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꾼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 쿳시의 작품 '마이클 K'가 번역돼 나왔다.
이 작품에서 쿳시는 피식민주의자인 마이클 K의 저항 아닌 저항과 진보적 식민주의자인 백인 군의관의 딜레마를 리얼리즘에 가깝게 접근시키고 있다.
마이클 K라는 불분명한 한 젊은 정원사의 삶과 그가 겪어온 시대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한 편의 시대소설이면서도 한 개인의 치열한 존재론적 몸짓을 보여주는 내면소설이다. 역사와 권력과 정치와 지배 이데올로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향한 갈망을 '정원'으로 표상하고 있으며, 그것은 또한 존재의 안식처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면서 K는 자신의 진실을 "나는 정원사다"라고 말하면서 흥분되는 감정을 전해준다.
"나는 지렁이를 닮았다. 하기아 지렁이도 일종의 정원사다. 혹은 두더지를 더 닮았다. 두더지도 정원사다. 단지 침묵 속에서 살기 때문에 얘기를 하지 않는 정원사다."
이것은 감정을 정화시켜주는 진실로 작용한다. K가 독자들을 향해 "이런 식으로 살 수 있는 거지요"라고 묻고 있다면, 독자들은 K에게 "당신이 그처럼 눈을 크게 뜰 때, 당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요"라고 묻고 싶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억압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를 꿈꾸는지에 대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나는 왜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까?"
이것은 오랫동안 K의 의식 속에서 자신을 괴롭혀온 질문이었다. 이 존재의 위기감이 K의 의식을 깨우고,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이라고 믿게 된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어머니와 함께 위험한 여정으로의 모험을 시작한다. 희망 없는 도시의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노모와 아이들의 여정. 꿈을 찾아 떠나는 그들의 소박한 소망 앞에서 검문소가 버티고 있듯 남아프리카의 정치적 비극이 따라다닌다.
여행중에 K는 군인들, 병원 사람들, 수용소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K에게 돈을 주기도 하고, 음식을 주기도 하고, 일자리를 주기도 하고, 거처할 곳을 제공하기도 하면서 K를 하인으로, 노예로, 포로로, 부랑자로, 어린애로 심지어 게릴라 조직의 보스로 만들려고 한다. 전쟁이라는 무정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K는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뭘 위해서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죠?"
"다른 삶의 돈을 뺏기 위해서인가요?"
K에게 전쟁이란 이해할 수 없고, 타협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다른 사람의 돈을 빼앗고, 일자리를 빼앗고, 땅을 빼앗고, 생명을 빼앗아 누군가에게 그것들을 베푸는 식의 '동정'을 거부하며 그는 끊임없는 '탈출'을 감행한다.
"그는 밤새도록 걸었다. 피곤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때로는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에 전율감마저 느껴졌다."
"나는 수용소를 탈출했다. 어쩌면 내가 몸을 낮춘다면, 나는 동정심으로부터도 탈출하게 될 것이다."
자유의 빵을 먹으며 새처럼 자유롭게 농장에서 살고 싶었던 K의 꿈은 '전쟁'이란 상황때문에 좌절된다. 여행중에 어머니는 죽고, 농장은 군인들에게 발각되어 수용소로 병원으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K는 전쟁 뒤편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결정했지만, 그것은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무정부시대를 살아가는 철저한 아웃사이더 마이클 K의 삶의 방식에서 자유를 꿈꾸는 또 다른 방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