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가 돌아왔다.
한 달 동안 동생네 집으로 갔던 루키가 집으로 돌아왔다. 동생이 살뜰하게 챙겨줬지만 눈칫밥이라는 것이 왜 있겠는가. 그 눈칫밥 내가 잘 안다. 독일에서 34일 동안의 눈칫밥은 그해 나에게 결국 병을 주었고 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뭐 어쨌건 우리 루키가 집에 와서 좋은지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며 울고 부비고 난리도 아니었다. 들어보니 몸도 가벼워져서 몸무게를 측정해보니 0.3키로나 빠졌다. 집에서 다시 살을 찌워야 겠다. 정작 내가 빠져야 하는데 왜 우리 루키만 살이 빠지고 나는 안 빠지는 걸까.
림프절 절개 수술한 겨드랑이가 회복이 너무 더디어서 뭘 할 수가 없는 시간들이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싶어도 조금만 써도 겨드랑이가 아파서 자리에 누워버렸다. 루키가 더 일찍 집으로 올 수 없었던 이유가 나의 겨드랑이의 회복이 더뎠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언제나 그랬듯이 배를 까고 누워 있는 루키를 보니 마음이 평안해진다. 이제 우리 다시 서로 기대어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