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가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누리는 것은 이처럼 기존의 관습과 관성을 일상적으로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파리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惰性)이라는 사실 입니다. 타성은 그것이 억압이나 구속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그것은 견고한 무쇠 방입니다.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감성이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예술이 추구해야할 목적이나 예술이 수행하는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개인과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에너지를 해방의 역할에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관용과 다양성은 그런 점에서 예술의 전제이며 예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해방이 어떠한 예술 양식을 만들어 내고 얼마만한 성취를 이룩하였느냐 하는 평가는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인간을 예술화하고 사회를 예술화 하는 미래적 과제는 무엇보다 먼저 해방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진부한 틀에서 해방하고 완고한 가치로부터 해방하는 일입니다.

                                                            -신영복, <더불어 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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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0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에 요새 <더불어 숲>을 발췌해서 매일 조금씩 읽고 있어요.
홍세화의 똘레랑스...같이 생각해 봤었던 부분이죠.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이다"라는 부분을 읽었을 때 그 앗차!하던 느낌이라니...

stella.K 2004-04-0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입니다.^^

waho 2004-04-2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님 글 너무 좋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