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완도로 이사를 온 후 내내 정을 못 붙이고 외롭게 보냈는데 9월 초에 남편 입사 동기가 발령을 받아 이곳으로 왔다. 가족이 모두 이사를 왔는데 그 집에도 2학년, 4학년 아들 형제가 있어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오늘 딱 일 년 만에 그 가족이 지리산이 있는 남원으로 이사를 갔다. 짐 싸는 동안 우리 집에 와 있던 그 집 아이들과 우리 두 아이는 이별을 앞둔 거 맞나 싶게 시끌벅적하게 놀아댔다.
그리고는 차를 타고 떠나가는 친구들에게 아들이나 딸이나 "잘 가!" 한마디로 끝이었다. 섭섭한 구석이라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저것들이 일 년 동안 붙어 놀았던 거 맞아 의심이 갈 정도였다.
아빠의 직장(국립 공원이 전국에 있으니) 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니던 아이들이라 친구랑 헤어지는 것도 이젠 큰 일이 아니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승진해서 떠나는 거라 섭섭한 마음 대신 축하의 인사를 건넸지만 하루 종일 마음이 허전하다. 한켠엔 우리는 언제 떠나려나 하는 생각에 부러운 마음도 있고. 나이 차이(내가 네 살 위지 아마)를 떠나 아이들 학년이 같다 보니 엄마들끼리도 잘 지냈는데...
한동안 외출할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