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앞에 꼬치를 파는 아저씨를 봤다.
수십개의 꼬치가 담긴 유리 상자엔 ‘5‘라고 써 있었다.
분명 5바트이겠지?
우리 나라 돈으로 하면 약 200원도 안하는 꼬치라는거. 10개면 2000원도 안하는 성스러운 꼬치구나.
이런건 꼭 먹어야지.
남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하며 나도 스뎅 접시에 먹고 싶은 꼬치를 담아 본다.
아무런 거리감 없는 것으로, 우선 닭가슴살, 소시지, 오징어,팽이버섯등으로 10개를 골라 아저씨에게 내밀었다.
내 꼬치가 구워지려면 지금 저기 있는 것들이 모두 구워져야만 가능하다.
한참을 서서 기다리자 이윽고 나의 순서가 왔다.
아저씨가 물었다. 태국어로. ㅋㅋ
ㆍ네것은 몇개?ㆍ 뭐 이런 느낌이라서
ㆍ난 열개요ㆍ
라고 한국말로 대답. 물론 손가락 열개 쫙펴며!
서로 각자의 나라말로 물어보고 대답하는 흐믓한 자기 나라말 사랑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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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불로 구워진 꼬치에 태국 향신료 가득한 스파이시 소스를 가득 발라 다시 구워 작은 비닐에 담아 주셨다.
‘코쿤캅‘
인사를 하며 꼬치 하나를 물고 호텔로 들어서며 긴 한숨을 내쉰다.
이런, 맥주를 안 샀구나.
내일은 꼬치 스무개에 맥주 두캔을 먹으리라 다짐하는 밤,
진한 후추맛이 일품인 향신료 가득한 길거리 꼬치구이, 언젠가 그리워 지겠구나 하는 그 맛.
그렇게 하루가 갔다
ㆍ
뭔가를 계속 하겠다는 마음을 내려 놓기로 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가져온 책을 읽으며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