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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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면서 익숙한 것을 발견할 때 그 아늑한 즐거움을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그런 아늑한 즐거움을 주는 몇 안 되는 작가가 내게는 김려령이라는 작가였다. 그녀의 첫 번째 작품 [완득이] 때문에 두 번째도 좋았고, 세 번째도 좋았다. 언젠가 내가 배웠던 교수님이 작가나 감독등,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이든 세 번째 이후부터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동안 자신이 하고 싶었던 얘기, 주변에서 경험했던 얘기들을 소재로 써 먹고 나면 그 이후부터 진짜 작가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고.  

 

[너를 봤어]는 엄밀히 따지면 청소년 문학을 써 왔던 김려령의 첫 번째 성인(?) 장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작품을 그녀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로 보기 어렵다고...나는 그렇게 정의하고 싶다. [너를 봤어]는 그녀가 정말로 작정하고 쓴 청소년의 꿈과 희망과는 이제 멀어져 지금 살아가고 있는 나약한 어른의 이야기다. 그녀의 이색적인 행보라는 생각도 들지만 뭐, 장르 소설 쓴 작가가 계속 장르 소설을 쓰라는 법이 있겠는가. 하지만 역시 뭔가 좀 어색한 것은 있다. 그녀의 기존 작품을 기다렸던 독자, 팬으로 어쩌면 나는 여전히 그녀의 머물러 있는 정체성을 그리워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냥 또 다른 완득이가 달려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도.  

 

유명한 소설가 수현은 편집자가 되었다. 그리고 유명한 소설가 아내는 그녀의 이복형제가 함께 한 출판사에서 책을 내며 갑의 지위를 지키며 부와 명예를 쌓았다. 하지만 그녀와 수현은 이상하게 서로에게 끌리는 사랑이 없다. 간혹 나는 이런 설정이 너무 식상하다. 사연없이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아무런 감흥 없이 부부로 살아가며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설정, 이게 뭐 산뜻하지가 않고 특별하게 호들갑을 떨며 둘의 관계는 왜 이런 거냐는 궁금증도 안 일어난다.  

그런 그들이니까 당연히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 올 것이고 그리워 할 것이고 불륜을 일으킬 것인데 뭐 뒷일도 궁금하지 않겠다며 책장을 덮고 싶었는데, 역시 나의 예상대로는 진행되지는 않는다.  

 

수현 사이에 놓인 영재와 이제 떠나가 버린 부인과의 묘사에서 사실 나는 계속 부인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부인이 계속 수현의 사이에 머물고 있는 줄 알았지만 수현이 사랑하지 않았던 부인을 놓아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가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던 그 반짝이는 보료에 앉혀 놓고.

 

 

어른이 된 어른이 이제 사랑을 해 보겠다고 하는데, 그 순간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에서 역시 인생은 순탄하게 가지 않는 것이 진짜인가, 생각하게 되는 순간 소설은 끝이 났다.

 

 

소설의 표지가 왜 물속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름 이유 있는 표지 선택이라서 의미가 있었지만, 역시 나는 작가의 반전 소설에 살짝 당황스럽다. 나는 대체, 그동안 그녀의 소설을 어떤 것을 읽은 것일까.

그렇다고 늘 그녀가 완득이 같은 소설만 쓰길 바라지는 않는다. 작가의 또 다른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길 바라마지 않지만 너무 순식간에 변한 모습이라서 당황스러운 느낌은 떨칠 수 없다.

 

 

그동안 전작들의 소설에서 대사들이 참 살아 있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이번 소설의 대사들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작가만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함축적인 얘기가 너무 많고 입에 붙지 않는 대사들이었다. 무엇보다 어색한 혹은 필요 없는 대사들의 줄 간격이 아주 많이 눈에 보여서 내가 엔터를 치며 줄어 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역시...나는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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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다, 삼냥이 - 대한민국 대표 캣맘과 세 고양이가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으로의 초대
황인숙 지음, 염성순 그림 / 오픈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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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시인의 시집을 두어 권 읽었을 뿐, 다른 책들은 전혀 보지 않았다가 읽게 된 이책의 매력에 빠져서 한참을 고양이에 대한 사라졌던 열망을 다시 불타오르게 했다. 그동안 오랫동안 키웠던 강아지 우리 찌비와의 이별 때문에 동물을 키운다는 것,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책임을 진다는 것의 묵직한 마음 때문에 되도록 이런 책임에 대한 나의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다시 들 때까지 키우지 않겠다며 접었던 고양이와의 동거에 대한 갈망과 꿈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말았다.

