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완도로 이사를 온 후 내내 정을 못 붙이고 외롭게 보냈는데 9월 초에 남편 입사 동기가 발령을 받아 이곳으로 왔다. 가족이 모두 이사를 왔는데 그 집에도 2학년, 4학년 아들 형제가 있어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오늘 딱 일 년 만에 그 가족이 지리산이 있는 남원으로 이사를 갔다. 짐 싸는 동안 우리 집에 와 있던 그 집 아이들과 우리 두 아이는 이별을 앞둔 거 맞나 싶게 시끌벅적하게 놀아댔다.

그리고는 차를 타고 떠나가는 친구들에게 아들이나 딸이나 "잘 가!" 한마디로 끝이었다. 섭섭한 구석이라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저것들이 일 년 동안 붙어 놀았던 거 맞아 의심이 갈 정도였다.

아빠의 직장(국립 공원이 전국에 있으니)  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니던 아이들이라 친구랑 헤어지는 것도 이젠 큰 일이 아니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승진해서 떠나는 거라 섭섭한 마음 대신 축하의 인사를 건넸지만 하루 종일 마음이 허전하다. 한켠엔 우리는 언제 떠나려나 하는 생각에 부러운 마음도 있고. 나이 차이(내가 네 살 위지 아마)를 떠나 아이들 학년이 같다 보니 엄마들끼리도 잘 지냈는데...

한동안 외출할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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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8-08-2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이틀 놀러왔다 가시는 분들도 보내기 섭섭하고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맘이 이상하던데 잘 지내시던 이웃이 떠나니 많이 허전하시겠어요.
더 좋은 이웃이 들어와 그 빈 자리가 어서 메워지면 좋겠네요.^^

소나무집 2008-09-01 13:04   좋아요 0 | URL
좀 허전한데 저도 늘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사는지라
이곳 분들은 안 사귀어지네요.

아영엄마 2008-08-2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완도 가신지 그리 오래된 편이 아니어서 오래 사귄 이웃이 없으실텐데, 가까운 이웃이 떠나 한동안은 마음이 많이 허전하시겠어요.아이들도 내색은 안 해도 자주 어울리던 친구가 떠나서 서운하지 않겠어요. (그럼 이제 다른 분이 발령받아 오시는 건가요?)

소나무집 2008-09-01 13:06   좋아요 0 | URL
이미 다른 분이 왔는데 가족은 안 왔어요.
아이들 학교 다니 전까지는 같이 다니는데
아이들 고학년 되면 아빠만 다니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도 작은 아이 중학교 다니기 전까지만 따라 다닐 생각이에요.

치유 2008-08-29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쩌나..그 맘 저도 알아요..토닥 토닥...

소나무집 2008-09-01 13:06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세실 2008-08-3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으로 다니시는군요. 충북에서만 움직여도 이동거리가 많은데.....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잘 지냈으니 많이 서운하시겠네요. 좋은 분 만나시길....

소나무집 2008-09-01 13:06   좋아요 0 | URL
그래도 서울에서 오래 산지라 마음은 늘 서울에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