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새벽에는 황혼이 노래하고 있다

이정순 옮김/ 빛무리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너무 강렬해서 폭발해버리는 줄 알았어/ 네가 나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모르겠어/ 나는 멀리 내 자신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어/ 너를 잃어버릴까 봐 두려웠어/ 내가 길을 잃는 것보다/ 너를 잃을까 봐…(89쪽)’

원제는 ‘Tous les matins de l’amour ont un soir’이다. ‘사랑의 모든 아침은 다가오는 낮보다 더 환하고 찬란한 새벽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사랑의 저녁은 이윽고 덧없는 밤에 다다른다’는 뜻이다. 툴 레 마탱 드 라무르 옹 텅 수아.

이 소설은 사랑에도 봄과 가을이 있고, 사랑에도 아침과 저녁이 있다는 숙명을, 차라리 순명(順命)을 가르친다. 사랑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죽는다. ‘영원히’라는 전망은 사실은 초조함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사랑에 봄이 있다면, 있기 때문에, 이 세상 만물 가운데 처음이 있는 것은 반드시 끝이 있듯이, 사랑의 겨울도 있는 것이다. 풋풋한 떨림의 시기, 애욕과 관능의 지배로 영육을 불태워가던 시기, 숱한 결별들로 단련된 성숙의 시기가 있는 것처럼 사랑도 일생(一生)을 산다. 끝 무렵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사랑의 새벽에는 황혼이 노래하고 있다’(93쪽)는 걸 깨닫는다.


▲ 소설 속 주인공 장(Jean)이 '사랑은 무궁무진한 여행'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만났던 여인의 모습이다. 이책 41쪽에 있는 정혜선씨의 그림.
‘나는 천국에 잘못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늘 외방인이었다. 사랑으로 인해 서로를 더 이상 증오하지 않기 위해, 서로를 더 이상 소유하지 않기 위해.’(127쪽)

주인공의 절도 없는 열정, 때로는 기품있는 고뇌 때문에 독자는 당혹스럽다. 이 소설은, 소설이라고 불러도 될까, 차라리 사랑의 잠언시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이 소설은 주인공 장(Jean)이 일곱 살 무렵 처음 만나는 마리옹(Marion)이라는 소녀에서부터 나중에 몸과 마음이 많이 자란 후 애무와 유혹과 비탄과 신음과 급기야 슬픔과 향수를 알게 되고, 그래서 ‘마지막 사랑’이라고 여기는 이반느(Yvane)에 이르기까지 모두 열두 여인을 만나는 얘기다. 스토리는 숨고 대신 의식과 성장(成長)의 넝쿨이 독자를 감싼다.

프랑스 통계에 프랑스 남자가 일생을 통해서 만나는 여인이 평균 열두 명이고, 프랑스 여인이 일생을 통해 만나는 남자가 평균 여섯 명이라고 돼 있다. 몇년 전이지만…. 설마 저자 살로메(Jacques Salom )가 이것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작가 시인 자크
‘내게 있어 사랑은 살아있는 것인데, 사랑은 태어나고, 살아가고, 변해간단다. 그것은 계절과 비슷한 것이지. 네 아빠와 나, 우리는 사랑의 봄을 살았고 그 다음에는 여름, 너희들로 결실을 맺는 여름을 살았어. 지금, 나, 나는 사랑의 가을에 있는 것처럼 느낀단다. 사랑은 그와 같은 것이야.’(24쪽)

바닷물 한가운데 떠서 갈증으로 고통받는 뗏목처럼 수음에 지쳐 사랑의 본질을 묻는 청년기 아들에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아름다운 대답들이 가장 고결한 문장으로 결빙돼 있는 책이다. 그래서 모든 사랑은 한때의 열정일 뿐이라고 믿었던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마침내 변하지 않는 사랑의 문턱에 도달하려고 통과해온 저 모든 나라의 꿈과 현실’(177쪽)에 대해, 왜 사랑은 태양의 푸른빛을 닮았는지(26쪽) 설명하기 위해,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이 책을 권하는 것밖에 없다. ‘저녁의 지평선에 제물로 바쳐진 /여름날 끝 무렵의 장밋빛 /사랑의 시선을 꿰뚫고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과거의 투명함’(177쪽)처럼.