 

 

황인숙 작가의 집에 살고 있는 보꼬, 명랑이, 란아의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이뤄진 그녀의 세 고양이의 동거 얘기가 어찌나 알콩달콩한지. 달달한 차 한 잔을 홀짝 마시면서 읽다가 차가 모자라 몇 번씩 더 우려낸 차를 마시고 또 마시며 다 읽는 책이 너무 아쉬워 몇 장은 남겨 놓고 잠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내게는 고양이가 너무 간절했다. 보드라운 털을 부비고 싶고, 말랑한 발바닥을 만지며 늘 호기심 많은 그 얼굴을 한참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맞이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없으니 남이 키우는 고양이 얘기에 이렇게 열망하며 들뜰 수밖에.

 

 

이용한 시인의 그동안 고양이 시리즈를 읽으며 왜 유독 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사납거나 인색할까 참 안타까웠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에 대한 책은 강아지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고, 고양이에 대한 탐닉은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유기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많은 반성 아닌 반성도 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 그 동물이 반려 동물로 되어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일정 부분은 분명 포기해야 하는 일상이 있다.

 

 

오랫동안 키웠던 우리 집 개 찌비도 그랬다. 자율 급식이 안되는 녀석이라서 아침, 저녁을 따로 줘야 했다. 공복 기간이 길면 위액을 뿜어대는 녀석이라서 더욱더 자율 급식은 할 수 없고, 시간 맞춰 밥을 줘야 했다. 그래서 저녁에 항상 집에 누군가 있어야 했다. 간혹 어쩔 수 없이 저녁 늦게까지 못 들어오는 날이 생기면 밖에서 친구들과 술 먹던 동생은 집으로 차를 몰고 와 저녁밥을 주고 (그전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환영 세레모니를 30분간해서 그것 다 받아주고 안 나갈 것이라고 안심 시켜주고) 밥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일행들과 만나는 이런 일을 가족이 모두 짜증내지 않고 했었다. 어떤 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등가교환의 법칙]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업둥이들을 가족으로 맞아 살고 있는 작가에게 구조를 기다리는 고양이를 보면 모두 찾아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며 더 이상 들이지 못하는 업둥이들에 대해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장면도 그냥 행복해 보이는 것은 그런 것까지 모두 행복으로 알고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어느 구석에서 울고 있는 고양이의 존재를 알리며 구조해 주기를 바라는 아래층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며 제발, 나에게 오지 말라며 기도하는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엽게만 느껴질까.

 

 

가장 감동인 에피소드는 단연코 ‘열무’ 얘기였다. 자꾸만 생기는 업둥이들을 더 이상 보낼 곳이 없어 답답할 때 너무나 쉽게 고양이를 키우겠다며 받아준 친구. 하지만 역시 반려 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많은 인내와 책임감이 있는 것이다. 열무가 너무 좋아서 열무라는 이름까지 지어줬지만 역시 그 친구분은 열무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1년 정도 키웠지만 아무래도 고양이를 키울, 반려 동물을 맞이할 마음의 공간이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친구분의 마음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결국 열무를 다른 곳으로 보냈는데 열무가 그 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계속 밥을 안 먹는다고 한다. 며칠째 밥을 먹지 않는 열무 때문에 다시 찾은 친구분이 준 사료를 먹고 떠난 주인을 다시 기다리며 금식에 들어간 열무 때문에 친구는 다시 열무를 키우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마치 맨날 술 마시고 두글겨 패도 절대 이혼 도장 안 찍어주는 마누라 같다는 말에 웃음이 난다.

