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넌 최고의 고양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0
후지노 메구미 지음, 아이노야 유키 그림, 김지연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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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매일 글쓰기 [정화수는 필요 없다]



치사하지 않게 살기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된다. 회원모에게 갑질을 당해보고 나니 나는 혹여 갑에 놓인 상황에서 이렇게 비열하게 행동한 적은 없었나 생각하게 된다. 갑과 을의 관계는 결국 다 돈과 관련이 있으니, 나는 갑의 영역에 많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갑의 영역이었지만) 금수저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고 그래선지 나는 을의 입장에만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분명 어떤 부분 갑의 영역에서는 그 여자같이 경박스러운 행동을 했을지 모른다. 잠을 자다가 분해서 벌떡 일어나 발바닥 밑에서부터 일어나는 깊은 빡침으로 쌍욕을 십분간 하다가 잠을 자야 하는 일들을 나도 누군가에게 했을지 모른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들었던 대사에 그런 말이 있었다. 나는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왜, 모두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나의 화난 감정을 상대방에게 쏟아 놓고 싶지는 않다. 적당히 화난 감정을 다스리고 싶은데 나이 먹을수록 분노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동생이 상황을 다 듣더니 적당한 응수를 해줬다. 이럴 때는 상스러운 욕을 같이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세상 끝 나락에서 일자무식으로 태어나 오로지 쌍욕 말고는 할줄 아는 말이 없는 사람으로 잠시 빙의 할 때 같이 응수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분노를 못 참으며 바르르 떨고 있을 때 동생이 말했다. 언니 정화수를 떠 놓고 기도해. 마음을 다스려봐.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가슴이 답답하면 그렇게 한강을 뛰던데 (서울에 살았을 때도 나는 한강을 아침에 뛰어 본적이 없다) 그것도 아닌 물 떠 놓고 마음 다스리는 기도라니. AI가 판치는 세상에 이 신박한 무속 신앙은 무엇이란 말인가.




어쩌다 걸린 김광석의 1987년 동영상을 유투브로 보면서 가사를 노트에 적어 보았다. 어린 김광석의 목소리도 좋았고 저질 화질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 김광석이 또 얼마나 보고 싶어지던지. 그런 마음으로 가사를 보고 같이 노래도 불러보니 마음이 한결 좋아졌다. 정화수는 필요 없다. 김광석의 목소리가 나의 힐링이고 위로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려 본다.






영상속 자막의 1997년이 아닌 1987년의 영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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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08-11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노와 스트레스가 꽉 차서 저의 지친 마음을 달래는 정화수는 책이에요. 그렇지만 너무 힘든 날은 책을 아예 보지 않고 일찍 자요. 자고 나면 어제의 힘든 기억이 어느 정도 잊히거든요.

며칠 전에 우주의 기원을 주제로 한 책을 읽다가 문득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가 생각났어요. 그 노래를 몇 번 반복해서 들으면서 책 서평을 썼어요.

오후즈음 2024-08-26 21:30   좋아요 0 | URL
너무 힘든 날에는 저는 책이 눈에 안 들어 오더라고요. 읽는 것은 힘들어요. ㅜㅜ

사이러스님이 쓰신 김광석 얘기를 보고 저도 여러 동영상을 찾아 봤습니다. 많이 그립네요.
 

어째든, 매일 쓰기 [벌써 내일부터 출근_ 휴가 끝]




4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오면서 결심했다. 거실과 안방에 꽉 차 있는 책들을 정리하겠다고. 15개 칸이 있는 책장 3개중 하나는 꼭 버리고 다음 집으로 이사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그해에는 많이 읽고 정리해서 약 200권정도 정리 했는데, 가지고 있는 책이 워낙 많으니 정리해도 티가 안 났다. 7년 동안 연락을 안했던 남자 사람 친구가 연락이 왔기에 버릴 책 200권의 사진을 보이며 가져가라고 했더니 다음날 차를 가지고 와 쓸어갔다. 200권의 책을 정리하며 마음 한편에 이제 나도 미니멀한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인가 생각했지만 어림없는 얘기다.




다가오는 11월에는 이곳에서도 이사를 가야 하는데, 그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 많은 책을 가져가야 하는 것일까. 책을 정리하겠다면서 작년과 올해도 150권 정도의 책을 구매했다. 그중 30권 정도만 읽고 팔았다. 눈앞에 놓인 책들을 다 읽고 리뷰를 올리고 알라딘에 팔고 싶은데, 그건 이루지 못할 꿈이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로 읽는 책마다 리뷰를 쓸 수 없다. 삶이 마음 먹은 대로만 됐다면 나는 백억대 부자가 됐겠지.


