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 여름은 많이 남은 듯한데 왠지 올 여름은 한 번도 못해 보고 지나갈 것만 같은 일이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냉커피와 팥빙수를 먹는 일.
지금까지는 해마다 여름이면 이 둘을 먹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못 먹었다. 뭐 팥빙수야 좋아하긴 하지만 살찔 거 생각에서 한 두번 먹는 게 다고, 그래도 냉커피는 자주 먹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아직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하고 있다. 커피를 하루 두 잔으로 줄인 탓일까?
말에 의하면 아이스커피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무슨 나란지 두 나라 정도 밖엔 없다고 한다. 문제는 그 나라가 어느 나란지 지금은 기억에 없다. 암튼 그걸 알고 뜨아스럽긴 했다. 아니 이 더운 여름 날 커피를 차게 먹을 생각을 못하고 있는 나라가 그렇게 많다니...
2. <나의 아저씨>를 감동적으로 봐서 기대를 가지고 <나의 해방일지>를 보고 있긴하다. 이 두 작품의 작가는 같은 사람이다. 아, 근데 너무 기대를 많이했나? 지금까지 9회를 봤는데 끝까지 볼 수 있을까?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밥 먹는 장면과 술 쳐 먹는 장면이 드럽게 많이 나온다. 밥 먹는 장면은 용서할 수 있다. 일상은 중요하니까. 하지만 언제나 술 먹는 장면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술은 일상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술 먹는 장면을 굳이 제외시키지 않는 것은 소주의 도수가 낮아지면서 거의 음료에 가까운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논리라면 언젠가 담배 피는 장면도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담배도 도수를 적용하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바꾼다면 말이다. 웃기는 논리다.
이 작품엔 다들 사랑에 실패하거나 성공하지 못한 찌질이들만 나온다. 생각해 보면 연애만큼 가성비 떨어지는 게 또 있을까? 성공을 할지 안 할지도 모르면서 사람은 그것을 기어이 한다. 사랑이 언제나 갈 것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리고 그게 나빠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게 인간이고 인생인 걸 뭐 어쩌라고? 매미도 7년을 애벌레로 있다가 그 여름 한철 그리 시끄럽게 울다가 죽는다잖나. 그게 생인 것이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찌질하지도 않다. 그러면된 거 아닌가.
근데 어쨌든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그 대단하지 않은 인생을 드라마에서까지 곱씹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래도 손석구는 좀 괜찮은 구석이 있는 배운 것 같긴하다.
아, 걷는 장면도 많이 나오긴 하는데 그건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