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드 1
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 강성희.송기철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우연히 마릴린 먼로의 전기 다큐를 보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마릴린 먼로도 먼로지만 저자가 워낙 유명한 작가라 작가의 필체에서 나오는 그녀를 어떻게 형상화 했을지 궁금했다.

 

글쎄.. 간단한 소회를 남기자면, 캐롤 오츠가 글을 이렇게 쓰는구나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것인데, 읽기 전부터도 결코 만만찮은 페이지 수를 자랑하는만큼 글은 뭔가모를 유장함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어렵다거나 지루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딱히 빠져들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약간의 지루함은 또 감안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지루함이란 또 어디서 오는 것일까? 1권은 주로 마릴린 먼로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소녀 시절 그리고 그녀가 막 세상으로 나오기 직전의 상황에 집중되어 있다. 사생아에 엄마 손에서 자라지 못하고 조부모의 손에서 어느만큼 자라다 고아원에 보내진다. 거기서 양부모에게 넘어가긴 하지만 그마저도 엄마, 아빠라 부르지 못하고 이모와 삼촌이라 부르며 자란다. 16세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지만 남편이 2차 대전 참전하므로 파탄에 이른다. 그렇다고 먼로가 그걸 아주 슬프게 여겼던 건 아닌 것 같다.

 

알겠지만 마릴린 먼로의 실제 이름은 노마진 베이커다. 그 이름이 어떻게 마릴린 먼로가 되었는지 보여주고 1권은 끝을 맺고 있는데, 내가 아무래도 관심 있어하는 건 그 이후인 것 같긴하다. 이를테면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밀러와의 결혼은 어땠을까? 그녀는 그를 어떻게 느꼈을까? 그 이후 몇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나머지는 2, 3권에서 다뤘을 것이다.

 

그런데 1권을 읽어 본 바에 의하면 2, 3권에 도전하는 게 약간은 자신이 없어졌다. 전기나 전기소설은 그 사람 뿐만 아니라 그 사람 주변을 둘러싼 시대적 상황이나 사람들을 아는것이 더 묘미일 수 있는데  과연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졌다. 그래도 한 가지 경의를 표하고 싶은 건 작가의 우직함이다. 어떻게 해서 먼로의 전기 소설을 쓸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일생을 웅숭 깊게 그래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 줄만 하다. 기회있는대로 나머지 책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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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1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은 억지로 다 읽을 수 있는데 문제는 3권 이상이면 독서 진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중도 포기해요. 읽을 책이 너무 많으니까요.. ^^;;

stella.K 2015-02-14 11:3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웬만치 재미있지 않으면 나도 3권은 벅차더라.
2권은 어떻게든 읽겠는데...
그렇지 않아도 알라딘내에서만 하더라도 3권까지 읽고 리뷰 쓴 사람이
거의 없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