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 - 스마트한 여자들은 절대 놓치지 않는 애티튜드 46
유인경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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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20대에 자기 계발서를 거의 읽지 않았다. 두어 번 읽고 나서 뭐 이렇게 다 똑같은 얘기를 하는 걸까 생각했다. 제목만 다를 뿐 모두 한결 같이 실천을 중요시하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들을 하는 것 같았다. 다 아는 뻔한 얘기들을 하는 걸까 생각했다. 누군 이런 실천의 방법을 모르나, 마음처럼 몸이 잘 안 따라주는 것이지 싶었다. 그리고 서른이 넘어서 읽는 자기 계발서들을 요즘 열권이 넘게 읽고 나니 20대에 생각했던 나의 게으르고 자만했던 마음에 반성을 일으키고 있다.

언젠가 회사에서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얘기를 들었는지 한 후배가 찾아와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문의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자기 계발서를 읽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시큰둥한 나의 20대의 얼굴을 하고 “다 똑같은 얘기들을 하고 비슷하지 않나여?”라고 돌아섰다. 그녀의 뒷모습이 어찌나 예전의 나와 같은지 참 안타까웠다.

사실 요즘 많이 읽고 있는 뒷북 자기 계발서 서너 권 읽을 때는 나도 그녀의 뒷모습과 똑같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나의 세부적인 계획이 세워진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나 또한 다 똑같은 얘기라고 생각했던 책들을 주기적으로 읽을수록 다르게 다가온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할까?

 

그래서 그런지 기자 출신의 유인경의 얘기에는 더 적극적인 공감을 가졌다. 기자 출신이니 글발이아 말을 할 수 없다. 이 책이 다른 여타 자기 계발서들과 다른 것은 풍부한 예들이다. 이십년이 넘는 기자 생활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었던 많은 예들에 적극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고, 그동안 읽었던 자기 계발서들의 다소 지루하고 고루한 얘기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와 참고서에서도 찾을 수 없는 직장 생활에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더욱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으면서 좀더 일찍 읽었다면 참 좋았을 것을 이라고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 그때 나에게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는 일종의 수평을 유지하는 법을 알고 싶었었다. 그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말들로 마음을 다스리고 나의 모습을 가다듬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회사에 여자에게만 있다는 유리천장, 그 뜻을 알고 나서 오래전 나는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아직도 여자에게만 존재하는 그 유리천장이 21세기라고 존재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여전히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유인경은 그 유리천장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에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는 것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나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나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내라는 말이었다. 사실 말이 쉽지, 기자 양반 너무 글이라고 쉽게 쓰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했다가도 나 스스로도 쉽게 그렇지. 나와 너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 인정해야지....라고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

언젠가 내가 가르쳤던 한 학생은 가족이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그 학생은 부처님 오신 날을 돌덩이가 태어난 날이라고 말을 했다. 너무 놀라서 왜 그런 말을 하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아버지가 부처를 그렇게 말을 한다는 것이고 불교에 대한 나쁜 말들을 했다고 한다. 나는 그 학생에게 그런 얘기를 해 줬다. 서로 믿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너의 믿음이 진실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믿음에도 존중해주고 이해해줘야 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가 아니겠느냐 말했지만 중3녀석에게는 귀에도 들어오지 않을 말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한 무리 속에서 하나의 과제를 풀어 나가야 하는데 그 속에는 꼭 원치 않는 타입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얘기에 적절한 예를 들어준 소펜하우어의 얘기에 나는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어떤 야비한 일을 당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고민하지 마라. 단지 아는 것이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하라. 이상한 광물 표본 하나를 우연히 발견한 광물학자의 태도를 닮아야 한다.”P74

 

그리고 유명한 작사가인 양인자 선생님은 주변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이 자신의 믿음과 인성을 실험하기 위해 부처님이 다른 얼굴로 나타나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심술을 부리고 욕을 해서 속이 뒤집어질 때마다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신경질을 내는 게 아니라 “어머, 부처님! 또 절 찾아 오셨군요. 나무관세음보살”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P74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한 직장의 선배가 내게 했던 말과 비슷하다.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고 같은 파트에 있는 직장 여자 상사가 너무도 이기적이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를 해줬더니 그녀 또한 그런 말을 했었다. 남을 존중할 줄 모르는 그녀를 안타깝게 생각해라는 말에는 당사자가 아니라 말은 쉽지 했지만 어느덧 나는 그녀를 안쓰럽게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그녀가 행하는 그 순간은 버럭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지만 그것으로 나의 소중한 하루를 망치며 울분을 참지 못하는 그런 일들은 사라져가고 있다.

 

유인경 기자가 말하는 주제들은 꼭 여자이기 때문에 참고해야 할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문제들이다. 직장 상사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 자신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돌려 말 할 줄 모르고 직선적으로 말 하지 않고 기분 상하지 않게 돌려 말하는 법,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때 상대방을 더 존중하며 말하는 법, 외모가 다는 아니지만 나를 사랑하며 가꿔 가는 법, 쉽게 험담에 휩쓸리지 않고 나의 모습을 지켜나는 법등 모두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늘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에서 필요한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얘기하는 유인경 기자의 얘기에 읽는 동안 하루가 즐거웠다. 그녀의 얘기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하며 아직 나의 사회생활은 괴로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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