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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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학교에서 모자 독서 대회라는 걸 한답니다.

그래서 만들어본 대본입니다.

 

선우 : 안녕하세요? 저는 3학년 7반 강선우입니다. 옆에 계신 분은 저의 엄마입니다.

엄마 : 안녕하세요? 저는 선우의 엄마입니다.

선우 : <책 먹는 여우>는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책이에요.

엄마 : 그래. 엄마도 세상에서 이렇게 멋진 여우는 본 적이 없구나. 여우가 정말 책을 먹은  거 맞니?

선우 : 네, 맞아요. 보통 여우하고는 좀 다른 여우거든요. 책을 아주 많이 좋아해서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꼭 먹어치웠어요. 지식도 얻고 허기도 채운 거죠.

엄마 : 정말 특이한 여우로구나. 예전에 엄마 친구 중에도 영어 사전을 한 장 외울 때마다 뜯어 먹으면서 공부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비슷하네. 그런데 여우 아저씨는 책을 어디서 구했니?

선우 : 처음에는 서점에서 사 먹었는데 돈이 떨어지니까 매일같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는 책을 훔치다가 사서 아줌마에게 걸려서 출입 금지 당했어요.

엄마 : 그랬구나. 도서관에 가면 사서 선생님이 있지? 선우는 사서가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알고 있니?

선우 : 네, 엄마. 사서는 도서 대출, 반납 등 책을 관리하는 일이랑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한 전문적인 일들을 해요.

엄마 : 그래. 선우는 도서관에 열심히 다니기 때문에 잘 알 거라고 생각했어. 아마 여우 아저씨가 도서관 이용법을 잘 몰라서 책을 갉아먹고, 침을 묻히고, 소금과 후추까지 뿌려서 먹은 것 같은데 도서관의 책은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선우 : 도서관의 책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까 깨끗하게 보고 반드시 약속한 기간 안에 돌려주어야 해요.

엄마 : 그래. 잘 알고 있네. 아 참, 도서관에서 쫓겨난 여우 아저씨는 그 후에 어떻게 되었니?

선우 : 길에서 나누어주는 광고지랑, 생활 정보 신문, 헌 종이 같은 걸 먹다가 소화 불량에 걸리고 털도 윤기를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엄마 : 좋은 책을 먹을 땐 털에서 윤기가 흐르더니 그것 참 안 됐구나. 그러니까 너도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안 되는 거야. 꼭 좋은 책을 가려서 읽도록 해라.

선우 : 알았어요, 엄마. 그런데 좋지 않은 책에는 뭐가 있어요?

엄마 : 단순히 흥미만 불러일으키는 책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지. 그런 책에 재미를 붙여 계속 읽다 보면 마음까지 황폐해지고 결국은 행복한 책읽기를 할 수 없게 될 거야. 너희들이 좋아하는 흥미 위주의 만화를 예로 들 수 있겠구나. 만화책을 볼 땐 꼭 한 번씩 더 생각하면서 보도록 해라, 알았지?

선우 : 네, 엄마. 저도 여우 아저씨처럼 좋은 책을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 : 그래. 넌 책을 좋아하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야. 좋은 책을 읽다 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처럼 즐겁고 행복해진단다. 그런데 먹을 게 없어진 여우 아저씨가 굶어죽은 건 아니니?

선우 : 엄마, 여우는 머리가 좋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꾀를 냈어요. 바로 동네에 있는 길모퉁이서점을 털기로 한 거에요. 여우 아저씨도 그게 잘못된 행동인 줄은 알았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었대요.

엄마 : 도둑이 되었단 말야? 그러고도 여우 아저씨가 무사했니?

선우 : 아뇨. 당연히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지요. 거기다가 독서 절대 금지라는 벌까지 내려졌는 걸요.

엄마 :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 여우 아저씨가 책을 읽을 수 없게 되었으니 정말 괴로웠겠구나. 그럼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거니?

선우 : 아니에요. 여우 아저씨가 기막힌 생각을 해냈어요. 그게 뭐냐면요 바로 자기가 직접 책을 쓰기로 한 거에요. 결국 923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을 만들었죠.

엄마 : 그럼, 그걸 다 먹어치웠니? 

선우 : 아니요. 먹기 전에 옆에서 지켜본 교도관이 그걸 진짜 책으로 내는 바람에 여우 아저씨는 아주 유명한 작가가 되었어요. 그래서 자기가 쓴 책을 실컷 먹기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었대요.

엄마 : 역시 여우 아저씨답구나. 그동안 좋은 책을 열심히 읽었기 때문에 좋은 책도 쓸 수 있었을 거야. 그런데 여우 아저씨의 책이 다른 사람들의 책과 다른 점이라도 있니?

선우 : 그럼요. 여우 아저씨의  책에는 소금과 후추가 들어 있어요.

엄마 : 선우는 그 소금과 후추가 뭐라고 생각하니?

선우 : 저는 그냥 재미로 소금이랑 후추를 치는 줄 알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거에요?

엄마 : 소금과 후추는 바로 자기만의 생각이란다. 여우 아저씨가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똑같은 책을 읽고도 자기만의 생각을 더해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알았기 때문이지.

선우 : 그런 뜻이 있는 줄 몰랐어요. 엄마, 저도 여우 아저씨처럼 책을 많이 읽어서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엄마 : 그래. 좋은 책을 골고루 읽고 너만의 생각이 들어 있는 글을 많이 쓰다 보면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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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6-14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서재 구경왔어요. 따님이랑 독서 대회 잘 하시어요~~ ^^

씩씩하니 2007-06-14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님...일등은 따놓으신거 같애요..
진짜,원고가 넘 알차서리...고생 하셨지요??
사서란 전문적인 일을 한다,,,에서 가슴이.살짝 막혔지만요..ㅋㅋㅋㅋ
스포츠댄스화랑,,재즈댄스화랑 같은 걸 신는거 같은대..님 알아보시고 연락 주실래요???

프레이야 2007-06-1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학년7반 선우어머니, 소나무집님 서재에서 다향이 나요.
차분하고 은은한 서재 앞으로 기대할게요.^^

소나무집 2007-06-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글쎄 대본을 외워야 한대서 걱정이네요.이젠 그런 거 잘 안 되는 나이인지라...
씩씩하니님, 글 쓰는 건 할 수있는데 앞에 나서서 뭘 하는 걸 싫어하는지라 원...
혜경님, 네, 천천히 바뀐 서재 적응하면서요.

보라소 2007-06-22 0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이와 함께 좋은 대화를 이어가셨네요. 대단해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소나무집 2007-06-2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 하라고 해서 한 번 해본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