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은 K2에서 하는<추노>고, 다음으론 M의<파스타>다. <파스타>는 최근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걸 보지 않을 생각을 했던 건 바로 이선균의 버릭질 때문이었다. '뭐야? 어깨 똥폼만 잡고...' 그런데 여기 저기서 <파스타>재밌다고 소근소근 말들이 많다. 다시 보니 오, 과연 그렇구나 싶다. 특히 이선균과 공효진의 티격태격하는 밀고 당기기식 사랑이 정말 웃음 짓게 만든다. 웃을 것 없는 세상에서 이런 재미 쏠쏠한 드라마라도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겠는가? 

<추노>야 더 말해 뭐하겠는가? 남자의 야성과 근육질을 팍팍 자랑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호평도 많이 받지만 적잖이 욕도 많이 먹는다. 그 중심엔 이다혜가 있다.  

아니, 이다해가 뭘 어쨌다고?  

정말 웃긴다. 왜 시청자들은 이다해를 못 잡아 먹어 난리들일까?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이다혜를 좋아해 편드는 건 아니다. 난 솔직히 처음부터 이다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요즘들어 예쁘게 나온다는 정도지 이 배우가 정말 연기를 잘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내가 단지 웃기다는 건, 이다해가 초반에 어깨가 드러나는 장면이 나왔다고 너무 선정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도대체 그게 도마에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가? 그 보다 더 야한 장면도 이미 나왔고, 무슨 무슨 시상식이다 하는 자리에 여배우들 어떻게 하면 등이 더 파인 옷을 입을 것이냐? 가슴은 어느 정도로...? 등등해서 카메라에 못 잡혀 난린데 고작 가슴 위 어깨 선과 쇄골이 보인 것 가지고 그 입방아를 찧느냐 이말이다.   

TV를 보는 이중잣대에 관하여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입방아의 불특정 다수들이 여자들인 듯 싶기도 하다. 이 드라마를 남자들이 본다면 이다해의 노출 수위 가지고 뭐라고 그럴 것 같지 않다. 솔직히 남자들 보기에 너무 싱겁지 않을까? 대놓고 얘기하면, 왜 요것뿐이냐?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남자들도 이 드라마는 볼 테지만 사실 드라마의 절대 우위는 여성이다. 특히 멜로 드라마는 어떻게 하면 더 불륜스럽고, 어떻게 하면 야하며, 어떻게 하면 애틋하고, 처절하게 사랑을 하도록 만들 것이냐는 다 여성 시청자들 때문이고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그에 따라 남성상도 변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보통의 가족 드라마는 가부장의 남성상이 살아있긴 하지만 트렌디한 드라마는 그 얼굴을 달리한다.  

어느 땐,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남자를. 어느 땐 터프하고 반항기 있어 보이는. 어느 땐 마냥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고독남을. 어떤 땐 여자를 끊임없이 보호하는 남자 등등. 요즘엔 초콜릿 복근 남성상이 대세다. 이런 남성상은 드라마 때문에 발전되어 온 것일테고 이는 곳 드라마를 독점하는 여성들 때문에 발전되어 온 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진화되어 온 남자들을 보는 재미가 없다면 무슨 낙으로 드라마를 보겠는가? 한간엔 우스운 말로 영화 <쌍화점>이 공전의 히트를 쳤을 때(불행하게도 난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 내 주위의 여자들은 그것의 성공엔 조인성 엉덩이가 주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아무튼 요즘엔 초콜릿 복근남이 대세인지라 영화든 TV 드라마든 남자 배우들 훌렁훌렁 잘도 벗고 나온다. <추노>에도 보면 1횐가 2회 장면에서 최장군 목욕한다고 물바가지 들고 자기 몸 씻던데, 그거 보면서 저건 확실히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장면 아닌가? 시청자들이야 좋아라 하고 보겠지만 그것을 지켜 본 주모(조미령) 눈 가린 손가락 사이로 그 모습 보는 장면은 그냥 양념일 뿐이다. 그것도 맛없는 장면. 뭐 <추노>뿐인가? 앞서 말한 <파스타>에도 남자 요리사들 락커룸에서 옷 갈아 입는다고 가슴팍 팍팍 드러내더만. 

