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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쉬게 하라 - 나를 괴롭히는 집착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정은지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715/pimg_759890176874425.jpg)
자주 연락을 한동안 못했던 지인을 오랜만에 만났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도 얼굴이 많이 핼쑥해 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얼굴은 그가 얼마나 고민이 많았거나 업무가 힘들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매번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겠다는 그녀의 몸과 얼굴은 너무 심한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홀쭉하다 못해 아파보이기까지 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사회생활 속에 절을 떠나지 못하고 밥벌이를 해야 하는 그녀는 직장 상사와의 마찰로 많이 힘들어했고, 둘 중 누군가 떠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그런 지경에 이르렀었다. 강철 같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그녀가 어느 날은 퇴근하고 돌아와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며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일화를 들으니 우리가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힘들면 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녀뿐만이 아니라 나 또한 직장을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 조직의 불만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 때문이었다. 마음 고생하는 것이 싫었고 인성이 성글지 못한 나였지만 상대방은 더 형편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무시했었다.
[생각을 쉬게하라]를 읽으면 그동안 내가 평가하며 단호하게 뿌리치며 떠났던 직장 속에서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됐다.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지금은 그때의 나의 실수와 잘못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나는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또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데 나는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그의 허점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동안 일본의 스님들이 낸 책들 중 [생각 비우기나], [화내지 않는 연습]같은 책을 통해 마음의 수련을 쌓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 책 또한 마음의 수련을 쌓고 마음을 다듬으며 나도 완벽하지 않으니 상대방도 그런 사람으로 그의 허물도 덮어주고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뭐가 잘났다고 남들한테는 그렇게 강력한 잣대를 들이대며 살았나? 후회가 밀려오는 것이다.
책은 일화를 소개하고, 그 다음은 그것에 맞는 구절들을 소개한다. 한 장에 적힌 문장이 많이 없는 것도 있는데 한 장의 무게가 수십 권의 책보다 더 묵직할 때가 있다. 가끔 마음이 복잡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소장해야겠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책을 통해 반성을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욕심을 버려라, 비워라, 남을 탓하지 말고 너를 탓해라…….등등 이런 글귀가 때로는 부족한 나를 일깨워주기도 하지만 나의 부족만 탓하기엔 세상이 그렇게 깨끗하고 올바르지 않지 않나. 나는 그렇게 생각이 된다. 내가 나만 탓하기에는 너무 억울한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나만을 탓하지는 말자. 물론 남을 탓해봤자 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니 소용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래서 남을 탓하기보다 나를 탓하며 그 일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를 너무 탓하여 나를 모자란 사람으로 만들면 그것 또한 나를 너무 부족한 사람으로 만드니 이것은 또 나를 탓하며 살기엔 너무 억울하니 나를 탓하지만 그의 부족함을 함께 인지하며 빨리 잊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걸 가지고자 하는 욕심은 손에 쥐고 있는 행복까지도 빠져나가게 만든다.” P37 -담마파다
위의 얘기는 참 식상한 얘긴데도 정신이 번쩍 든다. 어쩜 나를 전부 탓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설교를 늘어놓은 자는 고상하고 품위 있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말을 늘어놓아도 그게 말뿐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소를 치는 자가 타인의 소를 가르치려 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럴싸한 말을 늘어놓아도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단지 한심한 게으름뱅이에 지나지 않는다.“” P55 _ 우다나바르가 제 4장
주변에 남에게 훈수를 잘 두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정말 이런 저런 말로 사람들을 혹하게 만들고 훈수를 두거나 혹은 가혹한 말로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이 구절을 읽는데 나는 그녀가 떠올랐다. 훈수를 잘 두며 남에게 이런 저런 코치를 하며 남의 험담을 일삼는 그녀에게 누군가 이런 얘기를 전해준다면 그녀는 이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선 내게 이런 얘기를 누가 한다면 나 또한 어떻게 그 얘기를 받아들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이다.
마음을 지배한 자가 삶을 지배한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만 믿고 의지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힘든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일지라도 요즘 같아선 나는 정말로 나를 의지하며 나를 믿으며 나의 삶을 지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