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특별히 <기자로 산다는 것>제목으로 그동안 1년 넘게 끌어 온 시사저널 사태를 보도했었습니다.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승주나무님이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시사저널 사태를 올려 저도 대충은 알게 되었지만 부끄럽게도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죠.

아시는 분은 아실테지만, 시사저널 사태는 이미 인쇄에 넘어 간 시사저널을 시사저널의 회장이 강제로 3쪽을 무단 삭제케한 것이 촉발이 되어서 벌어진 사태입니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편집권을 인정해 달라고 단식까지 벌이며 시위했지만 그것이 끝끝내 묵살이 되어버렸죠. 그리고 9월이면 사시저널 전직 기자들(시위에 참가했던 22명의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시사주간지를 낸다고 합니다.

어쨌든 어제 저는 그것을 보면서 참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충분히 협상이 가능했던 것인 것 같은데 꼭 이렇게까지 되어야만 했던 것인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놈의 밥벌이가 뭐라고, 그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한 어버이의 딸일텐데, 몇 개월씩 아내에게 월급도 못 갔다주고, 암으로 투병하는 아버지에게 근심을 안겨드려 그 병을 악화시켰던 것일까요? 그러면서도 그들은 펜이 칼 보다 더 강함을 보여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시사저널의 투쟁은 참으로 눈물 겨운 것이었습니다. 밥 앞에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비굴해 지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그들은 기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들은 사태를 안팎으로 알리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더군요. 어느 기자는 KBS의 일요일마다 방송되는 모 퀴즈 프로그램에 까지 출연해서 사태를 알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그 기자는 그 퀴즈 프로에서 우승을 해 적지않은 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정작 나름 준비했던 멘트가 편집되어 잘려나갔다고 합니다.

이처럼 방송이며 우리나라의 유력 일간지들이 실제로 관심을 보이며 취재를 해갔지만 정작 신문이나 뉴스 보도엔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언론이 정제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또한번 입증된거라고나 할까요? 이에 대해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은, 언젠가는 우리나라 언론史에 그 책임을 물을 달이 올거라고 절규했습니다.

또 아시는 분은 아실테지만 <시사저널>은 기사 보도 문장의 적확함으로 유명해 논술교재로도 이름이 나있습니다. 그런 <시사저널>의 저력은 그들 기자들이 그처럼 발로 뛰며 피와 땀으로 썼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겠죠. 어제 TV에 나온 어느 열혈독자는, 자신이 시사저널을 보는 것은 그 브렌드 자체 때문이 아니라 기자들의 보도 내용 때문에 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22명의 기자가 빠져나간 시사저널은 여전히 결간없이 계속 찍어내지만 알멩이 없는 허울만 내세운 주간지가 되었으니 그것의 운명도 시간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PD 수첩의 프로듀서 겸 진행을 맡은 송일준 DP는 프로그램 말미에, 이것은 사측이나 투쟁을 했던 기자들 또 거기에 낀 삼성 어디에도 승자가 없는 싸움이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시사저널 사태를 보도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유력 일간지들이, 미국의 갑부 머독이 어느 한 신문사를 사 들이려고 하자 그 신문사의 기자들이 편집권을 방해 받을거란 이유 때문에 인수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며, 우리나라 일간지의 보도행태를 꼬집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우리나라는 어쩌면 있는 것들 때문에 선진국이 안될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모쪼록 22명의 시사저널의 전직기자들 아픔을 딛고 일어나 9월에 새롭게 창간하는 시사주간지의 건승을 빌어봅니다. 저도 그때가 되면 한 부 사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아직 PD수첩 안 보신 분들 시간 나시면 안터넷으로라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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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7-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d수첩을 보지는 않았지만, 시사모에 가입해서 대충의 소식은 알고 있어요.그나마 피디수첩밖에 없네요.저도 그 잡지 꼭 사볼거에요.^^

stella.K 2007-07-04 13: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그 생각했어요. 송일준 피디 멋지더라구요.^^

프레이야 2007-07-0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티비는 못봤지만 9월에 나올 새 시사주간지는 꼭 사봐야겠어요.
있는 것들 때문에 선진국이 안 될지도 모르겠다는 스텔라님의 예감..
번쩍!합니다.

stella.K 2007-07-05 11:21   좋아요 0 | URL
ㅎㅎ 어젠 제가 말이 너무 심했나요? 그보다 중요한 건 기자들은 보도의 진정성 때문에 투쟁해야하고, 있는 사람들은 제발 노블레스오블리지 정신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아직도 저들의 부가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저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진달래 2007-07-0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침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인가... 거기서 얘기 좀 들었어요. 정말 새로 나오는 시사주간지, 건승도 빌고, 꼭 한부 사 봐야겠어요. ^^;;

stella.K 2007-07-05 11:23   좋아요 0 | URL
네. 저렇게 투쟁하는 사람들 보면서 마음이 찡하더라구요. 진달래님도 저들의 건승을 빌어주세요.^^

이잘코군 2007-07-04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 대부분의 언론이 외면한 거 어제 피디수첩이 제대로 메꿔줬습니다. 본 사람이 많아야 할텐데...

stella.K 2007-07-05 11:24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하지만 저와 승주나무 글구 아프님까지 이렇게 알렸으니까 재방송 볼 사람들이 좀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ㅎㅎ

2007-07-06 0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7-07-06 10:51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요? 몰랐어요. 계속 수고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