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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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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허투루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자신을 돌아보세요. 죽음의 순간은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 마음을 잃지 않아야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P12

 

 

 

 

간혹 혼자서도 삭힐 수 없는 분노가 생긴다. 그것도 나이를 먹으니까 이제 무뎌지기도 하지만 역시 본성 속에 숨겨진 불구덩이를 품는 마음은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 것이다. 이런 날들은 누군가를 만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분풀이 대상을 찾듯 질겅거리는 안주들을 씹으며 안주가 될 직장 상사들도 간혹 올려놓고 술기운을 빌려 활화산 같은 마음을 식힐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무던히 마음을 내려놓고 있다. 혼자 삭힐 수 없는 분노란 없다는 것을 세월의 모진 송곳에 찔리며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안 된다면 간혹 이런 책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참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우문현답에도 능한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을 읽고 나면 집에서 길렀던 강아지를 보며 늘 말했던 어머니의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우리 집 강아지는 애교가 참 많았다 무엇보다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주인의 기분 좋고 나쁨을 어떻게 알았는지 현관에 들어선 얼굴 표정만 보고는 자기가 지금 가서 응석을 부릴지 인사만 하고 분위기가 좋아질 때 다시 가서 인사를 할지 결정을 하는 것이다. 기분 안 좋은 주인에게 알랑거려봤자 돌아오는 것은 등짝 스매싱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것이다. 눈치껏 애교 부리고, 응석부리고 알아서 간식 받아먹고 때로는 스스로 챙겨도 먹고 집안 어지르지도 않고, 때로는 아프지도 않아서 병원도 자주 안가고 사람이라고 한다면 자기 주도 학습이 너무나 잘된 아이였다고 할까. 그런 강아지를 보면서 어머니는 늘 “예쁨도 내게서, 미움도 내게서 나는 법이라며” 알아서 잘하는 강아지를 칭찬하기도 했다.

 

 

간혹 그 말이 어떤 뜻인가 나도 직장 생활의 중간급에 들어가 신입을 맞이하다 보면 알겠는 말이다. 분명 더 마음이 쓰이고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뭘 하나 물어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법이다. 선입견 없이 순전히 그건 그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실수가 많아도 인정하고 수정하려고 노력하는 신입이 있는가하면, 가르쳐주지 않았다 안 배웠다며 발뺌과 변명으로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신입이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차후 몇 달 뒤 분명한 실력의 차이를 보인다.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가끔 내가 화를 냈었던 일들을 떠올린다. 어찌 보면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시작되는 것이고 나의 생각을 고쳐보려는 노력 없이 끝났던 적이 많이 없었다는 것을, 지금에야 느끼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이야기 속에 가장 많이 녹아 있는 것은 지금을 인정하라는 얘기다. 그리고 나부터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대부분 참 긍정적이 얘기들이 많다. 어쩌면 부족한 나를 인정하는 일은 긍정의 다른 이름일지 모르겠다. 누군가와 언쟁이 있었던 일들도 생각해보면 분명 그 정도까지 그렇게 말을 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어떤 빌미는 내가 마련했다고 생각된다. 나의 부족함이, 나의 모자란 성품이 그에게 보였을 것이고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고 그는 그것을 약점으로 치부하며 나의 모자란 인성을 긁어 댄 것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화를 내고, 말을 함부로 하는 그의 인성을 탓하며 화를 냈다. 부족한 나를 먼저 인정했다면 그와의 관계가 더 좋아졌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마음은 불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 사람이 이렇게 나부터 잘못이 있다고 먼저 반성하게 될 수 있을까. 특히 법륜 스님이 말한 사랑 고백 방법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아니 이게 아니니 않느냐 어디 이렇게 마음이 딱 돌아설 수 있느냐고 물어 보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고백을 했지만 고백을 받아주지 않으면 아,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알았다고 돌아서서 잊으라는데, 마음이 그럴 수 없으니 수없이 괴로운 고백과 후회의 노래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그런데, 너는 아니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돌아 설 수 있지만 어디 그날 밤이 잠이 잘 오겠냐는 말이다. 스님의 다른 말들은 이해하면서 넘어가겠는데 이 부분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버렸다가 다음 페이지에서 벼락을 맞았다.

 

가슴속에 피웠던 꽃을 주고 싶었지만 받아주지 않으니 그냥 돌아설 수 없다면 그 마음을 받아주게 노력하며 계획을 세우라는 그 진도에 관련된 얘기는 아, 스님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은 아니구나.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뜨거운 피를 흘리는 사람이, 어디 쿨 하게 뭐든 넘길 수 있겠어.

 

 

 

“지나온 삶에서 행불행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잘 살펴보세요. 지금 일어난 일이 나쁜 것 같고, 저 일은 좋은 것 같은데, 지나고 보면 나쁜 일이었던 게 오히려 나에게 더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고, 좋은 일 같았던 게 더 손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알고 나면 행복에 집착하고 불행에 괴로워하는 감정기복이 좀 줄어듭니다.”P46

 

 

 

올해 전신마취 수술을 한번 했다. 수술하는 날 별의 별 생각을 다 했고,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세우며 괴로워했던 시간을 괴로워했다. 그때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수술로 나는 운동을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알게 됐다. 내 주변에 정말 중요한 사람이 누군지 다시 한 번 느끼고 고마워하게 됐다. 위기는 기회를 만들었고 반성하게 했고 나를 다독일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지금 일어난 일이 분명 나중에는 나를 위한 자양분으로 쓰일 것이다. 그것은 지금 일어난 일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좌절하지 않는 나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게 지낸다면 분명 삶의 한 귀퉁이에 서서 지금까지 지내온 내 시간이 불행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다 이기적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분명 그 안에 속해 있는 나의 이기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나쁜 사람 속에 한 무리였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누굴 탓할 것도 없는 것이 세상일까. 이렇게 말하면 너무 속세를 벗어난 것 같아 좀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나를 인정하는 일이 행복의 전환점을 맞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연의 매듭을 푸는 것은 상대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꾸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P128

 

 

 

세상은 그대로 이지만, 내가 변하면 달라지는 것이다. 예쁨도, 미움도 모두 내게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느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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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11-2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오후즈음 2013-12-01 16: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정말 너무 급하게 쓴 글인데...ㅠ.ㅠ 죄송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