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urage of Pianist

 

영화 <피아니스트> VIDEO C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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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날, 인류사 최대의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 1939년 9월 1일 독일군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를 무력 침공했다. 그 때 폴란드에서 촉망받던 젊은 피아니스트의 파란만장한 삶이 시작되는데... 몇 해전 그 이야기가 쇼팡의 아름다운 피아노 음악과 함께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된 바 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만든 <피아니스트 - The Pianist>가 바로 그것이다. 그럼 기억을 되살려 영화 속으로 잠깐 들어가보기로 한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

전운이 감돌던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쇼팡의 유작인 <녹턴 20번 C-sharp 단조>가 흐르고 있다. 천재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는 유대계 폴란드인으로 국영 라디오 방송국에서 쇼팽의 곡을 연주하던 중 독일군에게 폭격을 당하자 연주를 마치지 못한 채 무작정 피난길에 오른다. 나치는 폴란드를 침공한 뒤 유대인들을 핍박하고 결국 그의 가족들은 깨스실로 향하는 기차에 강제로 실리는데... 스필만은 자신을 알아보는 지인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된 뒤 나치의 눈을 피해 이곳 저곳 숨어 다니다가 폐허가 된 게토의 어느 건물 다락방에 은신을 하지만...



독일군 점령지 안에서 도망다닌다는 것은 연약한 감성을 지닌 그로서는 너무도 고된 일. 스필만은 오직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하루 하루를 버텨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먹을 것을 찾아 아래층으로 내려온 스필만은 독일군 장교에게 그만 발각되고 마는데 그가 유대인임을 눈치챈 독일군 장교는 싸늘한 표정으로 신분이 뭐냐고 묻는다. 스필만이 피아니스트라고 대답하자 독일군 장교는 아무 곡이나 연주해 보라고 명령한다. 스필만은 벌벌 떨면서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될지도 모를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고이 간직해온 피아니스트의 혼을 열개의 손가락 끝에 실어...

민속음악을 피아노 선율에...

영화에 등장하는 피아노 곡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 폴란드의 암울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어째서 쇼팡의 음악이 주제곡으로 사용되었을까? 쇼팡은 폴란드가 낳은 위대한 음악가이기 때문이다. 쇼팡은 7살 때 폴로네이즈를 작곡한 신동이었으며 폴란드의 모짜르트라고 불리울 만큼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리고 일요일이면 시골에 내려가 그림을 그리고 민속음악을 듣곤 했다. 이것은 훗날 쇼팡의 음악적 기틀이 되었으며, 폴란드 혁명 실패등 당시 불안한 시대 상황은 그로 하여금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쇼팡의 음악 양식에 있어 제1기는 폴란드에 살던 20세 이전으로 그 시기에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녹턴 등을 작곡했으며 제2기는 조국을 떠나 유럽 각지로 연주여행을 다니다가 파리에 정착한 때로 조르주 상드와의 인연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곡마다 새로운 화성을 시도했던 쇼팡은 바흐와 모짜르트의 계보를 잇는 음악가로 폴란드 민속음악에 기초한 곡들을 다수 작곡했다. 또한 쇼팡은 아름다운 레가토와 섬세한 디테일이 담긴 곡들을 자신이 직접 연주하며 즐겼다고 하는데...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로맨틱한 선율은 이태리 벨칸토 오페라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생명을 구해준 쇼팡의 발라드


이 영화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스필만이 독일장교 앞에서 쇼팡의 <발라드 1번>을 연주하는 장면이다. 연주가 끝나면 총살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스필만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한다. 그런데... 당시 스필만이 연주한 곡은 <발라드>가 아니라 <폴로네이즈>였다고 한다. 폴로네이즈는 폴란드 귀족들이 추던 3/4박자의 민속무곡. 어쨌거나 독일군 장교는 스필만의 연주에 감동받아 그를 살려주었음은 물론 그 곳을 떠날 때 자신이 입던 외투와 빵까지 선물로 준다. (영화에서는 쇼팽 콩쿨 우승자인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자누스 올레니작의 연주를 사용)

 

쇼팡 발라드 1번 G minor / 연주: 미켈란젤리 (pf)




영화 <피아니스트>에 흐르는 곡은 <녹턴 C-sharp minor- 유작>을 비롯하여 <녹턴 E minor>, <녹턴 C minor>, <발라드 No.1, No.2>, <왈츠 A minor>, <전주곡 E minor>, <안단테 스피아나토 G major>, <그랜드 폴로네이즈 E-flat major>, <마주르카 A minor> 등 쇼팡의 주옥 같은 피아노 곡들로 가득하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 스필만은 1911년 태어나  바르샤바 음악원,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으며, 전쟁이 끝난 1945년 폴란드 방송의 음악감독으로 활동을 재개한 후 작곡가,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2000년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용기있는 자의 삶

영화 <피아니스트>는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허기와 추위 그리고 고독과 공포를 이겨내고 굳굳하게 일어선 인간 승리의 드라마요, 격동기를 살아간 한 음악가의 자서전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 남아 피아노를 계속 연주하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가 그를 생존케 한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라면... 스필만이 보여준 生에 대한 투지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쇼팽 녹턴 20번 C# minor / 스필만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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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격언 중엔 이런 것이 하나 있다.

 

굳은 결심으로 일을 감행한다면

용기는 더욱 커지게 되어 있으며

 

그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인다면

두려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피아니스트 스필만의 모습은

음악가이기 이전에... 용기있는 자의 삶 !

바로 그것이었다.

 

 

written by michel



 
출처: Classic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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