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T가 ‘대박 열쇠’
  • 베스트셀러의 공식 <上> …‘반기문 총장 일대기’ 통해본 3T
    Timing… 반 총장 당선때 출간, Title… 반 총장처럼하면 성공
    Target… 청소년 부모를 타깃
  • 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장르 불문하고 문화계는 늘 베스트셀러를 꿈꾼다. 특히 출판사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베스트셀러의 꿈을 꾼다.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메커니즘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우연히 탄생하기도 하지만 기획부터 베스트셀러의 씨를 심기도 한다. 세 차례에 걸쳐 베스트셀러의 공식을 연재한다.

      ■‘입소문’에서 ‘마케팅’으로 

      몇 년 전만 해도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독자들의 ‘입소문’이었다. 2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사회평론)는 출간 석 달이 지나 입소문이 나면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120만 부가 팔린 ‘설득의 심리학’(21세기북스)은 출간 몇 년이 지난 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영사 한상준 주간은 “요즘은 출간 후 1주일 만에 책의 운명이 결판나는 단기전의 시대”라고 말했다. 대신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다. 더난출판 박정하 주간은 “마케팅만으로 책을 띄울 수는 없지만 마케팅 없이 책이 뜨기란 매우 어렵다”며 “어떤 마케팅 지원을 받느냐에 따라 1만 부 나갈 책이 3만 부, 5만 부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밍, 타이틀, 타깃 

      출간 1년 만에 100만 부가 팔린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는 기획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예다. 출판사는 이 책을 출간하기 전부터 온라인 서점·블로그·미니홈피 등 인터넷을 통해 책 내용 중 가장 감동적인 부분을 일부 공개하면서 네티즌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선물용으로 적합하다는 마케팅 포인트를 정하고 생명보험회사 담당자 앞으로 증정본을 보냈다. 위즈덤하우스 김현종 홍보팀장은 “중국의 무명 저자가 쓴 책이지만 기획마케팅 전략을 통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다”며 “효도 이벤트, 감사 이벤트 등 ‘인터넷 이벤트’에 주력한 것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출판계에선 베스트셀러를 내는 공식으로 ‘3T’를 말한다. 타이밍(timing), 타이틀(title), 타깃(target)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일대기를 담은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명진출판)는 ‘3T’ 전략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주인공이 UN총장이 되자마자 출간해 ‘타이밍’을 맞췄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 5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린 힘은 ‘타이틀(제목)’과 ‘타깃’ 설정에서 나왔다. 자녀를 반기문 사무총장처럼 키우려는 청소년 부모를 타깃으로 정했고, 제목도 ‘반기문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반면 같은 시기에 나온 ‘조용한 열정, 반기문’(기파랑)은 독자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타이밍’은 좋았지만 제목과 타깃 설정이 타이밍을 따라가지 못했다. 80만 부가 팔린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더난출판)는 심리학자가 쓴 책이지만 자기계발서로 성격을 바꿔 출간해 성공했다. 이른바 ‘포지셔닝(positioning)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보통사람들의 감성을 파고 든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기록한 ‘인생수업’(이레)도 원서는 ‘인문서’로 분류된 책이지만 ‘마음서’로 성격을 바꿔 출간해 성공했다.

      ■영화·드라마 만나면 ‘시너지 효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문학동네), ‘향수’(열린책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향수’는 1991년 처음 출간됐을 당시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국내 독자들에겐 낯선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난 3월 영화가 국내 개봉되면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까지 50만 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공지영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지난해 영화 개봉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소설로는 4년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며 90만 부가 팔렸다. 위즈덤하우스 김현종 홍보팀장은 “영화제작자들이 빠르고 손쉬운 대안으로 검증된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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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물감 2007-06-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수가, 성공못한 책인줄은 몰랐네요. 그 책이 나왔을 때 제 주위 사람들은 다 읽었거든요... 게다가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비둘기, 콘트라베이스 등등이 다 히트작이지 않았나요????

    stella.K 2007-06-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양물감님! 여기서 뵈니까 더 반가운데요? ㅎㅎ.
    저는 오래 전에 쥐스킨트 작품 하나 읽은 것 같은데 뭔지 기억은 안 나고, 어쨌든 그때 저랑은 잘 안 맞는다 싶어 그 이후 읽은 것이 없어요.