이렇게 옷 훌렁훌렁 벗고 나온 남자 배우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겨우 이다해 어깨 좀 들어냈다고 뭐라고 그러는 거 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남자는 그래도 되고 여자는 그러면 안 되고. 그런 이중잣대가 어디 있는가? 비판을 하려면 똑같이 하던가? 아니면 아예 하지 말던가.  왜 남자가 가슴팍 드러내면 즐겁고, 여자가 어깨 좀 드러내면 말들이 많은 건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난 어제부터 <추노>가 보기가 좀 싫어졌다. 그건 여타의 시청자들도 반응이 쌩~한 것 같은데 그 원인을 애정의 삼각구도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인 것 같단다. 그것도 웃긴다. 그런 드라마 잘만 봐줘 놓고 그 엄한 소리냐? 내 이유는 따로 있다. 거 보고 있으면 미드<프리즌 프레이크>가 생각이 나는데 난 솔직히 <프리즌 프레이크> 1,2편까지만 좋았지 3편부턴 보지 않았다. 갈수록 잔인하고 폭력적이어서 말이다. <추노>도 보면 그렇다. 갈수록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오늘은 누가 죽을까? 이 사람 아냐? 찍으면 그 사람이 꼭 죽는다. 대사의 흐름이 그것을 암시 한다. 내가 찍은 사람이 죽으면 뭐, "아싸!" 탄성까진 안 나오지만 이것도 재미 있으라고 그 장면을 만드는지 의문이다. 그런 친절은 안 베푸셔도 되는데 말이다. 어제 대길이 자기 얼굴을 그리만든 큰놈이 얼굴을 칼로 사정없이 거놓더만. 그런 게 더 문제 아닌가? 

더구나 원손을 구하겠다고 그 조그만 아이 앞에서 칼 싸움 벌이는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애 보는 앞에서 뭐하는 건가 싶다. 그 아이 멀뚱멀뚱 세워놓는 이유가 뭔데? 그 아이 정말 대범하다. 역시 원손은 뭐가 달라도 달라. 건질만한 장면은 송태하의 진검승부 하나더만. 

다시 이다해로...         

오늘 아침 인터넷 신문보니 또 난리다. 송태하랑 이다해랑 키스 장면이 적절했느냐 가지고. 아니 사극에 키스 장면 나오는 게 이 드라마가 처음이란 말인가? 그럼 진검승부에서 이기고 다시 여인을 데릴러 가는데 그 자리에 그 여인이 있어줬다면 그 신뢰감에 복받혀 키스를 할 수도 있는거지.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있다면 늬들은 키스도 안해 본 종족들이냐? 물어보고 싶다. 

문제는 이거다

문제는 이거다. 난 이 드라마 도무지 리얼리티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굳이 말해 무협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만치 리얼리티는 있어줘야 하지 않는가? 남자는 그야말로 집 나가면 개고생이랬다고 개꼴을 만들어 놓고 여자들은 왜 그렇게 끝까지 예쁘게 화장질만 해 놓는 것인지. 이다혜는 송태하 따라 그 먼 제주도까지 따라왔는데 옷 하나 더러워지지 않았고 얼굴은 여전히 화장빨에 빛난다. 그뿐인가? 대길이 좋아하는 그 여자애도 화장빨에 빛이난다. 이게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하는가? 

어제 송태하에게 칼맞고 쓰러진 좌의정의 사위도 보라. 송태하가 사라지가까지 고통스럽게 이리 오라고 소리질러놓고 다 죽어가더만 뒤에 군포졸들이 등장하고 조금 후에 그들을 한꺼번에 다 죽이고 절뚝거리며 가더라. 이게 가능한 설정이냔 말이다.   

리얼리티를 살린 드라마라면 차라리 <파스타>의 공효진이다. 요리사들 화장하면 안된다는 규칙에 잘 따라주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드라마도 문제는 있다. 거기에 나오는 화장남 말이다. 나름 신인류를 보는 것 같아 새롭긴 한데 왜 그렇게 화장을 하고 나오는 것인지? 남자들 중에 재일 빛이난다. 카메라는 왜 그리 의식을 하는지.

무엇보다도 난 그 피 튀기는 폭력 장면 좀 이런 거 가지고 뭐라고 얘기해줬으면 한다. 그거 아니면 음주 장면. 뭐 그런 거 말이다. 흡연 장면을 없애버리니 음주 장면 대폭 늘렸다. 그리고 남녀가 술이 떡이 돼서 침대에 뒹굴러 자고, 그 다음 여자는 자기 임신했다고 울고불고 쇼하는 이런 장면을 추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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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실 이다혜의 문제 장면은 사실 기타 사극에서도 그 정도 수위는 항상 보여주던것 같은데 이번이 더 유난한것 같아요.아마 이다혜 어깨보다 장혁이나 오지호의 복근을 더 보여달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닐는지... ^^;;;;;

stella.K 2010-02-05 14:15   좋아요 0 | URL
ㅎㅎ 글쎄요. 그런 건가요? ;;;

메르헨 2010-02-05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라마 아직 제대로 못봤어요.^^ 기사보면서...이게 뭐...그냥 그러고 말았죠.
오늘은 키스신이 도마에 올랐더군요. 자주 접하다보니..
노이즈 마케팅인가 싶어요. 호홋~!!

stella.K 2010-02-05 14:52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도 짜증나서 한마디 했네요.ㅜ

노이에자이트 2010-02-0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다혜로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군요.이쁜 누나 이름! 이다해입니다.

stella.K 2010-02-05 16:59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고쳐야겠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