 등교 시간이 8시 50분이었는데 8시가 되자마자 가방 들고 학교에 간다고 일어섰다.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었으면 말이지... 감격!!! 이렇게 개학을 기다린 건 학교 들어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방학 동안 나도 힘들었다. 처음엔 아이들 공부 빡 세게 시켜야지 싶어 계획도 짜고 열성을 보였으나 그동안 놀면서 자유롭게 지내는 게 몸에 밴 아이들은 내 계획을 2주일 만에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하자, 싫다 하는 아이들(특히 고집탱이  아들)과의 전쟁이 계속 되었다. 결국 게으르고 끈기도 없고 물러터진 엄마가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방법은 아이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이었으니... 

그래서 공부라고는 달랑 수학 문제집 한 권씩 푼 게 다다. 대신 매일 하루 한 편씩 영화를 보았고, 책은 무지하게 많이 읽었다. 주말마다 두 도서관에 다니면서 빌려온 책을 쌓아두고 온 방안을 굴러다니면서 읽은 우리 아이들. 이젠 도서관 어린이실엔 빌릴 만한 책이 없다고 허풍을 떨기도 한다. 이곳 도서관에 책이 다양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아, 나도 개학을 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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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2-0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학을 늦게 했네요. 며칠 나가면 또 바로 봄방학 할텐데 말이에요..
하여간 며칠의 자유부인(?) 축하합니다 ^^

소나무집 2010-02-12 09:04   좋아요 0 | URL
오늘 봄방학이라네요. 4일간의 자유였습니다.

치유 2010-02-1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했어요..^^_
덕분에 아이들은 훌쩍 컸을거에요.

소나무집 2010-02-12 09:05   좋아요 0 | URL
그랬으면 좋겠는데...
병원 한 번 안 가고 건강하게 방학 보냈으니 고마워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