‘‘너를 사랑해’라는 말 속에는 ‘너’에 대한 강조가 어찌나 위협적이고 탐욕스럽고 또 어찌나 강하던지…. 갑작스럽게 식어버린 몸짓, 열정의 가사상태, 감각이 없어진 상태, 어쨌든 이 모든 것은 장에게 커다란 사랑의 경고였음에 틀림없다…. ‘사랑해’라는 당신 말에 나는 괴롭고 마치 폭행당하는 것 같아…. 당신에게 내 자신을 열려고 하기도 전에 나를 기습해버리고 말아….’(132쪽)

젊은 시절의 사랑은 정숙지 못했다. 우리는 ‘몸이 달아 뜨겁게…간절하게 자신을 열어젖혔’(43쪽)고, 새벽 두 시에도, 새벽 네 시에도 전화를 걸었다. 다만 살로메가 묻듯, 그 시절 새벽에 일어나 울어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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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힘들때 이렇게 해보세요 ☜
▒ 삶이 힘들때 이렇게 해보세요 ▒

삶이 힘겨울때...

새벽시장에 한번 가보십시요
밤이 낮인듯 치열하게 살아가는 상인들을 보면 힘이 절로 생깁니다
그래도 힘이 나질 않을땐 뜨끈한 우동 한그릇 드셔보십시요
국물맛 죽입니다.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때...

산에 한번 올라가 보십시요
산정상에서 내려다본 세상 백만장자 부럽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빌딩도 내발 아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큰소리로 외쳐보십시요 난 큰손이 될것이다
이상하게 쳐다보는사람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럴땐 살짝 웃어 주십시요


죽고 싶을때...

병원에 한번 가보십시요
죽으려 했던 내자신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난 버리려 했던 목숨 그들은 처절하게 지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흔히들 파리목숨이라고들 하지만 쇠심줄보다 질긴게 사람목숨입니다


내인생이 갑갑할때...

버스여행 한번 떠나보십시요
몇백원으로 떠난 여행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날수 있고 무수히 많은 풍경을 볼수있고
많은것들을 보면서
활짝 펼쳐질 내 인생을 그려보십시요
비록 지금은 한치앞도 보이지 않아 갑갑하여도
분명 앞으로 펼쳐질 내인생은 탄탄대로 아스팔트일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싶을때...

따뜻한 아랫목에 배깔고 엎드려 잼난 만화책을 보며
김치부침개를 드셔보십시요
세상을 다가진듯 행복할 것입니다
파랑새가 가까이에서 노래를 불러도 그새가 파랑새인지
까마귀인지 모르면 아무소용 없습니다
분명 행복은 멀리있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속 썩일때...

이렇게 말해보십시요
그래 내가 전생에 너한테 빚을 많이졌나보다
맘껏 나에게 풀어
그리고 지금부턴 좋은 연만 쌓아가자
그래야 담 생애도 좋은 연인으로 다시만나지
남자든 여자는 뻑 넘어갈 것입니다


하루를 마감할때...

밤하늘을 올려다 보십시요
그리고 하루동안의 일을 하나씩 떠올려 보십시요
아침에 지각해서 허둥거렸던일
간신히 앉은자리 어쩔수 없이 양보하면서 살짝 했던 욕들
하는 일마다 꼬여 눈물 쏟을뻔한 일
넓은 밤 하늘에 다 날려버리고 활기찬 내일을 준비하십시요


문득 자신의 나이가 넘 많다고 느껴질때...

100부터 거꾸로 세어보십시요
지금 당신의 나이는 결코 많지 않습니다


출처:건전한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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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0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꺼 달랑 하나 가능... 하지만 난 이런 것 없이도 행복하니 어쩝니까^^

stella.K 2004-11-0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면 됐습니다. 행복은 전염되는 거잖아요. 님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합니다.^^
 

최승호 조선일보 국제부 기자 river@chosun.com

오프라 윈프리 9살 때 성폭행, 14세 때 미혼모, 20대엔 마약… 독서 통해 새로운 세계로 도약
다치바나 다카시 서가 총길이 700m… “책 한 권 쓰기 위해 500권 읽는다”는 엄청난 다독파
조지 루카스 12m 높이 사설 도서관 보유… ‘순수이성비판’ ‘로마제국 흥망사’ 등 고전 즐겨
빌 게이츠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소중하다” 책읽기의 중요성 강조
나폴레옹 전쟁터에서도 독서… 이집트 원정 나서면서 1000여권의 책을 싣고 떠나


