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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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파괴된 자연환경을 극복하려는 다큐는 많은 반성을 낳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움직임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요즘 한창 토요일 저녁에 하고 있는 KBS 인간의 조건에서 몇 달 전에 실천한 쓰레기 없이 살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살고 있는지 실감나게 보여줬다. 또한 그 프로를 통해 우리가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있는 물이나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의 생활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다. 좀처럼 티비를 봤을 때의 반성은 습자지보다 얄팍하여 쉽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2010년 3월 사람들이 버린 플라스틱 페트병 1만 2500개를 모아 배를 만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호주 시드니까지 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향해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아니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대부분 이런 무모한 여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큐로 보여줘도 사람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 소비 형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의 이런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이것이 우리가 얼마큼이나 바뀔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2010년 3월 배를 만들어 미국에서 시드니까지 가게 되지만 그의 여정은 그 이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의 주원료가 된 페트병을 모으는 일, 페트병을 잘 건조시켜 배의 모형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에게 사실 감탄하게 된 것은 이 페트병을 모아 배를 만들 때 필요한 접착제 또한 친환경 접착제를 찾는 일이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띄운 그 배는 오로지 환경을 위한 재료들로 만들어 졌으며 자연을 해치지 않는 그의 노력이 몇 년 동안 투자되어 만들어 진 것이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배는 129일을 향해를 해서 시드니로 도착하기까지 많은 태풍과 시련을 만나지만 누구하나 크게 다치는 일 없이 도착한 그의 배의 모습에 마지막 감동이 살짝 아렸다. 무엇보다 소금기에 젖은 몸이 상처를 입고 치유되는 그 과정이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쓰라린 그들의 그 고통과 노고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들이 만난 해양 동물이 좀처럼 없다는 얘기가 참 슬프고, 바다를 항해하니 당연히 많은 물고기를 잡아먹었겠다 생각했는데 단 3마리에 그쳤다는 얘기가 믿기지 않는다.

 

 

간혹 마트에 가면 많이 쌓여있는 냉동 새우 칸을 접하게 된다. 대형 마트이니 정말 많은 대용량의 새우들이 얼려 있다. 그것을 볼 때도 나는 이 많은 새우가 바다에 다시 나타날 때까지의 날들이 궁금해지고 너무 풍족해 보이는 대형 마트가 간혹 불편하다. 인간은 너무 많은 것들을 소비하며 살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아직도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는 정 반대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지만 그곳을 벗어난 지역의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혜택을 자연에게 빼앗으며 풍요롭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때이다.

 

[설국열차]를 보면서도 생각했던 일이기도 하고, 며칠 전 2050년에는 겨울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기사에 인간이 만들어 놓은 편하고 좋은 시설로 지구를 너무 아프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다. 또한 기후가 바뀌어 먹이가 없어 죽은 북극곰의 사진이 아른거린다. 단단하게 언 얼음을 지나 물개를 잡아먹으며 살아야 하는 북극곰들이 단단한 얼음을 건너지 못하고 먹이 없이 그 큰 덩치에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어 죽었다니. 이런 쓸쓸한 기사들은 앞으로 더 많이 흘러나올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부터 바꿔 나가야 할 것이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더운 날씨에 나 또한 에어컨 없는 우리 집에도 이제 에어컨을 사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위를 잘 견뎌서가 아니라 정말로 지구를 위해 나는 에어컨 없는 집에서 몇 년째 살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같이 숨이 헉헉거리며 막히는 이런 날은 에어컨 없이는 못살겠어서 간혹 냉방 빵빵한 커피 전문점으로 피신을 해 책을 읽거나 노트북 게임 삼매경에 빠지고 만다. 이런 내가 무슨 지구를 생각하며 환경을 걱정한단 말인지.

 

파리에서 돌아온 날 너무 더워서 그날 잠결에 에어컨을 꼭 사야겠다고 했던 말을 다시 주어 담으며 한해 더 버텨보자고 다짐을 해 본다. 그리고 전기 절약은 당연하겠지만 물 전략 또한 중요하다. 사워시마다 써대는 바쓰 용품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설거지 때마다 거품 가득 뿜었던 주방 세제 또한 쌀뜨물과 베이킹 소다를 풀어 만들어 쓰기로 다짐했지만 사실 이것이 얼마나 갈지, 그것 또한 나도 모를 일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작은 구멍이 점점 더 커지기 전에 좁혀야 하는데,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실천했으면 참 좋겠는데 나 또한 이런 마음이 쉽게 사라질까봐 걱정이다. 우선 나부터 좀 오랫동안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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