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가족
마대윤 감독, 이요원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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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이 대체로 좋은 편이라 보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난 이제 한국 영화도 식상한 편이라

그리 많은 기대를 한 건 아니다.

 

아니나다를까 정말 보다가 끌까 하다가 겨우 다 봤다.

나 참, 이렇게 배우랑, 시나리오랑, 연출이 따로 노는 영화도 드물 것이다.

 

그나마 이 영화의 공신은 이요원과 11살 소년으로 나온 정준원은 아닐까 싶다.

정준원은 확실히 연기 꿈나무다.

순박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잘 해 낸다.

 

문제는 시나리오다.

그나마 영화는, 이요원과 정준원이 방송사 사장 집에

잠입해 녹취에 성공하지 못한 것 까지는 봐줄만 했다.

사실 방송사 사장이 뭔가의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데

그곳 기자로 일하고 있는 이요원이 그 비리를 파헤치는 역할을 맡은 것.

 

아무튼 그 이후 영화는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아도 제목 봐라. 뭔지 안 봐도 알 것 같지 않은가.

단지 한글 네 자일 뿐인데.

 

그래. 가족은 그런 거다.

별로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래도 가족이기에 엮이고 설켜야하는 관계.

그래도 끌어 안아야 하는 관계.

가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그저 정치적 올바름일 뿐이다.

 

근데 시나리오 정말 후지다.

난 이렇게 무식하고 성의없는 시나리오는 첨본다.

과연 작가가 일년이면 책을 몇 권이나 읽고 시나리오를 쓰는지 묻고 싶다.

 

시나리오 작가가 영화나 많이 보면 됐지 무슨 책이냐고 한다면

이런 작가는 희망이 없다.

이런 작가는 영화사에서 애저녁에 싹을 잘라야 한다.

 

내가 정말로 불쾌하게 생각했던 건,

막내 낙이(정준원 분)의 탄생 비화가 밝혀지는 과정이다.

그건 세째 주미를 통해 밝혀지는데,

엄마가 원래 지병이 있어 누워만 있었단다.

게다가 말을 하지 못한다.

그 사이에 막내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더 웃긴 건 그걸 주미는 엄마가 배가 부른 게 복수가 차서

그런 줄만 알았단다.

물론 11년 전의 일이니 주미는 어렸을 때고 어린 마음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설정이 상당히 작위적이라는 것이다.

 

엄마가 아파 누워 있을 때 임신이 됐다?

과연 아플 때도 성욕이 동하던가?

죽어 가면서 아이를 한 명 더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던가?

과연 그렇게까지 대사를 쳐 바를 생각이 나는가 말이다.

 

난 그 대사를 귀로 듣는데 연상이 되는 건

부부가 정말로 사랑해서 막내를 낳은 것이 아니라,

남편이 아내를 강간해서 낳게 되었다는 것으로 들린다.

더구나 아내는 말 못한다잖나?

 

사실 낙이는 아버지 장례 때 처음 알게된 동생이다.

그런 설정이라면 차라리 아버지의  배다른 자식 설정이

차라리 자연스럽다.  

그런 개구라가 어딨나?

 

어쨌든 부부가 막내를 낳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딱히 설득력 있게 와 닿지 않는다.

부부가 사랑했다면 어느 정돈지 그 관계도 모호하다.

시나리오는 과학이란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국 영화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정말 잘하는 줄 알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봐야 우물안에 개구리 아닐까?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한국 영화는 시나리오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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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0-04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나온지 얼마 안 되는 영화네요.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영화를 볼 때, 우리 나라 영화를 많이 봐야 할텐데, 외국영화를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소설도 그런 편이고요.

오늘이 벌써 5일째 되는 날이니까, 중간쯤 되는데, 남은 날들도 즐겁고 좋은 시간 되세요.^^
stella.K님,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stella.K 2017-10-05 18:07   좋아요 1 | URL
서니님도 연휴 잘 보내고 계십니까?^^

그러게요. 저도 영화나 소설이나 외국작품을 선호하는 편인데
단지 잘 안 보는 유일한 분야가 있다면 그건
허리우드 메이저급 영화들입니다.
그 유명하다는 가디언 오브 갤럭신가 하는 영화 평점이 아주 높던데
앞부분 조금 보다 말았습니다.
저는 비허리우드 영화를 좋하하죠.^^

stella.K 2017-10-05 18:10   좋아요 1 | URL
ㅎㅎ 저 방금 서니님 서재에 있다 왔는데
자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