 

고양이의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한 이 부분에서 눈물이 사실 좀 왈칵 나왔다가 들어간 부분이다. 동물들은 자신이 왜 버려지는지 모르고 또 세상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는 개와 고양이들도 많다. 날로 늘어나는 유기 동물들이 안쓰럽고 처량하다.

 

“ 사랑이라는 게 감정 상태인지 영적 상태인지 헷갈리게 하는 그 행복감” P275

 

이라는 작가의 말에 오물거리는 잡은 입을 가진 노랑 고양이를 꿈꿔봤다. 내게 그 어던 상황에도 손잡은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고 감당 할 수 있을때 꼭 만나고 싶은 하얀 발을 떠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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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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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파괴된 자연환경을 극복하려는 다큐는 많은 반성을 낳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움직임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요즘 한창 토요일 저녁에 하고 있는 KBS 인간의 조건에서 몇 달 전에 실천한 쓰레기 없이 살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살고 있는지 실감나게 보여줬다. 또한 그 프로를 통해 우리가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있는 물이나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의 생활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다. 좀처럼 티비를 봤을 때의 반성은 습자지보다 얄팍하여 쉽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2010년 3월 사람들이 버린 플라스틱 페트병 1만 2500개를 모아 배를 만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호주 시드니까지 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향해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아니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대부분 이런 무모한 여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큐로 보여줘도 사람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 소비 형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의 이런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이것이 우리가 얼마큼이나 바뀔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2010년 3월 배를 만들어 미국에서 시드니까지 가게 되지만 그의 여정은 그 이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의 주원료가 된 페트병을 모으는 일, 페트병을 잘 건조시켜 배의 모형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에게 사실 감탄하게 된 것은 이 페트병을 모아 배를 만들 때 필요한 접착제 또한 친환경 접착제를 찾는 일이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띄운 그 배는 오로지 환경을 위한 재료들로 만들어 졌으며 자연을 해치지 않는 그의 노력이 몇 년 동안 투자되어 만들어 진 것이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배는 129일을 향해를 해서 시드니로 도착하기까지 많은 태풍과 시련을 만나지만 누구하나 크게 다치는 일 없이 도착한 그의 배의 모습에 마지막 감동이 살짝 아렸다. 무엇보다 소금기에 젖은 몸이 상처를 입고 치유되는 그 과정이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쓰라린 그들의 그 고통과 노고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들이 만난 해양 동물이 좀처럼 없다는 얘기가 참 슬프고, 바다를 항해하니 당연히 많은 물고기를 잡아먹었겠다 생각했는데 단 3마리에 그쳤다는 얘기가 믿기지 않는다.

 

 

간혹 마트에 가면 많이 쌓여있는 냉동 새우 칸을 접하게 된다. 대형 마트이니 정말 많은 대용량의 새우들이 얼려 있다. 그것을 볼 때도 나는 이 많은 새우가 바다에 다시 나타날 때까지의 날들이 궁금해지고 너무 풍족해 보이는 대형 마트가 간혹 불편하다. 인간은 너무 많은 것들을 소비하며 살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아직도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는 정 반대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지만 그곳을 벗어난 지역의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혜택을 자연에게 빼앗으며 풍요롭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때이다.

 

[설국열차]를 보면서도 생각했던 일이기도 하고, 며칠 전 2050년에는 겨울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기사에 인간이 만들어 놓은 편하고 좋은 시설로 지구를 너무 아프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다. 또한 기후가 바뀌어 먹이가 없어 죽은 북극곰의 사진이 아른거린다. 단단하게 언 얼음을 지나 물개를 잡아먹으며 살아야 하는 북극곰들이 단단한 얼음을 건너지 못하고 먹이 없이 그 큰 덩치에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어 죽었다니. 이런 쓸쓸한 기사들은 앞으로 더 많이 흘러나올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부터 바꿔 나가야 할 것이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더운 날씨에 나 또한 에어컨 없는 우리 집에도 이제 에어컨을 사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위를 잘 견뎌서가 아니라 정말로 지구를 위해 나는 에어컨 없는 집에서 몇 년째 살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같이 숨이 헉헉거리며 막히는 이런 날은 에어컨 없이는 못살겠어서 간혹 냉방 빵빵한 커피 전문점으로 피신을 해 책을 읽거나 노트북 게임 삼매경에 빠지고 만다. 이런 내가 무슨 지구를 생각하며 환경을 걱정한단 말인지.