하루에 독서 30분, 운동 30분, 글쓰기 30분이 이토록 지키지 어려운 일이라니. 뭘 하겠다는 의지가 이토록 없다니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이건 또 그냥 나의 내적 분열만 있을 뿐, 변화가 없다. 우리 루키처럼 귀여운것만 가지고 먹고 살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집에 텔레비전이 없으니 올림픽 소식을 찾아 봐야 알 수 있다. 그걸 인터넷으로 찾다보면 이런 저런 기사에 걸려 나도 모르게 멀리 인터넷 기사에 떠 밀려가 있어서 본래의 목적을 잃고 다른 헛짓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기억나는 단어들 검색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추억에 빠져 오래전 상처들이 되살아오는 지랄 맞은 기억에 삶을 비관하게 된다. 이런 루트를 하루에 서너 번 하고 나면 하루가 저물고 그렇게 책을 읽는 시간은 없어져서 피곤한 정신으로 잠을 자고 있다. 이런 날들이 휴가를 지배했다.



휴가 때 읽겠다고 쌓아 둔 책들은 있던 자리에 다시 들어갔다. 며칠 전 책을 많이 읽어도 인성이 성숙되지 못하는 현실을 슬퍼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읽으면서 부족한 인성을 좀 채워야겠지. 그런 마음으로 모아 놓은 휴가철 책 탑들은 쓸모없는 힘만 들었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 놓은 집이 시원한데도 마음속 어딘가 많이 불편한 날들이라서 ( 그 얘기는 앞 포스팅에 쓰여 있다) 눈에 글자들이 안 들어 왔다. 그렇게 일주일의 휴가가 사라졌다. 젠장. 내일부터 출근이라니. 내일부터는 이런 불평을 하지 않고 달려보자







2박 3일로 다녀온 속초의 저녁 모습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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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08-05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이든 휴가든 그때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생각해 놓고선 정작 읽은 건 많이 없어요.. 다른 책을 읽든가 책 안 읽고 딴짓을 해요.. ㅎㅎㅎ 주말이나 휴일 마지막 날이 돼서야 처음부터 읽기로 했던 책이 이제 눈에 들어와요... ^^;;

오후즈음 2024-08-11 19:29   좋아요 0 | URL
몇년째 휴가때 혹은 긴 연휴에 읽을 책을 탑으로 쌓아 놓았는데 단 한번도 클리어 한적이 없습니다. ㅠㅠ
 

아무튼, 매일 글 쓰기 [아직 어른 되기 멀었나]




7월 첫 주가 중고등 아이들 시험이었다. 그 시험을 위해 3주 정도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출근해 시험 대비를 했다. 시험을 잘 봐야 아이들이 학원을 계속 다닌다고 생각하니 주말 반납을 아쉬워하면 안됐다. 중학교 때는 매번 백점을 받다가 고1 올라가 처음 치른 중간 고사때 3개를 틀린 회원이 속상해 했었는데 기말은 1개를 틀렸다. 오른 성적에 좋아했는데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성적이 올라 다행이라며 올영 기프티 카드까지 보내며 아이를 격려했다. 그렇게 삼일이 지나고 회원 모가 전화가 왔다.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나는 당황스러웠다. 성적이 떨어졌으면 당연히 학원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 할 텐데 성적도 올랐는데 왜 그만두는 것일까. 무엇보다 왜 그만두는지 회원모도 모른다고 했다. 무조건 안 다니겠다고 했다고. 아니 이렇게 무조건 안가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보내준 기프티 카드는 왜 받았지? 성적 올라 너무 좋다. 방학에는 2학기 준비 더 잘하자 했는데, 알겠다고 대답할 때는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은 그럴 마음이 없는데 학원 쌤은 혼자 흥분하면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선생님 헛물켜지 마세요. 아니 선생님 왜 혼자 난리? 뭐 이런 느낌이었을까?




일주일의 시간이 지난후 나름의 이유를 찾아보았다. 그 학원생과 같이 다니는 한 학원생이 떠올랐다. (우리 학원은 국영수 모두 하는 학원이다) 걔는 영어만 다니는 회원인데 국어 시험은 늘 백점이라고 했다. 가끔 걔가 자긴 국어 공부 안 해도 공부 잘한다고 얘기를 하고 다녔고 그 회원이랑도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다. 그때 나는 걔와 친한 회원이 자신은 공부를 해도 백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차라리 공부를 하지 않고 지금의 점수를 받는 것이 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난 공부 안 해도 이정도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어깨 뽕을 받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얘기를 동료 학원 쌤들과 하며 나름의 통찰력을 지녔다며 잘난 척했다.





