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품격 - 북경대 인문 수업에서 배우는 인생 수양법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2
장샤오헝.한쿤 지음, 김락준 옮김 / 글담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제목이 근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품격이라! 뭔가 이런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삶의 품격이 느껴질 것만 같다. 그런데 아뿔싸! 얼핏 보면 우리나라나 서양 외국 작가의 책 같지만 저자가 중국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중국 저자들의 책은 그렇게 많이 접할 기회가 없어 뭔가 크게 쉼호흡을 하고 있어야 할 것만 같다. 중국 저작물들은 나름 그것이 가지고 있는 저력이 있어서 말이지.  

 

그래도 저자들이 북경대에서 강의한 루쉰이나 차이위안페이, 지셰린, 펑유란, 후스, 딩링 같은 중국의 지성인들이 북경대에서 강의한 말과 글을 현대인의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도록 섬세하면서도 쉽게 풀어 썼다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까? 약간의 기대도 같게도 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를 하자면 역시 만만치 않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중국이 다르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책은 특히 많은 예화를 다루고 있는데 중국의 역사에 대해 거의 문외한인 나로선 좀 벅찬감도 없지 않았는데, 더 놀라운 것은 자국의 예문만으로 책 전체를 꽉 채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책이 그전에도 없지 않을텐데 때로는 다른 나라 사람의 말이나 남의 나라의 역사적 사건을 예문으로 쓸 수도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더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어찌보면 에세이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자기계발류 같기도 한데, 그동안은 서양적 사고에 길들여져서 일까?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읽어왔던 책들은 다소 분석적이면서도 (상대적이긴 하지만)가볍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또한 이 책은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통찰적이면서도 사고가 깊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참 읽다보면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미덕이 있다 싶다. 새삼 누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 줄까 싶은 것이 있었다. 예를 들면, 첫 부분에 나오는 '나 자신에 대한 예의'중에 2강에 나오는 '평생 동안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란 글에서, 공자는 평생 신봉해야 하는 원칙으로 恕(용서할 서)'를 말했다. '恕'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며, 자아를 맘대로 놔두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것이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으로 과거의 상처를 잊어버리고 미래의 희망을 보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표현이다나, 사상가 한유의 <답류수재론사서>라는 책에, "난 비록 어리석지만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안다."란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곤경에 처했더라도 자신을 믿고 존중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하고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28p)란 말을 읽으면 가슴이 약간은 뭉클해질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가 들면들수록 번뇌가 많아지는데 주로 쓸데없는 걱정이나, 자신이나 남을 용서하지 못한 것들 아니던가? 또한 나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미성숙함 때문에 우린 얼마나 많이 좌충우돌하며 자학하고, 남을 미워하며 사는가?

 

이 책은 이것말고도 삶 전반에 관한 예의와 품격을 갖추도록 격려하고 있는데 그것이 구체적이고 깊이가 느껴져서 새삼 참 좋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신 처음에서도 말했지만 결코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며, 두 저자 중 어떤 글은 누가 썼는지도 함께 알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조금 아쉽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뭐 그런 것이 아니라면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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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11-0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의 희망을 보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표현이다."
멋진 말이군요. 자기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을 듯해요.
저에겐 어떤 희망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검색해 봤더니 좋은 책 같아요. ^^

2013-11-01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01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