그녀의 과거는 이랬다. 1954년 1월 29일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코스키우스코에서 결혼하지 않은 18세의 가정부 출신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인종과 여성 차별이 극심하던 그 시절, 검은 피부를 갖고 태어난 그녀는 이후 불운으로 점철된 삶을 살게 된다. 아홉 살의 나이에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후 5년 동안 삼촌과 엄마의 남자친구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이 이어졌다. 14세에 첫 아이를 출산해 미혼모가 됐고, 2주 후 그 아이가 죽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20대에는 마약에 손을 대기도 했으며, 0.1t(100㎏)에 이르는 자신의 몸무게를 못이겨 비만과의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그녀의 현재는 이렇다. 지난 8월 27일 유엔으로부터 ‘올해의 세계 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도 ‘200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명단에 그녀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2003년에는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억만장자’에 뽑히는가 하면, ‘세계 10대 여성’ ‘세계 최고 비즈니스 우먼’ 등 화려한 수식어가 늘 그녀를 따라다닌다. 현재 그녀는 1986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TV토크쇼를 18년째 진행 중이다. 이름하여 ‘오프라 윈프리 쇼’. 미국 전역에서 3000만명이 시청하고 있으며 전세계 109개국에서 방송되고 있다.

그녀의 현재와 과거 사이에 이처럼 확연한 선을 그어준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녀는 “독서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주저없이 답한다. 그녀의 독서 습관은 역설적으로 책을 읽지 않을 뿐 아니라, 딸이 책을 읽는 것조차 싫어했던 어머니 밑에서 시작됐다. 아홉 살이 되던 해 현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문을 홱 열고 책을 잡아채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 책 버러지야, 나가버려! 넌 다른 애들보다 네가 퍽 잘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고난이 사람을 좌절시키기도 하지만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면, 그녀는 후자의 경우였다. 특히 자신이 낳은 생명을 2주 만에 잃은 뒤 그녀는 자신의 뒤틀린 인생을 책읽기를 통해 바로 잡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도서관 카드를 소유하는 것을 마치 미국 시민권을 얻는 것처럼 생각했다”고 그녀의 자서전 작가는 기록했다.

하지만 그녀의 책읽기는 투자정보를 얻거나 대학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실용적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책읽기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내렸다. “책을 통해 나는 인생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세상에 나처럼 사는 사람이 또 있다는 걸 알았다. 독서는 내게 희망을 줬다. 책은 내게 열려진 문과 같았다.”

그녀에게 읽을 만한 책을 권해준 사람은 에이브라함스 선생님. 선생님은 ‘밥 먹으면서 까지 책을 읽는’ 오프라를 눈여겨봤다. 니콜릿 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주선해준 사람도 에이브라함스 선생님이었다.

그녀에게 책은 가난과 흑인의 설움, 강간을 당하고 미혼모로서 자식을 잃었던 어둠과 단절의 시기에,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다리(Bridge)이자 희망의 씨앗을 가꾸는 정원이었던 셈이다.

그녀의 책읽기는 8년 전 한 차원 더 높은 과제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미국이 다시 책을 읽게 만들겠다”며 자신의 쇼에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권해주는 북클럽을 시작한 것이다. 그후 그녀는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람들로부터 편지를 받기도 했고, CNN 등 유수 언론은 “북클럽에서 선정되는 것은 베스트셀러를 예약하는 지름길”이라고 잇달아 보도하는 등 그녀의 북클럽은 폭발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대통령도 꿈꿀 수 없는 일을, 모진 시련을 이겨낸 50세의 한 흑인 여성이 거뜬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같은 테마의 책을 여러 권 읽어라

미국에 오프라 윈프리가 있다면 일본엔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64)가 있다. 하지만 오프라와 다치바나는 책읽기의 동기부터 다르다. 방송인 오프라가 삶을 풍요롭게 하고 변화시키며 희망을 지켜내기 위한 ‘감성적’ 책읽기라면, 당대 최고의 저널리스트로 불리는 다치바나는 지적 욕구를 채우고 지식을 섭취해 글로 쏟아내기 위한 ‘실전적’ 책읽기에 가깝다. 다치바나는 “한 권을 정독하는 것보다 다섯 권을 속독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철저한 다독파(多讀派)이기도 하다. 오프라가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를 가르쳐준다면, 다치바나는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사람에 속한다.

