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중국을 말하다 - 위기론과 불패론 사이에서
랑셴핑 지음, 차혜정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미국 다큐였던가. made in china라고 쓰여 있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보는 다큐였는데 어두운 밤, 불을 켜 주는 전등마저 쓰여 있는 china라는 이름 때문에 불까지 꺼야했었던 에피소드를 본 기억이 난다. 전혀 생활이 되지 않는 일상이 되고 말았다. 중국이 만들어내는 수 만 가지의 제품이 온 지구를 덮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체 중국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아이폰 화이트를 사온 동생의 핸드폰 뒷면에 선명하게 쓰여 있는 china라는 글씨에 다시 화들짝 놀라버렸다. 애플사 또한 china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생각 때문에 나에게 중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기술력이나 기획력을 가진 지적인 나라보다 뭔가를 만들어내고 찍어낼 줄만 아는 ‘노동의 나라’라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중국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역사를 만나고 나면 그들의 벽돌 찍어내듯 뭔가를 자꾸 찍어내고 있는 공장의 물건들은 또 어느덧 잊고 만다.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라는 책은 내게 인식되었던 공장이 가득할 것만 같은 중국의 또다른 이면을 안겨주었다. 이미 외환위기를 맞은 지 벌써 10년이 지난 한국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중국에게 닥친 외환 위기와 그늘 속에서 다시 살아나려는 중국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그런 중국에게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도약의 여러 가지 제안들은 그간 잊고 있었던 십여년 전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또 한 번 투영 할 수 있었다.

 

나 또한 몸이 아파 병원에 드나들면서 느낀 것은 어떤 부분이 아파오면서 몸의 다른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검진을 통한 신체의 부실을 여실히 깨닫고 말았다. 위기가 닥쳐오면 하나만 오는 것이 아니라 견딜 수 없을 만큼 쏟아지는 것처럼 중국 또한 6대 악재와 금융위기를 통해 그간 병들었던 중국의 경제 참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증세는 절대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을 만큼 심각했다. 병의 원인은 이미 투자환경의 악화와 과잉생간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 내려졌다. (P42)

그런 중국을 통해 6대 처방이 내려졌다.

그중 세 번째로 내 놀은 4조 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으로 제시된 철강 사업은 또 다른 위기를 몰고 올 처방이라는 저자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조 할 수밖에 없다.

현재 경제 대통령이라고 하는 MB 정부 또한 벌려 놓은 건설업 때문에 나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사람들로 인해 파괴된 자연은 아플 때로 아파 있었다. 새만금간척사업을 통해 해류의 움직임이 바뀌어 모래 갯벌에서 진흙으로 바뀌어 가고 그곳에서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도요새들이 얼마 전 먹을 것을 먹지 못해 때죽음을 맞이한 일 또한 나라의 부강을 위한 갈망이 더 큰 악재로 남는 경우가 아닐까.

 

경제의 가장 큰 핵심을 쥐고 있는 미국은 중국의 경제까지 침투되고 있는 상황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너무나 많은 나라들의 움직임이 비슷하게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미국의 거품 소비가 중국의 수출의 극대화로 번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중국은 더 많은 자연환경을 회손 시켰으며 자원을 낭비하게 되었다. 육식을 즐기는 서구화된 식단으로 인해 아마존의 숲이 매년 가축을 기르기 위해 타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기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는 중국인들의 자동차의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고 한다. 삶의 질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경기침체가 되면서부터 그동안 바빠서 돌보지 못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여가 생활을 즐기고 여행을 가기위해 자동차의 수요가 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에 중국의 자동차 성장이 잠시의 발전일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현상은 립스틱 효과와 같다고 생각되어지는 일이라고 여겨야 할 것인가. 경제침체가 되면서 소비를 줄이다보니 립스틱만 진하게 발라서 최소한의 사치를 부릴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말한다고 하는데, 이것 또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효과는 또 뭐가 있을까 궁금했다.

 

자동차의 소비 증가로 중국의 경제 시장이 활발해졌고,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저자는 그래도 중국의 경제에 대한 관망은 긍정적이다. 경제는 늘 그랬던 것처럼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그의 생각에 긍정의 기운을 한국에도 넘겨주고 싶다. 그것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아갈 길을 찾아 나가는 것이고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고 하니 살아남을 방법 역시 어디에 숨어 있을 것이다. 다시 가치가 높아져 위기를 극복할 중국을 생각하며 병들어가고 있는 국토에 대한 걱정이 많다.

환경론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즘 여기저기서 틀어주고 있는 환경 다큐에 눈물이 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연이 너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분명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인간의 지혜가 너무 짧다는 생각에 가슴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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