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종이 인형들이 정말 예쁜 우리 문화 그림책

사시사철 우리 놀이 우리 문화 ㅣ 사시사철 우리 문화
백희나 인형 제작, 이선영 지음, 최지경 그림 / 한솔수북 / 2006년 8월

아이들이 <구름빵> 작가 백희나가 만든 책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관심을 갖고 본 책이다. 우리 딸은 책 내용은 하나도 관심 없다. 오로지 예쁜 닥종이 인형에만 정신이 팔려 만들어보고 싶다고 야단이다. 그게 만들려면 한지도 많이 사와야 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쩌고 하면서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핑계를 댔다. 끈질긴 딸아이는 인사동 가면 한지 사다가 꼭 닥종이 인형 만들어보자는 약속을 받아내고야 만다. 이거 만들려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유아들이 알아듣기 쉽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일단은 우리 딸처럼 닥종이 인형으로 표현한 그림에 시선 집중이다. 예쁜 인형들이 많아 사실 나도 탐이 난다. 그림을 끝까지 다 훑어보고 난 후에야 내용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설날에 하는 놀이, 정월대보름에 하는 부럼 깨기와 연날리기, 혼례 풍습은 아이들에겐 낯설 것 같다. 이참에 할머니 할아버지 결혼식 이야기도 들려주면 좋겠다. 그런데 신랑에 비해 신부 인형의 키가 너무 작다. 밭갈이하는 소에게 필요한 물건도 소개해놓아 옛날 농사법도 엿볼 수 있다. 제기차는 방법에 여섯 가지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단오 풍경을 그린 신윤복과 김준근의 그림은 어째 보너스 같다. 장승과 더불어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들, 풀로 만든 조상들의 생활 도구들, 한가위 소놀이굿도 재미있다. 가을걷이한 후에 곡식을 빻을 때 쓰는 옛 농기구가 정겹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한 책씻이, 털모자를 비롯해 옛날 아이들의 겨울 나들이 필수품까지. 

대부분이 사라져가거나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에 대한 것들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며 우리 조상들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