도쿄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주간지 문예춘추사에 입사했던 그는 고갈된 상상력을 복원하기 위해 도쿄대 철학과에 재입학했다. 지금까지 40여권의 책을 저술했고 잡지에 발표한 논문은 그 배 이상이며 뇌사·원숭이학·일본 공산당·우주 등 저술 영역도 광범위하다. 지식의 출력을 위해 독서를 통해 입력하고 있으며, 출력 대 입력의 비율은 1:100 정도라고 한다. 한 예로, 과거 ‘뇌의 최전선’을 보도했을 당시 그는 사전 취재를 위해 500권의 책을 읽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왕성한 지적 욕구는 도쿄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주택가에 위치한 서재 겸 집필실(일명 고양이 빌딩)에 잘 나타나 있다. “새로운 것만 보면 몸달아 하는 호기심 덩어리”이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인 ‘고양이’로 빌딩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부터 심상치 않다. ‘다치바나 신도’들의 성지(聖地)로 불리며 프랑스 고교 지리 교과서에도 등장한다는 지상 3층 지하 1층의 이곳은 말 그대로 ‘책의 요새’다.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은 3만5000여권(1998년 추정치)이 소장돼 있으며, 신흥종교·아랍문제·진화론·인터넷·로봇·신체장애·병기·스파이… 등 일반인이 호기심을 한 번도 가져본 적조차 없을 분야까지 총망라한 엄청난 양의 책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고양이 빌딩’은 그의 책읽기가 무한한 호기심과 저널리스트다운 ‘팩트(fact)’에 대한 집착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도 잘 보여준다. 고양이 빌딩에 대한 유명한 일러스트와 함께 자신의 ‘서재론’까지 소개한 저서(‘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중 ‘서고를 신축하다’는 대목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서가의 총길이를 합치면 700m에 이르며 3만5000권 정도의 책을 꽂을 수 있다. 또 서류 등의 자료는 B4판 크기의 행잉 홀더에 분류해 보관하고 있는데 안쪽까지의 깊이가 60㎝나 되는 수납 케이스 28개가 나란히 늘어서 있다.”

또 과거 책을 보관하던 사과상자에 대해 “두께는 8㎜이고, 상자 입구의 안쪽 치수가 27.5㎝×60㎝에 깊이가 30㎝”라고 서술해 놓았다. 가히 사건 취재를 맡은 신문기자가 사건현장에 대해 묘사하는 정도 이상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그 정도 호기심과 집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측량’할 수 있는 수준의 기록들인 것이다.

그의 편집증적 꼼꼼함은 현재 ‘고양이 빌딩’을 함께 지키고 있는 ‘비서’ 공모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아사히신문에 그가 게재한 모집광고에는 연령·학력 제한은 없었지만, ‘정리 능력(약간의 영어실력과 과학상식 요함)과 광범위하고 왕성한 지적 호기심이 있는 분’이라는 ‘자격제한’을 명시해 놓았다. 서류심사만으로 부족해 영어시험과 역대 대장성 장관의 이름을 적으시오, 과학자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적으시오, 아래 열거한 50명의 인물에 대해 직함 내지 일의 범주를 서술하라 등 세 문항짜리 필기시험까지 거쳤다. 1명 모집에 500명 넘게 지원했고, 고졸 학력의 방송작가 출신 여성이 ‘영예’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독서왕’ 다치바나는 어떤 독서법을 권장할까.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그의 ‘실전에 필요한 14가지 독서법’에는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을 것, 새로운 정보를 꼼꼼히 체크할 것, 의문이 생기면 원본 자료를 확인할 것, 난해한 번역서는 오역을 의심할 것, 같은 테마의 책을 여러 권 찾아 읽을 것 등 ‘정확성’과 ‘호기심’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돼 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을 늘어놓았을 때의 길이를 재고, 책 보관상자의 두께를 ㎜ 단위로 측량하며, 서재를 지을 때 “책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지어달라”고 부탁할 만한 사람의 ‘실전적’ 충고였기 때문이다.

