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아빠가 들려주는 기분째지는 째즈(JAZZ)이야기"

얼마 전에 정동극장에서 끝난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재즈콘서트 제목입니다. 퇴근길에 광화문 지하도 입구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고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음에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몹시 기분이 좋을 때에 "기분이 째진다"는 표현을 씁니다. 뭐가 찢어질까요? 생각해보셨습니까?

무심코 쓰지만 뜻을 알면 남 앞에서 입밖에도 못낼 우리 말들이 너무 쉽게 쓰여지고 심지어는 방송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죠.

 

[빼도 박도 못한다]

엄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부부가 있었습니다. 살림이 궁핍해서 단칸방에서 사는지라 부부관계는 꿈도 못 꿀 지경이었죠. 어느날 시어머니가 외출한 틈을 타 부부는 방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절정에 다다를 무렵 한참 있다가 올 줄 알았던 시어머니가  "에미 뭐하냐?"하고 방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의 남편이 바로 "빼도 박도 못할 처지"에 처한 것이죠. 

 

[기분 째진다]

변강쇠를 만난 뭇 아낙네들이 아마 자기 몸 상하는 것도 모르고 "기분 째진다"고 외쳤을 것입니다. 시집도 안 간 젊은 처자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표현을 하면 제 얼굴이 다 빨개집니다.

 

[열나게 ~하다]

원래 "좆나게" 또는 "좆빠지게"의 순화된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표현을 여과 없이 그대로 쓰다가는 20XX년도 우리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 표어가 "나게, 빠지게"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해서 좌중의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습니다.

 

[박살낸다]

박살(撲殺)이란 말은 형벌에서 비롯되었는데 칠 박(撲), 죽일 살(殺). 글자 그대로 죄인을 때려 죽이는 형벌입니다. 누구를 박살하시겠습니까?

 

[찍쌌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뻑하면 ~한다]

"툭하면 ~한다", 혹은 "걸핏하면 ~한다"가 맞는 말입니다. 우리 사전에는 "뻑하다"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영한사전에 보니 비슷한 발음으로 "Fuck"이 있더군요.

 

[찢어지게 가난하다]

몹시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으면 풀뿌리, 나무껍질 밖에 못 먹죠. 이 섬유질이 뱃속에 쌓여있다가 나올려면 정말 찢어질 수 있답니다.

 

[이런 경을 칠~]

옛 형벌이 또 나오는군요. 이마나 팔뚝에다 "노상방뇨" 하는 식으로 죄명을 문신으로 새겨서 평생을 죄업을 안고 살아가게 하는 비참한 형벌이 바로 경()입니다.

 

*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달아 주세요.

출처:  글기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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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4-10-2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 흐흐...

stella.K 2004-10-2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