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화가들의 반란, 민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 정병모 교수의 민화읽기 1
정병모 지음 / 다할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한창 보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인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주류 음악과 비주류 음악의 논점들을 생각해 보았다. 특히 홍대에 가면 어디서든 들을 수 있을 것 같이 생각되는 인디밴드들의 음악이 어쩜 그림으로 치면 이런 민화와 같은 장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서양미술에 관한 책을 여러권 읽고 나서인지 우리 민화들의 얘기에는 인디밴드 같은 생소하고 너무 담백하고 화려하지 않는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디든 기타 하나 들고 자리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속삼임임이 들리는 것 같은 민화들의 그림에 대한 감상은 민화를 채워 넣은 먹과 같은 움직임이다.

덧발라지는 유화와 다르게 점하나 찍으면 사르르 번져서 선이 그어지는 번짐과 여백은 아직 다 채워나가지 못하고 있는 삶의 단면이 아닐까.

 

책을 통한 민화에 대한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조금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민화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민화가 오히려 사실적인 그림이기보다는 관념적인 그림이 더 많다는 것이다. (P27) 대상을 현장이나 사실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관념 속에서 재구성한 특색을 보인다고 한다. 풍자를 통한 그림이 민화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이런 재구성을 통한 또 다른 현실 반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민화에 펼쳐진 추상세계는 상상력의 산물인 부분이 많다 (P26) 현실을 그린 것 같지만 현실성이 부족하고 상상의 세계인 것 같지만 현실에 기반을 주고 있는 것, 그것이 현실이자 꿈이고 실재이자 환상을 그려내는 것이 민화라고 할 수 있겠다.

 

“민화의 매력은 사실 그대로 묘사한 것보다 대상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짜임새에 있다. 그림 속의 대상들을 하나하나 분해한 뒤 이들을 새로운 구조 속에 재편성했다. 그러한 점에서 민화는 시각의 세계가 아니라 관념의 세계이고,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 상상의 세계다.” (P94)

 

 

무명화가가 펼치는 무한한 변화의 상상력은 기존의 모티브를 넓히고 해체하고 변형하고 있다. 하지만 민화는 문명 자유 속에서 태어난다. 인디밴드들의 음악이 훨씬 주류 음악보다 더 통쾌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이런 부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민화는 소박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단순하고 평면적이고 서민들의 복잡한 표현보다는 단순한 표현을 좋아하고, 입체적인 이미지보다는 평면적인 이미지를 선호한다. 단순함을 극대화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부각시키는 민화의 특징으로 우선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억압적이 않다. 미술관에 관람표를 들고 들어가 한참을 뭔가를 생각하며 봐야 할 것 같은 그런 부분위기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인지 민화는 색체가 밝다. 또한 그런 부분의 정서적으로도 밝게 표현되는 것 같다. 여기에 서민 특유의 긍정적인 가치관이 덧붙여지면서 단순히 정서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어려운 시대를 밝히는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민화에 배어 있는 흥취는 개인적인 정서 못지않게 사회적인 정서 차원의 요인도 있는 것이다. (P48)

 

우리 선조들이 그린 다양한 민화를 통해 그들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마지막 주제속에 유토피아에 대한 언급이 있다. 유토피아는 우리의 꿈이요 희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작은 매우 현실적인 데서 출발한다는 말처럼 그림의 관념화로 현실을 묘사했지만 그 시작은 결국 현실인 것이다.

건강과 복, 돈 가정의 행복을 위한 꿈과 희망의 유토피아가 때로는 호랑이로, 그 호랑이를 조롱하며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까치처럼, 승천하는 용처럼, 용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잉어처럼, 그 잉어가 들어가고자 했던 그 등용문처럼 우리는 꿈꾸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수천 년 흘렀어도 삶의 본질은 결국 행복의 시작 앞에 있다. 그 시작을 위해 화선지에 번지는 먹처럼 천천히 담담하게 현실이라는 그림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