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lla.K 2004-04-23  

한권 더...
멘델·뉴턴·파스칼 등 과학사 빛낸 인물들 에피소드

선생님도 모르는 과학자이야기/사마키 다케오 등 지음/윤명현 옮김/글담

1920년대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의 한 귀퉁이엔 ‘파리방’이라고 불리는 연구실이 있었다. 그 방에는 으깨어져 썩은 바나나가 들어 있는 우유병 수백개가 놓여 있고 그 속에 구더기들이 득시글거렸고 병에서 빠져나온 파리가 윙윙거렸다.
이 방의 주인은 훗날 노벨상을 수상한 발생학자 모건. 그는 환경에 따른 진화를 증명해 보이겠다며 초파리를 2년 동안 모두 69세대에 걸쳐 암흑 속에서만 키웠다. 환경이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는 게 확실하다면 분명 언젠가는 눈 없는 파리가 태어날 것이라고 믿고 실험을 거듭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이 연구를 통해 초파리 사육의 노하우를 익혔고 결국 그는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내 노벨상까지 수상했다.

이 책은 과학을 싫어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일본의 젊은 과학자 11명이 뜻을 모아 펴낸 기획작품이다. 과학공식을 무조건 들이대는 대신 이 책은 위대하기만 해보이는 과학자들이 실은 매우 인간적이며 때로는 실수투성이에 어설프기까지 했다는 실례를 보여주면서 소프트하게 접근한다.

유전학의 선구자인 멘델은 정식 교원자격시험에서 두 번이나 낙방했다. 그것도 다른 과목도 아닌 생물학 점수가 너무 나빴던 것. 시험관은 그의 생물학 성적표에 “마치 초등학교 학생의 대답을 방불케 하는…”이라고 혹평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번째 시험에서 낙방한 그는 다시는 교원자격시험에 응시하지 않지만 바로 완두콩 교배실험을 시작해서 생물학 역사에 빛나는 성공을 거두었다.

전기분해의 법칙을 발견한 패러데이는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한 후 제본공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학의 세계를 너무나도 동경했던 그는 당시의 저명한 과학자였던 왕립연구소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의 강연회 내용을 전부 받아적고 이를 책으로 만들어 보낸다. 그 정성을 갸륵하게 여긴 데이비의 배려로 조수생활을 시작한 패러데이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가면서 연구에 몰두해 결국 왕립협회 회원이 되었고, 결국 그를 발탁한 데이비가 “내가 지금까지 한 것 가운데 가장 훌륭한 발견은 패러데이였다”고 실토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영국의 뉴턴과 독일의 라이프니츠가 벌인 미적분 발견자 논쟁을 비롯해 최초의 계산기를 만들어낸 파스칼, 종두법을 발견한 제너 등 과학사를 빛낸 30여가지 업적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추가한 일러스트도 딱딱한 과학을 말랑말랑하게 여기게끔 도와준다.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
 
 
프레이야 2004-04-24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고맙습니다. 정말 좋은 책 같아요, 둘다요. 알라딘에 있나보고 사서 읽어야겠어요. 우리 큰딸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책입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주면 좋아할 것 같아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다음에도 부탁합니다.^^

stella.K 2004-04-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혜경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좀 망설였는데, 이렇게 좋아하시니 저도 좋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책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