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손보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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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10년 미만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그해에 나온 작품 중 우수작을 뽑아 상을 주며 그들의 글쓰기에 격려해주는 이런 상은 앞으로 작가들에게도 독자들에게도 더 많은 읽을거리들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2년이 벌써 3회나 되었지만 막상 책이 읽고 싶었던 것은 황정은의 단편을 읽고 싶어서였다. 내게는 황정은은 참 알다가도 모를 신기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장편을 몇 장 읽다가 요즘 다시 읽고 있는데 왜 책을 읽다가 덮어 두었을까 의문스러웠다. 그녀의 작품이 상당히 깔끔하고 좋았다.

 

그런데 말이다,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 김상중의 말처럼)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3회의 황정은의 단편 소설 <양산 펴기>는 장편과 달리 매우 많이 심심해서 그녀의 모습에 또 놀랐다고 할까. 오히려 대표작으로 뽑힌 손보미라는 내게 익숙하지 않은 이 작가의 <폭우>가 서늘한 지금의 현실과 너무 맞닿아 있어 좋았다.

 

 

김이설의 장편을 읽고 누추한 소시민의 삶을 그려내는 모습에서 어쩌면 이런 부분의 모습을 작품 내내 끝까지 간직하며 쓸 것 같은 고집이 보였다.

드라마로 치면 김이설은 노희경과 비슷하다. 노희경의 드라마는 재벌이 나와도 누추해 보인다. 다른 이들의 삶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 나머지 사람들의 모습이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너무나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시청자들은 그녀의 드라마를 많이 외면하며 보지 않는다. 시청률이 그렇다. 하지만 그녀의 옹골진 글쓰기의 모습에 넋이 나간 팬들은 그녀의 드라마를 외면하지 않는다. 김이설이라는 작가의 글을 보면서 노희경의 드라마가 계속 연상이 되었던 것은 이런 면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김성중의 <국경시장>은 매혹적이다. 기억을 팔며 현제의 시간을 소진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세계 여행을 하다가 들린 국경시장에서 세 명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없고 기억을 팔아 바꾼 황금 물고기의 비늘과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계속해서 오랜 기억을 팔고 물건을 산다. 돈이 되는 황금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만13세 미만으로 해 놓은 것은 왜 이었을까.

 

 

손보미의 <폭우>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마음에 들었다. 제목도 폭우라는 한시적으로 내리는 비라는 의미를 가진 것을 선택했다는 것도 좋았다. 제목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글을 읽는 분위기마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폭우>를 읽고 나면 그들의 다음 시간에 쨍한 날들을 줄 것인가 걱정스럽다. 어떤 이의 현재는 폭우 속에 있을 것이고 다른 이들을 전야제를 치르고 있을 것이고 다른 이들은 모든 것이 잠겨 있던 폭우 속을 빠져 나왔을 것이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눈앞에 펼쳐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할 것일 텐데 쉽지 않다.

 

 

이영훈의 <모두가 소녀시대를 좋아해>는 제목처럼 발랄할 것만 같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마지막 맞선을 앞두고 닥친 급한 용무. 변을 싸기 위한 고군분투기라고 해야 할까. 처음에는 흥미 있게 읽히다가 마지막에는 다소 김빠진 모습으로 끝나서 좀 아쉽다.

 

3회 작가 진들이 이영훈을 빼고 모두 여자들이다. 그냥 좀 흐뭇하다고 할까. 잘 몰랐던 작가들을 만났다. 그들의 장편이 나오면 반갑게 읽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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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면 찾아오는 그들의 작품집. 올해 4월에는 어떤 이들이 문을 두드릴 것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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