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진 샤프 지음, 백지은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엔 얇은 책이라 금방 읽게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읽기가 녹녹치 않다. 놀라운 건

이 책이 한때는 금서로 지정이 되서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법인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때 그런 때가 있기는 했다.

공산주의 불온서적이 그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그 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

 

이 책은 한마디로 시위의 방법에 관한 책이다.

그것에 관해 꽤 자세하고 주도면밀하게 쓰여있는데

그것만으로도 불온서적이 될 수 있었다니 이 책가 가지는 위력 보단

새삼 독재가 불법은 불법이었나 보다 싶다.

이 책에 소개된 방법으로 민주화를 쟁취하면 독재 세력의

모가지가 날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주의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사실 저자가 간과한 게 하나가 있다.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주의도 알고 보면 우리나라의

3.1운동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그렇다면 저자는 우리나라의 3.1운동을 연구대상에 포함시켰어야 했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3.1운동이나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주의가

어떻게 성공한 시위가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해선 우리 역시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억압된 분노가 폭발하듯 이루어진 것이아니라는 것.

뭔가의 치밀한 계획과 방법에 의해 이루어진 성과물인텐데도 우린 그걸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있고,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만 해도 3.1운동만이 무저항 비폭력이었을까?

그 이전에도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3.1운동으로부터 시작해서 진화의 진화를

거듭해서 지금의 촛불시위까지 발전된 것이 아니겠는가.

예전의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발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 촛불시위가

과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의아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능했음을 우린 또 얼마 전에 목도하지 않았는가?

세상을 바꾸는데 폭력이 가능하지 않음을 실증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하지도 않다.

언제 어느 때 독재는 독버섯처럼 자라 우리를 위협하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우린 어떤 식으로 독재에 맞서고 항거할 것인가 생각해 보야한다.

 

놀라운 건 저자는 비폭력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해

무려 198가지나 소개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그다지 어렵거나 아주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용기만 가지면 몇 가지는 당장 어렵지 않게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문득 읽다보니 얼마 전 종영한 드라미 <김과장>이 생각났다.

거기도 보면 주인공이 회사를 상대로 저항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드라마의 특성상 코믹하게 그려지기도 했지만 그것도 그냥 웃고 넘어갈

것은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무저항 비폭력은 꼭 이마에 내천 자 그리고 해야 하는 건가?

그건 아니다. 그러면 지는 것이다.

 

누구는 말한다. 더 시끄러워져야 한다고.

조용하면 그건 주검이다. 독재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항의하고 항거하면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다.

사회 모든 체제가 올바르다면 그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사회는 올바르지 않게 굴로갈 수 있다.

그런데도 조용하면 그건 잘못된 거다.

저항하려면 바로해야 하고 제대로 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amoo 2017-06-29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폭력, 하면 간디죠~!ㅎ 간디의 사티아그라하..

이 책을 보니 베링턴 무어의 독.민.기.원.이 생각나네요~
같이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cyrus 2017-06-29 13:39   좋아요 0 | URL
베링턴 무어의 책, 헌책방에서 본 적이 있는데 사야 겠군요. ^^

stella.K 2017-06-29 13:40   좋아요 0 | URL
독민기원...?!
저는 모르는 책이네요.
역시 야무님은 아는 것도 많으십니다.^^

cyrus 2017-06-29 13:47   좋아요 0 | URL
풀네임이 ‘독재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원‘입니다. ^^

stella.K 2017-06-29 14:30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구나. 그럼 야무님 잘 못 알켜주신 거네.
독민사기였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