 

파리에서 돌아온 날 너무 더워서 그날 잠결에 에어컨을 꼭 사야겠다고 했던 말을 다시 주어 담으며 한해 더 버텨보자고 다짐을 해 본다. 그리고 전기 절약은 당연하겠지만 물 전략 또한 중요하다. 사워시마다 써대는 바쓰 용품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설거지 때마다 거품 가득 뿜었던 주방 세제 또한 쌀뜨물과 베이킹 소다를 풀어 만들어 쓰기로 다짐했지만 사실 이것이 얼마나 갈지, 그것 또한 나도 모를 일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작은 구멍이 점점 더 커지기 전에 좁혀야 하는데,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실천했으면 참 좋겠는데 나 또한 이런 마음이 쉽게 사라질까봐 걱정이다. 우선 나부터 좀 오랫동안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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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사장으로 사는 법 - 내가 만드는 주말의 기적이 시작된다
마츠오 아키히토 지음, 전주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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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장으로 사는 법

 

 

인생을 바꾸는 무한 도전, 주말시장.

 

 

몇 년 전 재미삼아 본 점집에서 같이 갔던 지인들에게 모두 자기 사업을 하라는 점괴가 나왔었다. 모두들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퇴직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그냥 재미삼아 본 점괴에 다들 흥분하며 창업을 하면 훨씬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며 어떤 창업이 맞을까 고민했었다. 사실 꼭 점괴가 그렇게 나왔다고 해서 하고 싶다기 보다 직장 상사 눈치 보며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받으며 있느니 내 장사 하면서 마음 편히 있자는 생각이 더 지배적으로 창업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

 

 

[주말 사장으로 사는 법]은 이런 마음을 충족시켜줄 얘기가 가득할 줄 오히려 나를 더 냉정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가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창업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런 경우는 복불복의 결과를 주는 것 같다. 작은 아이템을 꾸준히 가지고 생각하며 차려 대박 나는 사람도 있지만 뭐든 어설프게 아무 정보 없이 시작하면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리는 일이 다반사다.

무엇보다 창업을 통한 장단점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냉정한 평가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창업의 장점은

1.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할 수 있다.

2. 스케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3. 일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의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

4. 평가가 100%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창업을 단점은

1. 모든 위험을 자신이 감수해야 한다.

2. 회사라는 간판이 없어지고 사회적인 신용도가 떨어진다.

3. 일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다.

 

 

위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오히려 장점이라고 말한 내용이 그렇지 않은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기는 하겠지만, 스케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부분은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 어떤 창업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선 직장은 주말은 쉰다는 개념이 있지만 대부분의 창업인 먹을거리인 대상은 쉴 수 있는 여건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더 열심히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 같다. 주변에 상권을 어떻게 맞이하냐에 따라 다른 부분도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평가가 100%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반면 그에 상응하는 실패의 부담감도 모두 나 스스로가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남의 돈으로 차려진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내 쌈짓돈을 가지고 시작하는 일이라면 더욱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 생활은 마음 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속된 말로 “남의 돈 먹기 어렵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래서 꾸역꾸역 힘든 직장 생활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가볍게 할 수 있는 주말 창업이 있다면 그동안 앞에서 얘기했던 창업의 부정적인 내용에 수정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어떤 일을 결심했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아주 가볍게 작은 창업 아이디어를 만들어 일을 시작한다면 이것처럼 금상첨화가 더 어디에 있겠는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내가 사장으로 있는 그 공간을 통해 어쩌면 전혀 이해 못할 직장 상사, 혹은 대표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경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요즘처럼 고령화 사회가 되는 요즈음, 퇴직하고 나서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면 주말 사장으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워밍업으로 시작한 일이 주가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주말창업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정보 수집을 위한 독서가 또 창업의 시작이 될 수 있겠다 생각되는 독서만큼 중요한 일은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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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쉬게 하라 - 나를 괴롭히는 집착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정은지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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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연락을 한동안 못했던 지인을 오랜만에 만났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도 얼굴이 많이 핼쑥해 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얼굴은 그가 얼마나 고민이 많았거나 업무가 힘들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매번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겠다는 그녀의 몸과 얼굴은 너무 심한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홀쭉하다 못해 아파보이기까지 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사회생활 속에 절을 떠나지 못하고 밥벌이를 해야 하는 그녀는 직장 상사와의 마찰로 많이 힘들어했고, 둘 중 누군가 떠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그런 지경에 이르렀었다. 강철 같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그녀가 어느 날은 퇴근하고 돌아와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며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일화를 들으니 우리가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힘들면 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녀뿐만이 아니라 나 또한 직장을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 조직의 불만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 때문이었다. 마음 고생하는 것이 싫었고 인성이 성글지 못한 나였지만 상대방은 더 형편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무시했었다.

