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엔젤 - City of Angel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일단 설정은 나빠보이지 않는다.  

죽음의 천사가 여자를 사랑해 결국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이 되는 날 사랑하는 여인은 교통사고로 죽는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딱 그 얘기다. 하지만 천사는 비록 사랑하는 여인을 잃었고 단 하루 그 여인과 사랑한 것뿐이지만 사람이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보면서도 혀를 끌끌 찼다.  주인공 세스가 인간이 되기 위하여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비로소 인간의 고통과 자기 몸에서 나온 빨간 피를 보았을 때 그냥 천사로 살지 인간이 된게 뭐 그리 좋다고 하면서 말이다. 

인간이 과연 천사가 부러워할만한 존재던가? 인간이 되면 신경 쓸게 너무 많다. 우선 먹고 살아야할 것부터 걱정해야하고, 미워하고 증오하며, 병들고 다치기도 한다. 외롭기도 하고. 그런데 뭐 그리 인간이 되려고 저리 힘을 쓴단 말인가?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판도라의 상자에서 상자를 여는 판도라다. 맨 마지막의 것을 꺼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인 것이다. 단 한 순간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고, 그 사랑이 또한 한 순간에 사라질지라도 영원처럼 간직할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다. 모르긴 해도 천사는 정말 결코 모를 것이다. 인간으로 사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이런 점은 천사에게 뽐내도 될 듯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그러려면 아주 예뻐야 하며, 지적이어야 하고, 선하고 착해야 하며, 영원을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천사의 마음도 흔들어 놓을 수 있을테니까. 그런 점에서 영화는 다분히 최루성이다.  모든 사람이 천사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영화니까 가능한 것이겠지. 

이 영화, 영화 문법엔 비교적 충실해 보인다. 한 방으로 관객을 뻑 가게 만드는 효과를 살렸으니. 말미에 여자 주인공 메기를 교통사고로 죽여 놓았다. 그 죽는 순간에 영의 눈이 열리고.  



 
세스가 외로울 것 같다. 하지만 외로운 천사가 되어야 하는 건 또 맞는 얘기아닌가?  

영화를 보니 맥 라이언 늙는 태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니콜라스 케이지도 그에 못지 않고. 이들에게 이런 역할을 맡기는 마지막 턱걸이를 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보니 이 영화 1998년도 작이다. 그럼 지금은 뭐란 말인가?

<베를린 천사의 시>를 리메이크 했다고 해서 욕 먹은 작품이기도 하다. 나는 애석하게도 그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딱 허리우드만큼으로만 만들지 않았을까? 허리우드를 나 역시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이해하기 딱 좋은 수준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맥 라이언 저렇게 자전거 타고 가다 어느 지점에서부터 핸들에서 손을 놓고 팔을 뻗던데 그거 차용한 작품들이 있는 것 같다. 정우성이 신인 때 <비트>에서 그렇게 하지 않던가? 그렇게도 날고 싶었을까? 그러고 싶으면 헹글라이더를 타지 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명줄을 재촉하는 건지. 사람은 너무 기분이 좋아도 안 된다.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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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9-09-19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니콜라스 케이지의 얼굴이 로맨스 영화에 어울린다고 판단한 감독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

stella.K 2009-09-19 12:34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좀 어리버리 하죠? 그래도 애는 쓰는 것 같았어요.
어리버리한 고독쟁이 니콜라스 케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