조디 포스터, 데이비드 듀코브니도 책벌레

이들 외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얼굴 중 독서광들은 꽤 된다. 우선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서쪽에 높이 12m, 2층 규모의 사설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벽이 온통 책으로 가득한 이곳에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에드워드 기븐스의 ‘로마제국 흥망사’ 등 고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화려한 영상으로 상징되는 블록버스터 ‘스타워즈’의 감독에게는 다소 뜻밖의 도서목록이 아닐 수 없다. 그는 “고대로마사를 통해 선인이 악인으로, 민주주의가 독재로 변질되는 과정을 알 수 있었고 이는 영화 테마에 대한 영감을 준다”고 설명한다.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나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사 회장도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소중하다”고 말하는 독서광이다. 미국 최고의 명문 예일대 출신인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 프린스턴대 출신인 ‘X 파일’의 주인공 데이비드 듀코브니 등도 미국 할리우드에서 알아주는 책벌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많은 위인들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명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세계의 독서광들을 다룬 책 ‘독서불패’(김정진 지음)에 따르면, 전쟁터에서도 끊임없이 독서를 했다는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기 전 한 달 동안 이집트 원정을 나서면서 1000여권의 책을 싣고 떠났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아버지가 아들이 책 읽는 것을 꺼려해 삽을 들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책을 주머니에 숨겨 넣고 쉬는 틈틈이 읽을 정도였으며, 세종대왕은 지나친 독서로 눈병이 난 와중에도 독서를 끊지 못했다. 에디슨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의 도서관을 통째로 읽어댈 정도였으며, 마오쩌둥은 매번 비서관들에게 책 제목을 적어 메모로 남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성공하는 사람들에게 책은 “값싸게 주어지는 영속적인 쾌락”(몽테뉴)이며 “정신적으로 충실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벤저민 프랭클린)이요,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데카르트)이었다. 지금도 책은 세계 이곳저곳에서 가난과 절망에 빠진 소녀들에게 ‘오프라 윈프리’의 꿈을 주고, 비 새는 통나무 집의 가난한 소년들을 ‘링컨’으로 성장케 하고 있으며, 사과상자와 책의 두께를 오차 없이 자로 측정하는 괴짜 대학생을 ‘위대한 지식인’에 점점 다가서게 하고 있을 것이다. 책은 ‘천의 얼굴’을 가진 ‘희망의 마법사’이자 ‘성공 제조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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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11-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다섯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죠. 다섯수레의 책이라 결코 쉬운 일은 아닌듯 해요. 앞으로도 꾸준히 읽어야겠지만 과연 얼마의 양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stella.K 2004-11-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내맘이쥐 2004-11-0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퍼갑니다.^^

stella.K 2004-11-0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가워요, 뽀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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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0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 영화 <필로우 북 (마쿠라노소시)>의 한 장면,  글을 쓰고 있는 나키코.

 

 

 

봄은 동틀무렵.

 

산 능선이 점점 하얗게 변하면서 조금씩 밝아지고, 그 위로 보랏빛 구름이 가늘게 떠 있는 풍경이 멋있다.

 

여름은 밤.

 

달이 뜨면 더할 나위없이 좋고, 칠흑 같이 어두운 밤에도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여기저기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은 보기 좋다. 반딧불이가 달랑 한 마리나 두 마리 희미하게 빛을 내며 지나가는 것도 운치있다. 비오는 밤도 좋다.

 

가을은 해질녘.

 

석양이 비추고 산봉우리가 가깝게 보일 때 까마귀가 둥지를 향해 세 마리나 네마리, 아니면 두 마리씩 떼지어 날아가는 광경에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기러기가 줄지어 저 멀리로 날아가는 광경은 한층 더 정취있다. 해가 진 후 바람 소리나 벌레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기분좋다.

 

겨울은 새벽녘.

 

눈이 내리면 더없이 좋고, 서리가 하얗게 내린 것도 멋있다. 아주 추운날 급하게 피운 숯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이때 숯을 뜨겁게 피우지 않으면 화로 속이 금방 흰재로 변해버려 좋지 않다.

 

 

  일본민요, 카라타치의 꽃송이  (소프라노 - 엘리 아멜링)

 출처:음악의 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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