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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서른에도 알았더라면 - 천 개의 인생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이의수 지음 / 토네이도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나이와 관련된 생존 매뉴얼의 책이 유난히 많이 출판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의식하지 못하다가 나이와 관련된 나의 깨우침이 더 많은 책들을 발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이 나이에 꼭 뭔가를 했으면 좋겠다는 책을 보면 그런 것은 꼭 스무 살, 서른에만 필요한 것들이 아니지 않나하는 반문을 해 본다.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배우 심혜진이 토크 쇼 프로에 나왔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 보니 벌써 10년도 전에 일인것 같은데 그때 나는 스무 살 좀 넘었을 때였기 때문에 그녀가 했던 그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녀가 이혼을 하고 혼자 생활을 하면서 각각 나이에 맞는 여자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코너가 있었다. 그때 그녀는 서른을 맞이하는 여자들에게 가장 먼저 얘기를 했던 것이 돈을 많이 모아 놓으라고 했다. 어디서든 당당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돈을 많이 모우며 서른을 맞이하라고 했다. 그때 그녀의 얘기에 아니, 서른에 무슨 돈이 그렇게 필요하다고 돈을 모우라는 것일까, 의아했지만 서른을 넘어서는 나이가 되니 사실 그것은 딱 그때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그녀가 말했던 것은 노후를 위한 자금, 혹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가길 원하는 그녀 자신에게 하는 얘기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알고 있는 걸 서른에도 알았더라면]속의 챕터들은 총 5가지의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어떤 이유로 다섯 가지로 나눠 놓았을까 살펴보니, 일, 사랑, 감정 혹은 마음, 행복, 마지막은 비전과 관련된 것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는 언제나 너무 빨리 나이 들고, 너무 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젊은 날에는 불안과 조바심에 찬 삶을 살고, 나이 들어서는 그렇게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가 많아진다.”P07
앞에 저자의 서문처럼 경험에서 오는 것들을 살피면 늘 깨달음은 한 발짝 늦게 오는 것 같다. 그 깨달음을 한발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그때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후회가 되고 빠른 깨우침이 없어 속상하며 자아 성찰이 부족한 나를 탓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면 그런 인생이 너무 얄미워 질것 같다.
일적인 얘기 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역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 나는 어떻게 그 시절을 다시 보낼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 내가 다시 서른 살로 돌아간다면, 나는 실적의 고민보다는 ‘성과’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할 것 같아요.” P19
그런데 실적보다는 성과를 더 생각하며 일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또 달라진다. 나는 성과를 위한 반성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상과보다 실적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행복한 관계 유지를 하고 살면 좋겠지만 관계중 가장 힘든 인간관계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찌 보면 인생의 하나의 숙제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해보다 공감의 마음이 훨씬 많기 때문에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조언해주는 저자의 마음에 사실 조금 가슴이 울렁거렸다. 같은 상처를 치유하며 살면 얼마나 좋겠냐만, 어디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계속 유지해나가는 그 시간이 또 호락호락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른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겸손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며,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미덕이기 때문에 겸손을 가진 사람만이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얘기에 반기를 들고 싶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실천해줄 이십대들을 위해 나 또한 이런 부분을 충고해 주고 싶다.
이미 서른을 훌쩍 지나버린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 책이 말하는 삶의 남겨진 미래에 대한 준비나 마음가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앞으로 대비하면 살면 되겠다. 서른이 훌쩍 넘어 버린 나에게도 다독이며 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보자고 말해본다.
“경제적 자유의 획득만으로는 마흔 이후의 삶에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동시에 성숙하고 독립된 인격체가 되고자 하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P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