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독학의 권유

 

사람들은 내게 참 손재주 좋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요리, 바느질, 비즈, 홈베이킹, 떡 만들기, 리폼 등등 손으로 하는 것은 대충은 어깨너머로 배워 거의 다 하는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뭐 하나 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프로페셔널하지 않다는 것이다. 죄다 인터넷 고수들을 따라하며 조금씩 맛보기 식으로 하고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나 선물 할 뿐인데 인터넷 고수들을 모르는 지인들은 나를 손재주가 탁월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문득 뭔가 전문가적인 솜씨를 낼 수 있는 것을 하나 완전정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늘 아마추어로 사는 게 뭐가 나쁜가 싶은 생각에 그냥 이것저것 조금씩 할 줄 아는 걸로 만족하며 살기로 했었다.

생각해 보니 누가 알려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책을 구입해서 독학했던 것들이 위의 것만이 아니다. 나는 피아노도 기타도 모두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물론 피아노는 베토벤이나 체르니30까지는 안되지만 악보를 보고 어느 정도 칠 수 있는 정도로 책을 사서 마스터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기타는 제법 코드를 잘 외워 동아리 모꼬지 갈 때면 밤에 모닥불 피워 놓고 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실증을 잘 느낀다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씩 해 놓고 재미없으니 거기서 끝이 나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까 그동안 아주 조금씩 맛만 보았던 것이 좀 아쉽기는 했다. 내가 어떤 것이든 하나에 몰두하지 못했던 것은 뭐든 시간이 없어서 그걸 다 배우기에는 벅찬 일상이라는 생각이 많았던 것도 있었다. 물론 이것이 사실일수도 있지만 흔한 변명일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며 나를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일까.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전지훈련을 외국으로 나가는 도중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쓰지도 못하고 영어를 읽지를 못해 대학교 미팅 장소를 찾지 못해 집으로 돌아왔다는 에피소드를 말하는 저자는 지금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변호사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알파벳도 모르던 축구선수가 축구를 그만두고 독학 4년만에 사법시험에 합격을, 그것도 그전에 법무사 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그의 일화를 통해 독학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 책은 그간 읽은 자기계발서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혔다.

먼저 그가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실 많은 이들에게 자극적이다. 고승덕 변호사처럼 원래 머리가 좀 좋고 나름의 배경이 있었던 그의 행시, 사시 합격이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놀랍거나 자극까지는 되지 않았다. 뭔가 다른 사람보다 좋은 조건의 이면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등학교까지 알파벳을 모르고 대학교 때는 영어 단어 뜻도 몰라 카페를 찾지도 못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무식한 운동선수였던 그가 이뤄낸 행적은 마치 나도 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극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내가 그보다 나은 상황이니까 그 물에 발 담가 보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어설픈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뭘까.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먼저 학원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스스로 공부를 하라는 독학의 의미는 절대적인 공감을 준다. 전국 상위 1%의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보다 학교에 돌아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스스로 그날의 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 학습이라는 말 자체가 배우고 익히는 행위인데 학교 가서 배우고 학원에서도 배우며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없다. 그런 면을 보더라도 스스로 독학을 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며 그 독학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할지라도 갈 자리와 가지 않을 자리를 가려 원하는 공부에 몰두 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저자의 그런 얘기에 백번도 더 공감할 수밖에 없다. 공부만 해야 한다고 생각 할 것이 아니라 기억력과 저장을 방해하는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취미 생활을 하고 하루에 10분 이상은 꼭 운동을 하며 즐거운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는 기꺼이 함께 어울리며 하는 독학은 고통스럽지 않을 것 같다. 한 가지만 오래 한다고 해서 집중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오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끝까지 지루함을 참았던 몇 번의 일이 떠오른다. 몰입의 속도는 빠르고 그것을 습득하는 시간도 비례할 것인데 오래하면 좋다고 생각 했었을까.

안철수도 바둑을 배우기 위해 바둑을 알려고 50권의 책을 구입해 읽었다는데 나는 뭔가를 알기위해서 넘쳐 나는 인터넷 자료 몇 장으로 스스륵 배우고 그것이 끝이 되었던 학습이 너무 많다.

“공부는 1,000피스의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 1,000피스의 퍼즐을 한꺼번에 맞추려면 힘이 들지만, 100피스씩 나눠 맞춘 뒤 한데 합치면 금세 맞출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작은 성취감들이 모이면 보다 쉽게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P93)

 

롤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늘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듣는다. 그의 모습을 닮기 위해 그가 노력한 만큼 나 또한 투자해야 한다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요즘 나의 숙제는 롤모델의 모습을 따라할 롤모델 찾는 일이다. 요즘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 저자들도 많고 사람들도 그렇다.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려 보기위해 가장 큰 숙제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독학의 중요함은 스스로를 진단하기 위함이고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긍정의 힘으로 끝까지 자신을 다독이며 앞서 나가라고 말한다. 늘 10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있을 것인가.

우선 꿈꾸기 전에 독학을 해야 할 바둑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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