아니었다. 나의 오해였다. 학원을 그만두는 그 회원은 나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었다. 어느날, 지정된 시간에 와야 하는 회원은 학교에서 탁구를 치다가 늦게 온 적이 있었다. 국어 수업이 끝나고 영어 수업으로 교실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에게 오늘은 국어 수업을 조금만 하고 영어 교실로 이동하라고 얘기했었다. 내가 늦어지면 영어 쌤도 수업이 늦어지기 때문에 늘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라 내가 조금만 하고 영어 수업을 더 하라고 보냈다. 그때 회원은 생각했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이 주시는 귀한 수업비에 맞춰 수업을 하고 가야 하는데, 저 학원 쌤이 다 가르쳐주지도 않고 자신을 다른 교실로 보냈다고. 이런 얘기를 영어쌤과 하는 것을 원장이 들었고 그 얘기를 오늘에서야 나에게 전달되었다.




본인이 늦게 오고 본인의 시간만 중요하고, 시험대비 때마다 한 달 정도를 주말에 나와 수업을 해주는 그 시간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마인드에 화가 났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아, 참 부끄럽구나. 동료 쌤들에게 학원을 그만두는 이유에 나는 포함은 하지 않고 다른 이유들만 찾으며 얘기 했구나. 왜 나 때문이라는 생각은 안했을까. 책을 많이 읽으면 뭐하나, 이렇게 성찰도 못하는 지적 허영심을 가져 뭐하나. 어제 잠을 못 잤다. 사실 그 불면에는 나를 반성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회원의 원망과 이 얘기를 안 해 주고 내 잘못은 생각도 안하고 회원 책임 얘기 할 때 가소롭게 나를 보았을 영어 쌤에 대한 원망이 있었다. 그러니까 책을 읽으면 뭘 하냐고. 내 잘못은 생각도 못하면서.




얼마전에 끝난 드라마 [졸업]을 보면서 나름 가슴에 와 닿는 대사가 있었다.




“애들은 시험을 잘 봐도 학원을 그만둬, 왜? 본인이 잘나서. 시험을 못 봐도 그만둬. 왜? 선생이 무능해서”

학원 선생을 하겠다는 위하준에게 정려원의 충고였다. 학원생들에게 정을 주지 말라며. 그 이야기에 한숨이 길게 나왔다. 부끄럽고 화도 나고 분노도 이는 이 감정으로 휴가가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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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이 늦어지니 뭘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뭘 하게 되면 잠을 늦게 자게 되고 조금만잠이 부족해지면 너무 피곤해진다. 암 수술 후 수면이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느끼게 된다. 암 수술을 한지가 벌써 2년이 흘렀지만 앞으로 3년 동안 잘 관리해야 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업무를 하고 있지만 나도 잊고 있고 내 주변인들도 잊고 있다. 내가 아직 암환자라는 걸.



더 이상 암 추적 검사를 하지 않고 더 이상 소견이 없을때 ‘완전관해’라고 하는데 그 상태가 오기까지 나는 3년을 더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먹고 사는 날들에 ‘완전관해’를 바라며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중 육체적 고단함보다 정신적 스트레스 관리가 너무 힘들다. 그 스트레스와 글쓰기가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누군가는 화를 글 쓰는 걸로 푼다던데, 나는 그런 능력이 없다.





어쨌거나 뭔가를 쓰고 싶은 마음은 늘 굴뚝같지만 하루가 다르게 늙어선가 노트북 전원 하나 켜는 것도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무엇보다 뭔가를 쓸 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더 큰 좌절이긴 하지만. 읽지는 않지만 사고는 있는 책들을 진열하는 일은 그만하고 싶다. 사는 족족 다 읽어 버리고 싶다. 아무튼, 이제 뭐라도 쓰기 시작이다.





우리 루키는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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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4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7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4-07-15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재취업 해서 공장에 다녔을 때 책 펼치는 것이 힘들었어요. 책은 읽고 싶은데 글자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책을 안 봐서 글을 못 썼어요. 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면 몸이 무거워지네요. 제가 지금 출근해야 해서 현재 기분 상태가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

오후즈음 2024-07-27 17:10   좋아요 0 | URL
어느날부터 사이러스님 글이 없어서 궁금했었습니다.
저는 정신이 육체를 늘 이기지 못하더라고요. 늘 퇴근후 쓰러져 자는게 다입니다. 정말 너무 너무 힘듭니다. ㅎㅎ 무더운 여름 잘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