 

 

[생각을 쉬게하라]를 읽으면 그동안 내가 평가하며 단호하게 뿌리치며 떠났던 직장 속에서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됐다.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지금은 그때의 나의 실수와 잘못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나는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또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데 나는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그의 허점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동안 일본의 스님들이 낸 책들 중 [생각 비우기나], [화내지 않는 연습]같은 책을 통해 마음의 수련을 쌓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 책 또한 마음의 수련을 쌓고 마음을 다듬으며 나도 완벽하지 않으니 상대방도 그런 사람으로 그의 허물도 덮어주고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뭐가 잘났다고 남들한테는 그렇게 강력한 잣대를 들이대며 살았나? 후회가 밀려오는 것이다.

책은 일화를 소개하고, 그 다음은 그것에 맞는 구절들을 소개한다. 한 장에 적힌 문장이 많이 없는 것도 있는데 한 장의 무게가 수십 권의 책보다 더 묵직할 때가 있다. 가끔 마음이 복잡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소장해야겠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책을 통해 반성을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욕심을 버려라, 비워라, 남을 탓하지 말고 너를 탓해라…….등등 이런 글귀가 때로는 부족한 나를 일깨워주기도 하지만 나의 부족만 탓하기엔 세상이 그렇게 깨끗하고 올바르지 않지 않나. 나는 그렇게 생각이 된다. 내가 나만 탓하기에는 너무 억울한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나만을 탓하지는 말자. 물론 남을 탓해봤자 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니 소용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래서 남을 탓하기보다 나를 탓하며 그 일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를 너무 탓하여 나를 모자란 사람으로 만들면 그것 또한 나를 너무 부족한 사람으로 만드니 이것은 또 나를 탓하며 살기엔 너무 억울하니 나를 탓하지만 그의 부족함을 함께 인지하며 빨리 잊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걸 가지고자 하는 욕심은 손에 쥐고 있는 행복까지도 빠져나가게 만든다.” P37 -담마파다

 

 

위의 얘기는 참 식상한 얘긴데도 정신이 번쩍 든다. 어쩜 나를 전부 탓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설교를 늘어놓은 자는 고상하고 품위 있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말을 늘어놓아도 그게 말뿐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소를 치는 자가 타인의 소를 가르치려 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럴싸한 말을 늘어놓아도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단지 한심한 게으름뱅이에 지나지 않는다.“” P55 _ 우다나바르가 제 4장

 

 

주변에 남에게 훈수를 잘 두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정말 이런 저런 말로 사람들을 혹하게 만들고 훈수를 두거나 혹은 가혹한 말로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이 구절을 읽는데 나는 그녀가 떠올랐다. 훈수를 잘 두며 남에게 이런 저런 코치를 하며 남의 험담을 일삼는 그녀에게 누군가 이런 얘기를 전해준다면 그녀는 이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선 내게 이런 얘기를 누가 한다면 나 또한 어떻게 그 얘기를 받아들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이다.

마음을 지배한 자가 삶을 지배한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만 믿고 의지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힘든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일지라도 요즘 같아선 나는 정말로 나를 의지하며 나를 믿으며 나의 삶을 지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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